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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 우리 곁을 떠난 스타들
손영호(칼럼니스트·국제펜클럽 회원·토론토)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Jan 02 2026 04:54 PM
헐크 호건·로버트 레드포드·브리지트 바르도...
2025년에는 예년에 비해 더 많은 스타들이 아스라한 추억을 남기고 훌쩍 우리 곁을 떠났다.
■ 지난 1월15일 '광란의 사랑(Wild at Heart·1990)'으로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했던 데이빗 린치(David Lynch) 감독이 폐기종으로 사망. 향년 78세. 이레이저 헤드(1978), 엘리펀트 맨(1980), 블루 벨벳(1986),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등으로 잘
알려진 미국 감독.
1월22일, 1960년대 '노란샤쓰의 사나이(작곡 손석우)'를 불러 국내외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한명숙(韓明淑)이 89세로 타계.
1월30일 영국의 가수, 배우인 마리안 페이스풀(Marianne Faithfull)이 그녀가 부른 'This Little Bird'의 가사처럼 78세로 별세. 1968년 알랭 들롱과 공연한 영화 '그대 품에 다시 한 번(The Girl on a Motorcycle)'과 같은 삶을 살았고,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와의 동거로 마약에 대한 믿음이 충만했던 그녀는, 그러나 재기에 성공하여 인간 승리의 표본이 되었다.
2월7일 '해뜰날(1975)'로 1980년대 현철, 태진아, 설운도와 함께 트로트 4대 천왕 체제를 구축했던 송대관(宋大琯, 본명 宋三龍)이 심장마비로 78세로 사망.
2월26일 알츠하이머병을 앓던 진 해크먼(Gene Hackman)이 뉴멕시코 산타 페 자택에서 재혼한 부인과 동시 사망. 95세로 타계한 그는 1972년 '프렌치 커넥션'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1992년 '용서받지 못한 자'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미국 배우.
3월21일 WBC, WBA, IBF 통합 세계 챔피언이었던 미국 복싱 선수 조지 포먼(George Foreman)이 76세로 사망. 28년 선수 경력 동안 76승(68 KO승) 5패의 기록을 남기고 1997년 정식으로 은퇴를 선언한 후 목회자의 길을 걸어왔던 그는 '조지 포먼 그릴'로 대성공하여 사업수완이 남달랐던 것으로도 유명.
■ 4월1일 발 킬머(Val Kilmer)가 65세로 타계. 폐렴이 원인. 1960~70년대의 록밴드 도어스를 다룬 영화 'The Doors(1991)'에서 주연 짐 모리슨 역. 1993년 '툼스톤 (1993)'에서 닥 할러데이 역으로 잘 알려진 미국 배우.
1968년 대남공작 특수부대인 124군부대의 청와대 기습사건, 이른바 1·21사태의 주범인 31명 중 유일하게 생포되었던 남파 무장공작원 김신조(金新朝)가 4월9일 83세로 사망. 귀순하여 김재현(金在現)으로 개명하여 개신교 목사로 재직해 왔다.
4월21일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esco)이 재위 12년만에 88세로 선종.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2014년 8월16일 한국을 방문하여, 순교자 124위 및 해미 순교자 3위의 시복식 거행.
5월27일, 1978년 자작곡 '아낙(Anak)'으로 세계적으로 일약 명성을 떨친 필리핀 가수, 작곡가인 프레디 아길라(Freddie Aguilar)가 72세로 사망.
6월11일 '서핑 USA'로 잘 알려진 ‘비치 보이스’의 1961년 초대 멤버이자 '천재'로 별칭되는 대중음악계의 거장 브라이언 윌슨(Brian Wilson)이 82세를 일기로 별세.
오스트리아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알프레트 브렌델(Alfred Brendel)이 6월17일 런던 자택에서 94세로 타계. 그는 16세 이후에 대부분 독학으로 배웠으며 쇼팽의 음악을 거의 연주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
6월26일 아르헨티나의 피아노 연주자, 작곡가, 지휘자로 수많은 영화, TV 음악을 작곡한 랄로 시프린(Lalo Schifrin)이 폐렴으로 작고. 향년 93세. 영화 켈리의 영웅들(1970), 용쟁호투(1973), 독수리 착륙하다(1976) 등 셀 수 없이 많다.
■ 7월16일 미국의 가수, 작사가, 배우, 작가인 코니 프랜시스(Connie Francis)가 플로리다 폼파노 비치에서 87세로 타계. Pretty Little Baby, Stupid Cupid, Vacation, Wedding Cake 등 숱한 장르를 넘나드는 오리지널 원곡 가수로 2억 장이 넘는 음반 판매 달성.
7월22일 미국 뉴욕주 맨체스터 출신의 작곡가, 연주가인 척 맨지오니(Charles Chuck Mangione)가 84세로 타계. 호른, 트럼펫 연주로 유명한 그의 대표작은 Feels So Good(1978).

프로레슬링계의 스타였던 헐크 호건. 위키피디아 이미지
7월24일 WWE 6회 챔피언으로 말굽 모양의 수염과 빨간색·노란색의 옷, 스스로 ‘24인치 비단뱀’이라고 부른 거대한 팔뚝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프로레슬링계의 전설 헐크 호건(Hulk Hogan)이 플로리다 클리어워터 자택에서 71세로 사망. 사인은 심장마비.
같은 날 클레오 레인(Cleo Laine)이 97세로 타계. 영화 ‘디어 헌터’의 주제곡 ‘카바티나’에 가사를 붙여 존 윌리엄스의 기타 반주에 맞춰 불렀던 ‘He was Beautiful’로 잘 알려진 영국 재즈 가수, 배우.
7월29일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과 남북극점 정복, 북극횡단, 에베레스트 3회 등정 기록보유자 허영호(許永浩)가 담도암 수술 후 투병 중 71세로 사망.
8월17일 수집가(The Collector·1965)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리갈 이글(1986), 발키리(2008), 송포유(Song for Marion·2012) 등으로 잘 알려진 영국 배우 테런스 스탬프(Terence Stamp)가 87세로 영면.
9월1일 캐나다 원주민 배우 그레이엄 그린(Graham Greene)이 73세로 사망. 그는 1990년 케빈 코스트너 감독, 주연의 ‘늑대와 춤을’에서 수(Sioux)족의 현자 ‘발로 차는 새’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온타리오주 오네이다족 출신이다.
9월4일 이탈리아의 패션 디자이너이며 아르마니 럭셔리 패션 하우스의 창립자 조르조 아르마니(Giorgio Armani)가 밀라노 자택에서 91세로 별세.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121억 달러.

배우 겸 감독으로 활약했던 로버트 레드포드. 연합뉴스 사진
9월16일 미국 선댄스 영화제 설립자인 유명배우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 Jr.)가 유타주 선댄스 자택에서 89세로 타계. 1969년 출연한 ’내일을 향해 쏴라’로 명성을 얻기 시작, 스팅(1973), 위대한 게츠비(1974),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 호스 위스퍼러(1998) 등 출연. 1980년에 감독 데뷔작 ‘보통 사람들’로 오스카 감독상 수상.
일주일 뒤인 9월23일 이탈리아 배우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Claudia Cardinale)가 프랑스 느무르 자택에서 87세로 타계. 출연작 가방을 든 여인(1961), 부베의 연인(1963), 8과 1/2(1963), 핑크 팬더(1963), 옛날 옛적 서부에서(1968) 등.
9월25일 한국의 희극배우, 작가, 공연기획자로 활동하던 전유성(全裕成)이 76세로 사망.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대중화하였고, ‘개그콘서트’를 최초로 기획하여 공개 코미디 붐을 일으킨 인물로 평가.

1970년대에 스타로 떠올랐던 배우 다이앤 키튼.
■ 10월11일 다이앤 키튼(Diane Keaton)이 폐렴으로 사망. 향년 79세. 우디 앨런 감독 ‘애니 홀(1977)’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1972)’ 연작에서 케이 애덤스 코를레오네 역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미국 배우.
10월25일 스웨덴 배우, 모델, 음악가인 비에른 요한 안드레센(Bjorn Johan Andresen)이 70세로 사망.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1971년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 타지오(Tadzio)라는 미소년으로 등장한 후 유명해진 배우.
11월7일 007 어나더데이(2002), 넥스트(2005) 등으로 유명한 뉴질랜드 감독 워렌 리 타마호리(Warren Lee Tamahori)가 파킨슨병으로 타계. 향년 75세. 그는 마호리족 후예다.
11월11일 7인의 사무라이(1954), 요짐보(1961), 란(1985) 그리고 1980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카게무사’ 등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페르소나였던 나카다이 타츠야(仲代 達矢)가 92세로 타계.
일본에 나카다이 같은 배우가 있는 반면, 한국에도 시대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실현했던 이순재(李純才)가 11월25일 91세로 영면. 데뷔 69년에 걸친 그의 활동기록은 바로 한국 대중문화 예술사다.
12월7일 김지미(金芝美, 본명 金明子)가 LA에서 별세. 향년 85세.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1957)’로 데뷔해 1990년대까지 700편에 이르는 작품을 남긴 한국 영화계 최고 스타 중 하나. ‘영화계 여장부’, ‘화려한 여배우’라는 타이틀과 함께 2010년 ‘영화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1974년 영화 ‘토지’로 파나마국제영화제 및 대종상 여우주연상 수상. 그녀는 1958~2011년간 배우자를 네 번이나 갈아치운 것으로도 유명. 홍성기 영화감독, 배우 최무룡, 가수 나훈아, 심장외과의사 이종구 박사 등.
하루 뒤인 12월8일 한국 원로배우이자 영화제작자인 윤일봉(尹一峰)이 91세로 별세.
12월14일 미국 유명 감독인 롭 라이너(Rob Reiner)가 부인과 함께 LA자택에서 피살. 향년 78세. 스탠 바이 미(1986), 프린세스 브라이드(1987),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미저리(1990), 어 퓨 굿맨(1992), 버킷 리스트(2007) 등 연출.
12월19일 한국 배우, 연극연출가 윤석화(尹石花)가 뇌종양 수술 후 투병 중 69세로 별세.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 이후 ‘신의 아그네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 서울 대학로에 소극장 ‘정미소’를 열어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연극 무대를 꾸준히 선보였다.
12월28일 프랑스 유명 배우이자 가수인 브리지트 바르도(Brigitte Bardot)가 91세로 별세. 1950~60년대 미국에 MM(마릴린 몬로), 이탈리아에 CC(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BB가 있다고 말할 만큼 한 시대를 풍미한 섹스 심볼. ‘동물권익보호재단’을 설립하여 우리나라와 뜬금없는 ‘개고기 논쟁’을 불러일으킨 장본인.
배우가 없어도 영화를 만들 수 있는 AI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는 이때, 과거의 전설적인 배우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단순한 부고를 넘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들의 얼굴과 존재 그리고 체온으로 우리와 영욕의 세월을 함께하다 아련한 추억을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그들이 더욱 안타깝고 애석하게 느껴지는 겨울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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