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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호 연출가의 ‘전통 현대화 작업’
“동서양 막론 세계 무대가 인정한 것”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an 31 2026 03:05 PM
‘일무’ 뉴욕 베시 어워드 수상 기념 간담회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H. 코크 시어터를 찾은 2,000여 관객이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일제히 기립 박수를 치는데 정말 소름이 끼치더군요.”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호상 사장은 2023년 7월 서울시무용단 ‘일무(One Dance)’뉴욕 공연의 첫날을 이같이 회상했다. 이날 간담회는 ‘일무’의 정혜진·김성훈·김재덕 안무가가 최근 미국 ‘뉴욕 댄스&퍼포먼스 어워드(The Bessies·베시 어워드)’에서 ‘최우수 안무가/창작자’부문을 수상한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한국 국공립 예술단체 작품으로는 최초의 수상이다.

‘일무’ 뉴욕 공연 중 ‘춘앵무’. ‘춘앵무’는 본래 효명세자가 순원왕후의 생일을 기념해 만든 궁중 1인무다. 김재덕 안무가는 “효명세자님께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해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이번 수상은 ‘종묘제례악’의 의식무 일무(佾舞)를 현대적으로 재창작한 창조적 시도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안 사장은 “순수하게 국내 예술단체가 제작한 작품으로 국제적 권위의 상을 받게 된 건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동시대 예술을 추구하는 상이라는 점에서 우리가 추구했던 현대화 작업을 세계 무대가 인정하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 사장은 특히 “정구호 연출가가 없었다면 링컨 센터 공연도, 이번 수상도 없었을 것”이라며 작품을 설계한 정 연출가에게 공을 돌렸다.
‘일무’는 국립무용단의 ‘묵향’(2013), ‘향연’(2015) 등을 통해 한국무용계에 새로운 미학적 흐름을 만들어 온 정 연출가의 ‘전통의 현대화’ 작업의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이다. 그가 연출과 무대·의상·조명·영상 등 시각 요소 전체를 아우르는 시노그래피를 맡아 독보적 미장센을 구축했다. 정혜진 안무가는 “정구호 연출의 특별한 미장센과 색감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했다”고 말했다. 김성훈 안무가도 “전체적인 그림을 잡아준 정 연출가 덕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정 연출가를 치켜세웠다.
참석자들은 무용수들의 노고를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구호 연출가는 “무용수들은 연습 전후의 모습이 달라질 정도로 피나는 연습을 했고 뉴욕의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완성도 높은 움직임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정혜진 안무가 역시 “줄과 열, 동작이 맞는 게 보여야 하는 작품이라 누구 하나라도 틀리면 관객이 알게 되는 작품인데, 헌신해 몸을 던져 준 무용단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규모 해외 공연을 가능케 했던 기업의 후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연출가와 안 사장은 ‘일무’뉴욕 공연을 후원한 SK그룹을 언급하며 “기업 펀딩이 없었다면 링컨센터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일무’의 여정은 이제 세계로 향하고 있다. 안호상 사장은 “2027년과 2028년 해외 공연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세계적 페스티벌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바람은 ‘일무’가 지속 가능한 생명력을 갖는 것이다. 안무와 음악을 동시에 맡았던 김재덕 안무가는 “이미 공연된 작품이라고 해서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지 않고, 좋은 작품이 계속 무대에 오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이 작품은 미래의 또 다른 전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일무’가 진정한 레퍼토리 작품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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