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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신약 시대, 그래도 ‘건강한 생활습관’이 답
신약은 병의 진행 늦추는 데 그쳐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Dec 21 2025 06:43 PM
적절한 긴장감은 뇌 건강에 도움 낯선 자극 줘 인지 예비능 높여야
치매는 노년기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가장 큰 위협이다. 환자 본인의 일상이 파괴될 뿐 아니라 보호자의 삶까지 피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전체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그동안 정복되지 않은 산이었다. 그런데 최근 치료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병의 진행을 늦추는 신약 ‘레카네맙’이 국내 임상 현장에 도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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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비정상 단백질이 대뇌에 쌓이면서 시작된다. 이 단백질은 신경세포 사이에 플라크를 형성하고, 이어서 타우 단백질이 신경세포 내부에 엉켜 붙으면서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사멸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신경전달물질(아세틸콜린)이 감소하고, 뇌의 특정 영역,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전두엽이 위축되면서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난다.
기존 치료제들은 인지기능 저하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대증치료’에 불과했다. 아플 때 먹는 진통제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는 뜻이다. 반면 레카네맙은 병의 원인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직접 제거한다. 임상시험 결과, 18개월 동안 위약군 대비 인지 저하 속도를 약 27% 늦추는 획기적인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것이 곧 치매의 정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레카네맙은 병의 진행을 ‘지연’시킬 뿐, 손상된 뇌를 되돌리지는 못한다. 수치로 보면 정상 노인의 인지 점수가 연간 0.05점 하락할 때, 알츠하이머 환자는 1.10점 하락한다. 신약을 쓰면 이 속도가 0.81점으로 줄지만, 여전히 정상 노화보다 15배 이상 빠르게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 병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 발병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완치’의 개념과는 거리가 있다. 게다가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같은 부작용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신약의 시대에도 예방과 관리는 여전히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
최근 의학계는 알츠하이머병을 ‘제3형 당뇨병’으로 부르기도 한다. 아밀로이드가 쌓이기 이전에, 뇌의 인슐린 저항성과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가 먼저 발생하기 때문이다. 뇌세포가 포도당을 제대로 쓰지 못해 만성 염증이 생기고, 이것이 아밀로이드 축적을 부른다. 따라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규칙적인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지속하고, 충분한 수면을 확보해야 한다. 이런 생활습관이 뇌의 대사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다.
여기에 더해 ‘인지 예비능’을 키우는 노력도 필수다. 컴퓨터의 하드웨어가 낡아도 소프트웨어가 훌륭하면 성능을 유지할 수 있듯, 인지 예비능이 높으면 같은 뇌 손상을 입어도 치매 증상이 늦게 나타난다. 이를 위해서는 뇌에 끊임없이 ‘낯선 자극’을 줘야 한다. 편안하고 익숙한 일상은 뇌를 게으르게 만든다. 물론 수면을 방해할 정도의 과도한 스트레스는 독이 되지만, 일상생활 속 약간의 ‘불편함’과 ‘긴장’은 오히려 뇌 건강에 약이 된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악기를 다루는 등 낯선 취미에 도전해 뇌에 새로운 신경 길을 내야 한다. 가능하다면 직장에 나가는 것이 좋다. 모임이나 동호회, 봉사활동 같은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약속 시간을 지키고, 상황에 맞게 말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모든 과정이 뇌를 사용하는 강력한 자극이 된다.
항아밀로이드 치료제의 등장은 분명 큰 희망이다. 하지만 약물 하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첨단 신약의 시대에도 치매 예방의 진리는 건강하고 치열한 ‘생활습관’에 있다.

장건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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