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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석유 - 기회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복잡
신호식의 재테크 맛집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Feb 05 2026 11:52 AM
지난 1월 3일 새벽, 미군 특수부대가 카라카스에서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했다. 작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일시적으로 관리하며, 재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석유 자산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의 주요 석유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해 석유 산업을 재건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법적 구조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었다.

니콜라스 마두로(가운데)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에게 이끌려 이동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백악관 엑스 캡처·뉴스1
문제는 이 시나리오가 겉보기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점이다. 여전히 마두로를 지지하는 세력이 존재하며, 내전 수준의 사회적 혼란이나 주요 인프라에 대한 사보타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로, 총 3,030억 배럴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확인 매장량의 약 18%에 해당한다. 이는 캐나다와 이라크의 매장량을 합친 규모와 맞먹으며, 석유와 가스를 포함한 총 에너지 매장량 기준으로는 러시아와 이란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전 세계 상위 10개국이 전체 석유·가스 매장량의 약 85%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이란, 러시아,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4개국만으로도 전 세계 확인 매장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막대한 매장량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의 실제 원유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재 일일 생산량은 100만 배럴 이하로, 이는 1990년대 외국 자본 개방 이후 기록했던 정점 대비 약 75% 감소한 수준이다.
사실상 국가 부도 상태에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회복은 채무 재조정 없이는 불가능해 보인다. 현재 석유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 수입과 대외 채무 규모를 비교하면, 총부채는 연간 수입의 10배를 훨씬 초과한다. 베네수엘라는 2017년 11월 이후 거의 모든 해외 채권의 원금과 이자 지급을 중단했는데, 이후 8년 넘게 쌓인 미지급 이자로 인해 총부채 규모는 초기 액면가를 크게 초과했다. IMF는 베네수엘라의 부채 대비 GDP 비율이 2025년에는 20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 기업의 입장에서 ‘통제’라는 표현은 사실상 점령에 가까운 불확실한 통치 구조를 의미한다. 과도정부가 수립되고 법적 구속력을 갖춘 계약이 체결하기 전까지는, 실제로 대형 석유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투자하기는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투자 문제 논의를 위해 지난달 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석유 기업 임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현재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은 중국으로,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큰 국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 중국은 어쨌든 석유를 얻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사태의 확전을 피하려는 듯한 메시지를 보냈다. 2019년 이전까지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수입국은 미국으로 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했고, 중국-인도-유럽이 나머지 45%를 나눠 수입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 이후 수출 구조는 완전히 재편됐고, 현재 중국이 베네수엘라 전체 생산량의 약 75~80%를 구매하고 있다. 인도는 제재 리스크를 인해 대부분의 원유 수입을 중단한 상태다.에너지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 방치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하고 생산량을 과거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약 1,0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현재 일일 100만 배럴에도 못 미치는 생산량이 5~7년 내에 200~300만 배럴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장기적으로 지정학적 안정이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글로벌 유가의 상단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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