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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 전성기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손영호(칼럼니스트·국제펜클럽 회원·토론토)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Dec 29 2025 02:47 PM


1950~60년대에 "미국에 MM(마릴린 몬로)가 있다면 프랑스엔 BB가 있다"고 할 만큼 한 시대를 풍미하던 프랑스 유명 배우이자 가수인 브리지트 바르도(BB)가 28일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BB는 일찍이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And God Created Woman)를 통해 '요부(妖婦)의 화신(化神)'으로 자리매김했었다. 

1956년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Et Dieu...Créa la Femme)는 그 제목부터 아담과 이브 같은 야릇한 뉘앙스를 풍기지만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그러나 악마는 BB를 창조했다."라는 선전문구가 더 묘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추억이 있다. 로제 바댕(Roger Vadim)이 감독하고 쿠르트 위르겐스, 장 루이 트랭티냥 등이 함께 출연했던 프랑스 영화다. 러닝타임 95분.

생 트로페의 작은 마을에서 양부모와 함께 사는 고아 출신 줄리에트(브리지트 바르도)는 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18세 소녀로 마을 뭇남자들의 욕망의 대상이다. 그녀는 사회적 규범과 사람들의 입방아 등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자극적인 옷차림과 행동으로 남자들을 애태우게 하면서 오히려 이를 즐긴다. 

 

 

그녀의 첫번째 짝은 나이 많고 부유한 사업가 에릭 카라딘(쿠르트 위르겐스)이었다. 그는 이 마을에 카지노를 세우려고 하는데 가난한 타르디외 가(家) 소유의 작은 선박제조창 때문에 부지매입에 애를 먹는다.

주일마다 부지 상담을 위해 방문하는 타르디외가 장남 안뜨완(크리스티앙 마르깡)은 이미 줄리에트가 점지한 남자이다. 카라딘은 안뜨완에게 줄리에트와 결혼할 것을 권고하지만 그는 그냥 웃어 넘긴다. 

한편 그녀가 마을에서 일으키는 스캔들에 진력이 난 양부모는 그녀를 다시 고아원에 돌려 보내려 한다. 그러던 중 앙뜨완의 순진한 동생 미셸 타르디외(장 루이 트랭티냥)가 줄리에트에게 은밀한 연정을 품고 청혼을 하자 그녀는 고아원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승락하고 뜻밖에 그와 결혼한다. 

주위의 수근거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사랑을 꾸려나가는 줄리에트와 미셸. 하지만 결혼 전에 사귀었던 앙뜨완이 마을에 영구정착하기 위해 돌아오면서 두 사람의 목가적인 생활은 깨지고 만다. 앙뜨완은 이미 동생과 결혼한 줄리에트를 계속 갈구하고, 앙뜨완이 자신을 원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단지 육체적인 욕구 충족 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줄리에트는 앙뜨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데…. 

결국 이 뭇남정네들은 줄리에트가 그들의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인지를 깨닫게 된다. 과연 여자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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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6년 프랑스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And God Created Woman) 포스터

 

여성의 성을 시한폭탄과 같은 위험한 것으로 여기며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대한 과장된 대화들로 가득한 이 영화는 1950년대 신세대 여성과의 조화를 모색하는 전후(戰後) 남성들에 대한 묘사라는 점에서 대중문화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선명한 색조와 매력적인 배경, 그리고 새로운 시네마스코프의 기술을 아주 솜씨있게 사용하여 매혹적인 장면들로 가득 채워진 영화다. 무엇보다도 36-20-35의 뇌쇄적인 몸매의 브리지트 바르도가 전편을 통해 펼치는 관능적인 연기로 뭇남성들을 오금저리게 만든 추억의 명화가 아닌가 싶다. 

BB는 4번 결혼했는데, 그녀의 나이 18세 때인 1952년에 일곱살 연상의 로제 바댕 감독과 첫번째 결혼하여 5년 뒤 이혼했다. 

브리지트 바르도가 39세 때인 1973년 은막에서의 은퇴를 선언한 후 1986년에 자기 이름을 붙인 '동물권익보호재단'을 설립하면서 동물을 빙자한 인종 및 종교 차별 발언 등으로 좌충우돌 정치적, 법적인 문제를 야기시켜 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BB는 2001년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한국이 만만했던지 "개고기를 먹으면 야만인"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하여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면 당신 나라에서 거위 목구멍에 호스를 넣어 물을 먹인 후 간을 크게 해서 먹는 푸아그라(foie gras)는 괜찮으냐"고 반박하는 등 뜬금없는 '개고기 논쟁'을 불러일으켜, 우리나라에는 백인 우월주의자이며 프랑스 극우파 국민전선(Front National) 지지자로 문화의 상대주의도 모르는 '못 돼 먹은 늙은이' 쯤으로 각인된 인물이다. 

AA(아누크 에메), CC(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에 이어 BB도 우리 곁을 떠났다. 을씨년스런 겨울, 그녀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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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6년 프랑스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주연 쿠르트 위르겐스와 브리지트 바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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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reatimes.net/오피니언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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