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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파일에 연루된 인사들
정치·기업·연예계 권력층 다수 포함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Feb 04 2026 04:38 PM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 관련 미 법무부 문서가 지난주 대규모로 공개되면서 기술업계 거물, 월가 금융인, 외교 인사 등 권력층의 이름이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으며, 문서 공개와 관련해 기소된 인물은 없었다.
엡스타인은 2008년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며 기소유예형을 받았다. 당시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나중에는 형량이 관대하고 처리 과정이 불투명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1년경부터 엡스타인과 전 영국 왕자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Andrew Mountbatten-Windsor)의 관계에 대한 보도가 본격화됐으며, 2018년 말 미국 신문사 마이애미 헤럴드(Miami Herald)가 엡스타인이 다수 여성과 소녀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상세히 보도했다.
2019년 7월 뉴욕에서 엡스타인이 연방 성매매 혐의로 기소됐으나, 한 달 뒤 뉴욕 맨해튼 구치소에서 사망한 사건은 자살로 결론났다.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멜라니아 트럼프가 2000년 2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마라라고 저택에서 제프리 엡스타인, 길레인 맥스웰과 함께 있는 모습이다. Davidoff Studios/게티이미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관계는 파일에 수천 건 언급됐다. 다만 대부분은 두 사람의 관계를 새롭게 밝히는 내용은 아니며, 엡스타인과 주변 인물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기사나 정치적 입장, 가족과 관련된 소식을 공유하거나 잡담을 나눈 이메일이 주를 이뤘다.
월스트릿 저널은 엡스타인이 50번째 생일 선물로 지인들이 보낸 편지를 묶은 가죽 표지 책을 받았으며, 그중 한 통이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편지였다고 지난해 보도했다. 해당 편지에는 나체 여성의 윤곽 그림과 두 사람이 비밀을 공유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편지를 작성한 사실을 부인하며 월스트리트저널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은 과거 친분 관계였으나, 관계가 끝난 시점과 이유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두 사람의 불화가 2004년 플로리다에서 진행된 한 부동산 거래에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엡스타인의 개인 섬 방문 초대를 거절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빌 클린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오른쪽)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달 말 엡스타인 사건 조사에 증언하기로 했다. AP통신
빌 클린턴(Bill Clinton) 전 미국 대통령은 엡스타인 뉴욕 자택에서 보관한 사진에서 등장했다. 클린턴 측은 검찰이 엡스타인을 기소하기 전까지 그의 범죄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2006년 엡스타인이 처음 기소된 이후 관계를 끊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엡스타인의 파트너 길레인 맥스웰(Ghislaine Maxwell)이 2010년 클린턴 자녀의 결혼식에 등장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엡스타인의 전용기를 여러차례 이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전 미국 국무장관은 수개월 동안 미 하원 공화당 주도의 위원회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으나, 의회 모독 혐의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달 26일과 27일 출석해 관련 사안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

지난 30일 공개된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의 사진. 미 법무부
전 영국 왕자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는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관계로 오랜 기간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엡스타인을 고발한 버지니아 주프레(Virginia Giuffre)로부터 성매매 강요와 관련한 민사 소송을 제기받았으며, 관련 의혹을 거듭 부인해 왔다. 그러나 2022년 해당 민사 소송에서 합의에 이르렀고, 주프레가 운영하던 자선 단체에 상당한 금액을 기부했다. 버지니아 주프레는 지난해 4월25일 자살했다.
최근 공개된 파일에는 엡스타인의 개인 이메일에서 앤드루의 이름이 수백 차례 등장한 기록이 포함됐다. 문서에는 엡스타인을 버킹엄궁 만찬에 초대한 내용과 엡스타인이 앤드루에게 26세 러시아 여성을 소개하겠다고 제안한 정황, 앤드루가 바닥에 누워 있는 여성 위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는 사진 등이 담겨 있다.
한편 BBC는 2010년 한 여성이 엡스타인에 의해 앤드루와의 성관계를 목적으로 영국에 보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여성의 변호사는 당시 그녀가 20대였다고 밝혔다.
피터 맨델슨

최근 공개된 엡스타인 관련 파일에 전 영국 주미 대사 피터 맨델슨이 영국 노동당에서 탈당했다. AP통신
전 영국 주미 대사 피터 맨델슨(Peter Mandelson)은 엡스타인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1일 영국 여당인 노동당에서 탈당했다.
공개된 파일에는 2003년 맨델슨이 엡스타인을 '절친(my best pal)'이라고 표현한 이메일과 맨델슨이 속옷 차림으로 촬영한 사진, 엡스타인이 맨델슨과 그의 파트너에게 금전 지원을 한 정황이 담긴 자료가 포함됐다.
이에 대해 맨델슨은 해당 금액을 받은 기억이 없다며 관련 자료의 진위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엡스타인의 범죄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는 맨델슨에게 상원 의원직 사임을 권유했다.
정부 대변인은 스타머 총리에게 맨델슨의 종신 귀족 작위를 박탈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하며, 맨델슨이 이를 거부할 경우 의회의 입법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최근 공개된 엡스타인 관련 문서 내용이 과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발언과 모순됐다. AP통신
트럼프 행정부의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장관은 과거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단절했다고 주장했으나, 2011년과 2012년 엡스타인과 접촉한 정황이 담긴 이메일이 공개됐다.
2012년 자신의 요트 선장에게 전달할 좌표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좌표는 제프리 엡스타인의 카리브해 섬에서 점심을 함께하기 위한 것이었다.
러트닉은 과거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을 위한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엡스타인을 초대하려 한 전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러트닉이 엡스타인과 제한적인 만남만 가졌을 뿐 범죄 혐의는 없다고 밝혔다.
로렌스 서머스

래리 서머스와 그의 부인, 그리고 영화 감독 우디 앨런(오른쪽)이 함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미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의원실 제공
로렌스 서머스(Lawrence Summers) 전 하버드대 총장 겸 전 미 재무장관은 2017년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 수준을 비하하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그는 엡스타인의 유언장 초안에 유언집행인으로 지명되기도 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엡스타인과의 연락을 지속한 것에 대해 깊이 부끄럽다고 밝혔다.
스티븐 배넌

스티브 배넌과 제프리 엡스타인이 마주보고 앉아있다. 미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의원실 사진
트럼프 행정부의 스티브 배넌(Steve Bannon)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메시지를 주고받았으며, 중국 관세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자랑한 바 있다. 최근 공개된 파일에는 배넌과 엡스타인의 장시간 인터뷰 영상도 포함됐다.
에후드 바라크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가 2016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강연 중이다. AP통신
이스라엘 전 총리 에후드 바라크(Ehud Barak)과 부인은 2008년 엡스타인의 성범죄 유죄 판결 이후에도 수년간 그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된 파일에는 2017년 엡스타인의 뉴욕 자택 체류 계획을 비롯해 방문, 회의, 통화 등 일상적인 일정이 논의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바라크는 뉴욕 방문과 엡스타인 전용기를 이용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부적절한 행위나 파티를 목격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미로슬라프 라이차크

미로슬라프 라이차크가 2022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통신
슬로바키아의 미로슬라프 라이차크(Miroslav Lajčák) 외무장관은 유엔총회 의장 재임 시절 엡스타인, 우디 앨런(Woody Allen), 디팍 초프라(Deepak Chopra) 작가와의 만찬 일정에 이름이 올랐으며, 파일 공개 이후 지난달 31일 사임했다.
라이차크는 엡스타인이 2019년 미성년자 성적 인신매매 혐의로 재기소되기 전까지 그를 만나는 모습이 사진으로 확인됐다. 그는 엡스타인과의 연락이 외교 업무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빌 게이츠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가 2019년 인터뷰 도중 서로를 보고 미소를 짓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21년 이혼했다. AP통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는 엡스타인의 이메일 계정에 저장된 2013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초안 메시지의 주요 인물로 등장했다. 해당 초안에는 빌 게이츠와 당시 배우자였던 멜린다 게이츠(Melinda Gates) 사이의 결혼 불화, 사업 거래, 성병에 대한 우려, 재단 운영에 대한 걱정 등이 언급됐다.
게이츠 측은 엡스타인이 관계가 단절된 데 대한 분노로 허위 주장을 만들어냈다고 반박했다.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왼쪽)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오른쪽)이 함께 걷고 있다. 블룸버그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2012년과 2013년 엡스타인과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그의 카리브해 섬 방문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방문이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머스크 측은 엡스타인의 사적인 섬 초대를 거절했다고 주장해왔으나, 2012년 이메일에서는 머스크가 당시 아내였던 탈룰라 라일리와 함께 방문 일정을 조율하며 언제 '가장 난잡한 파티(wildest party)'가 열리는지 묻는 내용이 확인됐다.
머스크는 엡스타인의 섬이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관련 범죄에 연루된 인물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세르게이 브린

세르게이 브린이 2025년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기술 업계 리더들과 만찬을 함께하고 있다. 블룸버그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2003년 엡스타인, 맥스웰과 뉴욕에서 만남을 계획한 기록이 있다. 당시 브린은 구글 CEO였던 에릭 슈미트(Eric Schmidt)를 동반할 계획이었다.
앞서 2024년 엡스타인 고발자 사라 랜섬(Sarah Ransome)은 브린을 섬에서 만났다고 주장했으나 브린 측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리처드 브랜슨

제프리 엡스타인과 세그웨이 발명가 딘 카멘(왼쪽), 리처드 브랜슨(오른쪽)과 함께 있다. 미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의원실 사진
버진 그룹(Virgin Group)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은 2013년 이메일에서 엡스타인에게 "하렘을 데려오라(bring your harem)"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개인 소유의 섬에 그를 초대하기도 했다.
브랜슨 측은 해당 표현이 성인 여성 직원들을 지칭한 것이었으며, 엡스타인과의 모든 만남은 사업 또는 단체 행사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엡스타인의 범죄 전모를 알았다면 어떠한 교류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피해자들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스티븐 티시

스티브 티쉬가 2025년 경기 시작 전 필드를 지켜보고 있다. AP통신
미국프로풋볼(NFL) 뉴욕 자이언츠 구단주 스티브 티시(Steve Tisch)는 엡스타인에게 만난 여성의 신분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고, 엡스타인은 여성을 소개하겠다고 답했다.
티시는 엡스타인과 짧은 교류만 있었으며, 카리브 섬 방문은 없었다고 밝혔다. NFL 커미셔너 로저 구델(Roger Goodell)은 사안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조시 해리스

조시 해리스가 2025년 캔자스시티 치프스와의 NFL 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AP통신
미국 스포츠 구단주 조시 해리스(Josh Harris)는 2014년 엡스타인의 뉴욕 자택에서 빌 게이츠가 참석한 아침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측은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최소화하려 했다고 밝혔다.
브렛 래트너

브렛 래트너가 2026년 존 F.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린 영화 '멜라니아'의 세계 초연에 참석하고 있다. AP통신
영화감독 브렛 래트너(Brett Ratner)는 엡스타인과 함께 젊은 여성들과 소파에 앉아 있는 사진에 등장했다. 일부 사진에는 모델 에이전트 장-뤽 브루넬(Jean-Luc Brunel)과 함께 찍힌 모습이 포함됐는데, 그는 강간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던 중 2022년 감옥에서 자살했다.
영화 '멜라니아'의 감독이기도 한 래트너는 사진 속 여성 중 한 명이 당시 약혼자였다고 해명했다.
우디 앨런

우디 앨런이 2023년 제80회 베니스 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AP통신
여러 문서에서는 영화 감독 우디 앨런과의 반복적인 저녁 모임이 언급됐으며, 디팍 초프라 작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 관련 대화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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