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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청중들 왜 시도 때도 없이 박수치나
음악 연주회장에서의 에티켓 배우자
- 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 Dec 16 2025 02:15 PM
연주중 입·퇴장, 사진촬영 등도 삼가야
최근 한인사회 음악회에서 청중 에티켓이 문제로 떠오른 계기는 지난달 9일 로열콘서버토리 코너홀(블루어 스트릿)에서 열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의 연주였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연주자의 무대에서, 악장과 악장이 이어지는 부분에서 일부 청중이 박수를 보내는 장면이 연출됐다.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 정경화. 로열컨서버토리 사진

서이삭(오른쪽 끝) 지휘자가 서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다. 그는 한인합창단의 지휘자이기도 하다. 서한 오케스트라 사진
깊은 감동에서 비롯된 행동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는 음악회 관례에서 벗어난 다소 당황스러운 장면이었다. 정경화씨는 슈만의 바이올린 소나타 1악장이 끝난 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박수에 미소를 보이면서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2악장이 끝난 후에도 다시 박수가 이어졌다. 관례를 잘 알지 못한 일부 청중의 행동이 다른 관객들에게 불쾌감을 주지는 않았을지 우려된다. 때아닌 박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하는 연주자에게는 물론, 감상에 몰입해 있던 청중들의 감정 흐름마저 끊어놓았을 것이다.
20년 전 예멜합창단이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청산에 살리라’, ‘가고파’, ‘그리운 금강산’ 등 우리 가곡 3곡을 연주했을 당시를 떠올려 보자. 만약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면, 연주자는 감정의 흐름상 산만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이는 이어진 ‘한국환상곡(안익태 작)'의 연주와 감상에도 영향을 주었을 게 분명하다.

리처드 리 지휘자
90년대 한인사회를 풍미하던 지휘자 리처드 리는 청중의 타이밍에 맞지 않는 박수가 나올 때마다 청중을 향해 돌아서 손으로 X자를 그리며 박수를 자제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마치 “우리 한인들, 어쩔 수 없구나” 하는 체념의 표정이었다.
“박수를 아껴야 할 때 박수친 것이 뭐 그리 큰 문제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독일이나 일본 같은 문화 선진국과 일부 아시아·중남미 국가들의 청중 태도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분명하다.
이에 대해 토론토 유종수 교수의 해법은 간단명료하다. 경제학자이면서 아마추어 성악가인 그는 본보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공연 시작 전에 관계자가 무대에 올라 마이크로 간단히 주의를 환기시키면 됩니다.”
공연 전 휴대전화 전원 차단을 요청할 때 박수치는 시점 등 지켜야 할 기본 예절도 함께 공지하자는 것이다. 성숙한 한인 청중으로서의 에티켓을 모르는 청중에게 알리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수십 년 전 한국에서는 오히려 청중이 너무 무반응이고 박수에 인색하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흥이 나도 반응하지 않고, 코미디 공연에서도 웃음을 참으며 시종 엄숙한 표정을 유지하는 것이 ‘점잖음’으로 여겨졌던 시절이다. 당시 기립박수는 더욱 기대하기 어려웠다.
지난달 22일 열린 한인합창단의 '메시아' 공연에서 소프라노 메리 페라리(중간 붉은 드레스)씨가 열창하고 있다. 한인합창단 사진
반면 최근 토론토 메시아 공연(지휘 서이삭)에서 소프라노 솔로를 맡았던 메리 페라리씨는 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 오페라 공연 중 소프라노나 테너가 아리아를 훌륭하게 불렀다면, 곡이 끝나자마자 박수가 터지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막이 바뀔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즉각 반응하는 것이 유럽 공연 문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이삭 지휘자도 “세계적인 공연에서도 중간 박수는 점점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고 있다. 그래서 나 역시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이번 공연의 테너 솔리스트였던 라이언 다우니(현 COC 소속) 역시 한국 관객들이 매우 집중해서 조용히 감상해 주면서도, 중간중간 들려오는 박수에 큰 환영을 받는 느낌이었다며 한인 관객들의 수준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결국 음악의 흐름에 따라 유연성 있는 청중의 반응이 연주자에게는 격식있는 박수보다 더 격려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인 청중들의 타이밍을 못 맞춘 박수는 '주체하기 힘든 감동에서 나온 것이냐'라고 물을 때 '그렇다. 너무 감동됐다'고 대답하기는 어렵다. 많은 청중은 조용한데, 같은 청중 몇 사람만 계속 감동됐는가 하는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팀호튼스나 맥도널드에서 큰 소리로 대화하며 주변 손님들을 방해하지 말아야 하듯, 음악회에서도 문화민족으로서 지켜야 할 규범을 지킬 때 비로소 이 사회에서 존중받을 수 있다.
최근 본보에 접수된 교민 의견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 타이밍 무시, 감상을 방해하는 박수
◆ 연주중 지각 입장 및 조기 퇴장
◆ 일행과의 합석을 위해 여러 좌석 선점
◆ 사진 촬영으로 인한 방해
◆ 꽃다발 증정 때의 무질서
◆ 청바지 등 부적절한 복장
◆ 냄새 짙은 향수
◆ 휴대전화 무음전환 망각
◆주위사람들과의 고성 대화
◆무대 가까운 빈 좌석 무단 점거
【본보는 이 문제에 대한 교민 의견을 계속 접수합니다. 의견주시기 바랍니다. 이메일: public@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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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규 발행인 (publisher@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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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01, 08:02 PM Reply관리자에 의해 규제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