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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필요한 건 착한 사람”
안성기 ‘마지막 대사’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an 17 2026 11:51 AM
‘국민배우’ 안성기 영면 “항상 겸손하고 넓은 마음 가져라” 장남 생전 편지 낭독에 눈물바다 정우성 “배우·인간의 품격 지킨 분” 명동성당 영결식 영화인 문전성시
“이 세상에서 참으로 바꿀 수 없이 필요한 것은 착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지난 5일 세상을 떠난 배우 안성기의 장남 다빈씨는 흐르는 눈물을 꾹 참으며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받은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며 남을 사랑하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길 바란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시간을 잘 지키며 실패와 슬픔을 마음의 평화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고 안성기의 영결식을 마치고 유족과 동료 배우들이 성당을 나서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고인의 성품을 고스란히 담은 글귀에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은 눈물바다가 됐다. 다빈씨는 “아버지 서재를 둘러보다 다섯 살 때쯤 받은 편지를 발견했다”면서 “우리 모두에게 남긴 메시지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국민배우’ 안성기를 떠나보내며 유족과 친지, 동료 영화인들은 이날 영결식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영결식이 열린 파밀리아 채플은 유족과 친지, 영화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고 안성기의 영결식에서 유족인 아들 안다빈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추모사는 배우 정우성, 고인과 13편의 작품을 함께한 공동장례위원장 배창호 감독이 맡았다. 영화 ‘무사’(2000)에서 고인과 함께 연기했던 정우성은 “무색무취로 자신을 지키고자 한 선배님은 누구보다 향기롭고 선명한 색으로 빛나는 분”이라며 “한국영화를 온 마음으로 품고 한국영화 정신을 살리고 이어주려고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모든 사람을 진실로 대하던 선배님, 배우의 품위와 인간의 품격을 지켜주신 선배님, 부디 평안히 가시길 바란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고인이 아역 배우 이미지를 벗고 성인 배우로 널리 알려지는 데 일조한 배창호 감독은 “1980년 봄 광화문 다방에서 안 형을 만났을 때 충무로에 새로운 흐름을 불어넣을 연기자가 나타났음을 직감했다”면서 “오로지 영화에 전념한 안 형은 1990년대 국민배우 호칭을 받았다.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성실한 연기자의 표본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사랑한 안 형, 남에게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았던, 투병을 말없이 감내했던 안 형, 이제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이라며 추모했다.
고인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공동 대표인 정우성과 이정재가 영정과 금관문화훈장을 각각 들고, 배우 설경구 박철민 유지태 박해일 조우진 주지훈이 운구를 맡았다. 배우 현빈 박상원 정준호 한예리 오지호 김보성 변요한, 영화감독 임권택 이명세 이준익 김한민 등 수많은 영화계 인사들이 고인을 배웅했다. 고인과 영화 ‘잠자는 남자’를 찍었던 일본 감독 오구리 고헤이,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함께 추모했다. 시민들도 명동성당 앞에 모여 고인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이황규(67)씨는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남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 정말 올바르게 사신, 존경스러운 분”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장지인 경기도 양평 별그리다에서 영면한다.
고경석·남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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