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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행사장 누비는 이 사람
특급 사회자로 유명한 김예원씨
- 최이지수 기자 (media2@koreatimes.net)
- Dec 12 2025 02:47 PM
토론토영화제 배우 통역으로도 활약 국제적 이벤트에선 한-캐 가교 역할
"관객도 기자도, 다 이분들 때문에 오신 거잖아요. 저는 그냥 대신 전해드리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토론토에서 행사를 경험해본 이라면 사회자 김예원(영어명 Jennifer Ye Won Kim)씨의 활기차고 또렷한 진행을 한 번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김예원씨는 토론토 한인·다문화 행사 현장에서 대형 무대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전문 사회자이자 국제 행사 통역으로 신뢰를 쌓아온 인물이다. 토론토국제영화제(TIFF)에서도 매해 통역자로 활동하며 지역 커뮤니티를 잇는 목소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예원씨가 지난 10월 한인장학재단의 '솔 갈라'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한국일보
김예원씨는 지난달 2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관객들이 동요하지 않게 하는 일이 사회자의 가장 큰 역할”이라며 “순간의 상황으로 관객 경험이 변하지 않게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무대에 선다”고 말했다.
2013년 세계 피겨선수권대회 당시 김연아(왼쪽)의 인터뷰를 통역한 김예원씨. Skate Canada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시작은 우연같은 운명이었다. 김예원씨는 피겨와 김연아 선수에 대한 애정으로 2013년 세계 피겨선수권대회에 미디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온타리오 런던에서 열린 대회에서 그는 우연히 김연아 선수 옆에서 통역을 맡게 되었다. 김예원씨는 "그때 받은 자신감,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이 지금까지 활동들의 기반과 밑거름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한인대축제(Toronto Korean Festival), 기업 행사, 문학·예술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무대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받으며 토론토에서 가장 신뢰받는 진행자로 성장했다.
김예원(왼쪽 끝)씨가 토론토영화제 때 배우 한소희·전종서의 통역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일보
올해 TIFF의 공식 프로그램 ‘Close Up’ 시리즈에서 배우 한소희·전종서의 통역을 맡은 그는 통역의 핵심을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배우·감독과 관객을 잇는 자리이기에 "농담을 했을 때 빨리 번역해야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사전 영화 관람을 통역의 필수 조건으로 꼽는다. “영화제에서 4편의 영화를 한다고 하면 시작 전에 4편을 다 본다”는 말처럼, 작품의 용어·문화적 맥락·고유명사를 미리 분석해 통역의 정확도를 높인다.
캐나다 행사 특성상 스크립트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김예원씨는 행사 흐름 구성·리서치·대본 작성까지 대부분을 직접 맡는다. 예기치 못한 상황 대응력 역시 그의 강점이다. 올해 한인대축제에서 관객이 실신한 상황에서도 그는 공연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안전 조치를 우선하는 판단으로 현장을 정리했다. 다수의 관객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진행은,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사례다. “기억에 남지 않는 진행이 제일 좋은 진행”이라는 그의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김예원씨가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 한국일보
토론토에서 활동하며 느낀 가장 큰 보람에 대해 김예원씨는 “다양한 문화권이 각자의 정체성을 지키며 공존하는 도시 분위기”를 꼽았다. 한인 행사가 타민족 관객에게도 자연스럽게 열리고 있으며, 다른 민족의 축제에도 시민들이 같은 마음으로 즐긴다고 언급했다. 특히 한국 작가와 캐나다 독자를 잇는 토론토국제작가축제(Toronto International Festival of Authors)에서는 “작가님들의 질 높은 말씀과 한국적인 이야기들을 통역할 때 가교 역할”을 깊이 체감한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는 “완벽한 자리를 기다리기보다 할 수 있는 일부터 먼저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김예원씨 역시 처음에는 자원봉사로 현장을 누비며 경험을 쌓았고 이 과정이 커리어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피겨선수권대회 자원봉사를 시작했을 때 렌트카를 빌려서 런던에서 토론토까지 왔다"며 "친구의 기숙사에서 신세를 졌지만 그냥 하고 싶어서 했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김예원씨는 다양한 창작자와 협업하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더 넓은 영역을 탐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코로나 기간 동안 진행했던 한국전쟁 참전용사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는 촬영을 모두 마쳤음에도 당시 함께하던 제작진이 팬데믹 이후 각자의 일터로 돌아가면서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김예원씨는 “이런 경험 때문에 더욱 창작자들이 서로 연결되고 지속적으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는 사회와 통역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컨텐츠 제작에 대한 열망 역시 꾸준히 품고 있으며 언젠가 다시 작품을 완성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1남1녀 중 첫째이며 온주 런던 웨스턴대학교, 웨스턴대 아이비 비즈니스 스쿨(MBA)을 졸업했다. 현재 개인 웹사이트를 통해 행사 문의 및 협업 제안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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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지수 기자 (media2@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