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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복초(壽福草)의 계절
권천학(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Feb 24 2026 08:22 AM
설이 지나고 비로소 적토마의 병오년(丙午年)이 시작되었다. 동시에 다시 수복초의 계절이다. 겨울이 길고 추위가 좀 더 오래가는 캐나다의 날씨로 따지면 지금쯤 수복초가 피는 딱 맞는 시기이다. 음력설 무렵, 가장 빨리 얼음 속에서 피어나는 꽃, 그래서 ‘봄의 전령사’이기도 하다.
나는 그 동안 본 칼럼난에 복수초의 이름을 수복초(壽福草)로 부르자는 내용의 글을 2편 발표했었다.
<수복초(壽福草)』를 제안(提案) 한다! -꽃이름 창씨개명> (2025년4월22일자, 한국일보)
이어서 왜 그런 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수복강녕(壽福康寧) vs 복수강녕(福壽康寧)> (2025년4월24일자, 한국일보)을 발표했었다.
혹시 궁금하신 분들을 위에 붙인 링크를 열어보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
나의 그 제안(提案)은 카톡이나 다른 SNS 매체를 통해서 적잖이 퍼져나갔고, 그 글을 읽은 분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특히 한국의 독자들의 호응이 더 뜨거웠다. 몇몇 독자는 이제 정부요로에 요청하여 통과시키는 절차를 밟아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주었지만, 나는 그럴 힘이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나는 밀어붙이는 힘이나 능력을 갖지 못했다. 따라서 방법을 모색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여러 반응들 중에는 그 꽃이 무슨 꽃인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분들은 그 글을 통해서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가하면 대부분의 독자들이 찬성의 뜻을 밝혔고, 게중에는 사람의 이름만 창씨개명(創氏改名)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의 이름도 창씨개명해야 한다는 나의 의견에도 매우 동조했다.
‘K문화사랑방’에서 강의도 했다.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는 분들의 무덤덤한 표정이나 반응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독자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기 때문이다. 또 생각이 다를 수도 있을 수 있다. 나의 글을 통해서 최소한의 수복초 지식이라도 알게 되었을 것이고, 또한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더라도 적어도 수복초에 대한 나의 생각을 알게 되었을 터이니, 그것만으로도 오케이다.
그냥 흐지부지 지나고 마는 듯하지만 누군가는 알게 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어떻든, 또 다시 수복초의 시기가 되어, 다시 한 번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라서, 글의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저간의 상황이 이러하니 양해가 될 것이다.

한국 산림청
여전히 나의 생각 속에서 ‘복수초’는 ‘수복초(壽福草)’로 살아있고, 피어나고 있다.
꽃 이름이 다양하다. 동서양이 다른 것이나 지역에 따라 다른 것은 곧 문화의 차이와 생활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결과일 것이다.
설 무렵에 핀다고 해서 원일화(元日花) 또는 원일초(元日草)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설을 원단(元旦)이라고 하는 것을 미루어 알면 된다.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설연화 (雪蓮花 눈속에 피는 연꽃) 또는 장춘화(長春花-오래 피는 꽃)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노란 꽃모양이 황금잔 같다고 해서 측금잔화(側金盞花)라고도 부른다.
수복초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 해 살이 풀로 학명이 아도니스 아무렌시스(Adonis amurensis)이다. 따라서 학명에 따른 서양이름은 아도니스이다. 이름에서 그리스 신화를 느낄 수 있다.
우리에게 복수초라는 이름을 전해준 일본에서도 원래는 복고초(福告草)라고 불렀다고 한다. 알릴 고(告)자, 즉 봄을 알린다는 의미다. 그러다가 고자(告)가 수(壽)자로 바뀌어 복수초가 되었고, 1638년 일본의 문헌에 바뀐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일본식 이름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일제강점기였지만, 순 우리말로도 불리웠다. ‘얼음새
꽃(얼음사이에서 피는 꽃), 눈색이꽃(노란 꽃이 눈에 새겨질 만큼 강렬한 꽃) 등이 바로 순 우리말 이름이다. 시베리아에서도 자생하는 꽃이라고 하니 추운 겨울에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꽃이라고 할만하다. 눈 덮인 얼음 속에서 피어나는 그 자체만으로도 강한 생명력의 본(本)이 된다.
수복초의 꽃말은 동양에서는 ‘영원한 사랑’ 또는 복(福)과 수(壽)로 이루어진 수복강녕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음을 절로 알 수 있다.
서양의 꽃말은 ‘슬픈 추억’이다. 그럴만한 연유를 그리스의 신화에서 찾을 수 있다. 아도니스라는 이름에서도 짐작된다.
신화 속에서 사냥꾼인 아도니스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사랑했지만, 전쟁의 신인 아레스의 질투로 죽게 되는데 죽은 그의 핏자국에서 매년 피어나는 꽃 아도니스, 바로 수복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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