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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미래전, 대한민국은 적성국을 압도할 수 있을까
AI의 발달과 전쟁수행 방식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an 17 2026 12:00 PM
드론과 AI가 바꾼 우크라 전쟁 미국도 속도 내는 ‘전장 지능화’ 무기 체계 사이의 연결이 중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병사들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포성이 아닌 '윙' 하는 소리가 되었다. 값싼 상용 드론이 머리 위를 스치면, 그 순간 참호의 위치는 '좌표'로 변한다. 좌표는 전장 네트워크를 타고 흘러, 몇 분 뒤 포병과 유도탄, 자폭 드론이 좌표를 따라온다. 전장의 타격은 이제 총열이 아니라 데이터에서 시작된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기술의 변화는 전쟁의 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산업혁명 수준의 범용기술은 예외 없이 군사 영역에 우선 적용된다. 일단 그 기술이 접목되면, 전쟁의 규모와 속도, 조직과 교리는 순식간에 바뀐다. 슬픈 역사적 현실은, 생산과 노동을 혁신한 기술이 '살인의 기술'로 신속하게 전용됐다는 점이다. 2026년 현재는 인공지능(AI)이 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4차 산업혁명이 선언된 이후, AI는 미중 전략경쟁의 핵심 무대와 수단이 되었다. 단순히 AI 무기를 개발하는 차원이 아니다. 감시·정찰, 지휘·통제, 타격, 기동, 방호, 군수에 이르기까지 전투 수행의 전 과정을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재배열하려는 경쟁이다. 그리고 지난 수년간 지구 곳곳에 분쟁이 확산하면서, 미래전을 향한 국가 간 경쟁은 특정 강대국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 세계 군대에게 피할 수 없는 구조적 압력이 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흐름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교과서가 되었다. 드론은 정찰과 타격을 통합하고, 위성·통신·전자전은 전장을 '보이는 공간'으로 바꿨다. 데이터가 모이는 속도에 맞춰 전술과 교리도 바뀌었다. 각국이 전장 데이터를 근거로 무인체계, 우주 기반 감시, 전자전과 사이버, 정밀타격과 저가형 대량소모전의 결합을 서두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기반 미래전의 본질은 무엇인가. 핵심은 '전장 지능화'이다. 전투 주기의 각 단계, 즉 관찰-판단-결심-행동의 전 과정에 AI를 적용해 결정의 '속도'와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과거에는 하늘과 바다를 지배하는 자, 즉 제공권과 제해권을 가진 자가 전장을 지배했지만 이제는 제정보권(制情報權), 더 나아가 제지능권이 승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누가 더 빠르게 정보를 올바른 판단으로 바꾸고, 그 판단을 원활히 실행하느냐가 전쟁의 중심이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성능만을 좇는 AI 경쟁만으로는 본질을 놓친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을 원활하게 하는 네트워크의 구축이다. 고립된 '똑똑한 AI장비'로는 전장을 바꾸지 못한다. 다양한 센서와 무기체계, 지휘체계를 연결하는 데이터 아키텍처, 표준, 보안, 클라우드 기반의 연동이 있어야 비로소 전장을 혁신하는 잠재력이 발휘된다. 미국이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 같은 '지능형 데이터 네트워크 구축'에 집착하는 이유도 결국 "연결된 전장" 없이는 AI 우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두 정부에 걸쳐 AI·무인·우주 등 첨단기술 기반의 국방개혁을 강하게 추진해 왔다. 덕분에 "기술 기반 전환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되었다. 문제는 다음 단계이다. AI 기반 국방 전환의 본질을 명확히 규정하고, 실질적 진전을 만드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대규모 네트워크와 데이터 거버넌스의 구축은 긴 시간이 걸리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당장의 성과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이에 기반하지 않으면 무인기와 AI, 정밀타격은 각각 '따로 노는 기술'에 그친다. 우리는 단기간 성과 중심의 사업 관행을 넘어, 장기 아키텍처 구축을 국가 과제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단순한 전력 증강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 수행 방식의 운영체계 자체를 바꾸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에 관한 국민적 지혜와 동의를 모아야 한다. 미래를 향한 투자에는 늘 회의가 뒤따른다. 그러나 전쟁은 준비된 방식으로만 수행된다. 한국이 AI 기반 미래전에 승리하려면, "눈에 보이는 무기"보다 "보이지 않는 연결"을 먼저 완성해야 한다. 전장 지능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 낙관이나 기술 공포도 아닌, 장기적 관점의 기반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국가적 결심이다.
설인효 국방대 전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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