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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최예솔씨 '버지니아파커상' 수상
한인으로선 99년 루실 정 이후 처음
- 최이지수 기자 (media2@koreatimes.net)
- Dec 05 2025 03:33 PM
캐나다예술위원회가 주는 최고 권위 상 RCM 스승 "예솔, 더 크게 성공할 것"
최근 한인사회에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첼리스트 최예솔(Joanne)씨가 캐나다 클래식 음악계 최고 권위를 가진 '버지니아 파커 상(Virginia Parker Prize)'을 수상했다. 캐나다 한인으로선 1999년 피아니스트 루실 정(Lucille Chung) 이후 26년만이다.
버지니아 파커 상은 캐나다예술위원회(Canada Council for the Arts)가 30세 이하 클래식 음악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고 버지니아 파커 여사가 커리어를 시작하는 젊은 음악가를 돕고자 제정했다. 심사위원 대부분이 오랜 연주 경력을 가진 예술가들이며, 동료 예술가들로부터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수상의 의미는 크다.

첼리스트 최예솔(Joanne)씨가 캐나다예술위원회가 30세 이하 음악가에게 수여하는 '2025년 버지니아 파커 상'을 수상했다. 이하 사진 최이지수 기자
본보는 지난 9월11일 캐나다왕립음악원(RCM: Royal Conservatory of Music)을 방문해 최예솔씨의 버지니아 파커 상 수상 소감과 그동안의 여정을 들어봤다.
RCM의 코너홀은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답고 상징적인 콘서트홀 가운데 하나다. 그는 RCM을 “두 번째 집”이라 말한다. RCM은 학생들에게 캐나다 최고의 음악 교육을 제공하며, 성인이 된 후에도 리뱅크스 펠로쉽(Rebanks Family Fellowship)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프로 음악가들을 지원한다.

최예솔(오른쪽)씨는 본보 인터뷰에 앞서 코너홀에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수록곡 '골든'과 차이코프스키의 '감상적인 왈츠'를 연주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노희지씨가 피아노 연주를 맡았다.
한국 여성 작곡가 작품 밴프 콩쿠르 무대에
최예솔씨의 음악적 방향을 결정적으로 바꾼 것은 2022년 밴프 국제 현악 사중주 콩쿠르(BISQC)였다. BISQC는 음악가들에게 올림픽 같은 무대다. 최예솔씨가 속한 현악 사중주단 '디올 쿼르텟(Dior Quartet)'은 각자의 국적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고, 그 과정에서 최예솔씨는 여수연 작곡가의 작품 '옛소리'를 발견했다. 작품 제목이 그의 한국 이름 ‘예솔’과 발음이 비슷했던 것은 기묘한 인연처럼 다가왔다. 어린 시절부터 그가 배워온 음악 교과서는 대부분 백인 남성 작곡가들의 작품이었다. 반면 한국 여성인 여수연 작곡가의 '옛소리'는 서양 클래식 사중주 형식의 작품이지만, 곡 안에는 해금의 울림이 숨겨져 있다. 세계적인 콩쿠르 무대에서, 그것도 한국 여성 작곡가의 한국적인 곡을 처음 연주하게 된 순간은 그에게 특별한 감정적 울림을 줬다.

많은 사중주단이 전통적인 클래식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반면, 디올 쿼르텟은 현대음악으로 방향을 정했다. 사진 리들 필름스 제공
'디올 쿼르텟'의 연주 들어야 하는 이유
2023년 디올 쿼르텟은 뉴욕의 권위 있는 음악 기관 CAG(Concert Artists Guild)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최예솔씨는 CAG 관계자의 질문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한다. CAG 관계자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중주단들이 이미 녹음하고 투어를 다니고 있다"며 "디올 쿼르텟을 들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디올 쿼르텟은 '자신들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많은 사중주단이 전통적인 클래식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반면, 디올 쿼르텟은 현대음악으로 방향을 정했다. 연주 중 짧은 연극도 하는 등 연주 방식 자체를 보다 극적이고 창의적으로 바꾸는 시도를 이어갔다. 이 변신은 팀을 “생동감 있고 연극적인 음악가들”로 만들었다고 최예솔씨는 말한다.
"꿈꾸고 실현한다"
전업 음악인은 졸업 후 일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고, 그마저도 오케스트라 입단을 제외하면 안정적인 직업이 제한적이다. 최예솔씨는 “음악인은 연습뿐 아니라 네트워킹과 자기 PR, 브랜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의 모토는 간단하다. “Dream and Manifest — 꿈꾸고, 실현한다.” 디올 쿼르텟의 멤버들은 최예솔씨를 '매니저'라고 부른다. 2018년 디올 쿼르텟 팀원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4년에 걸친 자세한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한다. 쿼르텟으로 커리어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 피쇼프 콩쿠르 출전, 곧 다가올 시즌과 내년 일정, 4년 뒤의 밴프 콩쿠르 계획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팀원들을 설득했다. 팀원들은 최예솔씨의 비전을 믿었고, 지금껏 그가 세운 계획은 모두 현실이 되었다.

최예솔씨의 스승인 테일러 아카데미 디렉터 배리 쉬프만씨는 "음악가의 길은 단선적이지 않다"며 "음악가 예솔의 미래가 어디로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더 많은 성공이 함께 하리란 건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스승이 본 예솔 "강렬함·기교·지성 모두 갖춰"
최예솔씨를 어릴 때부터 지켜본 RCM 테일러 아카데미 디렉터 배리 쉬프만(Barry Shiffman)씨는 최예솔씨를 흥미롭게 기억한다. 쉬프만씨는 "테일러 아카데미의 모든 학생들이 그렇듯, 예솔은 당시에도 재능이 넘쳤다"면서 "(지금과는 다르게) 당시엔 매우 조용한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지금의 주도적이고 아이디어로 가득찬 최예솔씨를 보면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차이가 더 명확하다. 그는 넷플릭스에 조연으로 출연하고, 게임 스트리머 활동도 했으며, 지금은 솔레지오 아츠(Solegio Arts)와 아트 오브 포(Art of Four)를 설립하여 음악 교육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최예솔씨는 옛날을 회상하며 "RCM 학생일 때 늘 강의실 맨 뒤에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용했고, 주목받는 유형의 학생은 아니어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울 때도 있었다"며 "대학에서 사중주를 시작할 때부터 '나의 목소리'를 찾았다. 지금까지의 여정은 스스로도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어릴 때 주목받지 않았다고 해서 자신감을 잃을 필요는 없다”며 “나를 믿고 계속하면 길이 열린다”고 후배들에게 격려했다.
쉬프만씨는 "음악가의 길은 단선적이지 않다"며 "음악가 예솔의 미래가 어디로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더 많은 성공이 함께 하리란 건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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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지수 기자 (media2@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