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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오피니언

사랑받는 고전 “폭풍의 언덕”

이현수 (토론토)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Feb 26 2026 11:51 AM


2026년 2월23일에 게재된 필자의 글에서 최근에 개봉된 영화 “폭풍의 언덕”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상세히 소개되었다. 이 상반된 시선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작 소설의 줄거리와 서사 구조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원작에 대한 이해 없이 영화만을 두고 내리는 평가는 자칫 피상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은 영국 욕셔 지방의 거친 황야 언덕 위에 세워진, 언셔가(家) 소유의 외딴 농가의 명칭이다. 이 집 주인의 딸인 캐서린은 아버지가 거리에서 데려온 고아 소년 히스클리프와 어린 시절부터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캐서린은 자신과 히스클리프는 영혼으로 맺어진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출신이 비천하고 무일푼의 히스클리프와 결혼하여 신분 하강을 감내하며 가난하게 살 수 없다며 세련되고 부유한 인근의 지주 에드거 린턴의 청혼을 받아 드린다.

이를 알게 된 히스클리프는 집을 뛰쳐나가 자취를 감춘다. 몇 년 뒤, 그는 늠름한 모습과 상당한 재력을 갖춘 인물로 다시 돌아온다. 그는 캐서린과 재회하고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 결국 히스클리프는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원한을 품고 복수를 결심한다.

에드거가 캐서린을 자신에게서 빼앗아 갔다고 믿는 히스클리프는 복수의 수단으로 에드거의 여동생 이사벨라를 이용한다.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그녀를 유혹해 도망친 뒤 비밀 결혼을 감행하지만, 애정이 없는 결합은 오래갈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의 결혼은 파국으로 치닫고, 이사벨라는 그의 곁을 떠난다.

캐서린의 오빠 힌들리가 죽자 그에게 많은 돈을 빌려주었던 히스클리프는 폭풍의 언덕의 새 주인이 되고 힌들리의 아들 헤어턴을 하인처럼 부린다. 세월이 흐른 후 히스클리프는 죽은 에드거의 유산을 차지하려고 에드거의 딸을 유인하여 자기의 아들 린턴과 강제로 결혼시킨다. 

히스클리프는 어린 시절부터 캐서린을 사랑하였고, 그녀가 에드거와 결혼하여 살고 있을 때에도, 또 그녀가 죽은 후에도 그녀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환영을 쫓아 황야를 쏘다니며 나흘간 식음을 전폐하더니 숨을 거두고 그녀의 무덤 곁에 묻힌다. 그의 일생은 캐서린에 대한 지순한 사랑, 그리고 언셔가와 린턴가에 대한 복수로 점철되었던 것이다.

린턴과 강제로 결혼해야 했던 에드거의 딸은 린턴이 병으로 죽자 헤어턴과 결혼하여 새 살림을 꾸리는 것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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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플래쉬

 

소설 “폭풍의 언덕”은 인간 감정의 극단을 강렬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주인공들은 선과 악으로 단순히 구분되지 않는 복합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 독자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또한 이 소설의 액자식 구성이라는 서술 방식은 이야기의 긴장감과 신비감을 더한다. 액자식 구성(framed narrative)이란 하나의 이야기(내부 이야기)를 또 다른 이야기(외부 이야기)가 감싸고 있는 서술 구조를 말한다. 마치 그림을 둘러싼 ‘액자’처럼, 바깥 이야기가 안쪽 이야기를 둘러싸고 있는 형식이다.

이 소설을 통해서 에밀리 브론티는 빅토리아 시대의 도덕 규범과 사회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인간의 욕망, 계급 갈등, 억압된 감정의 폭발을 가감 없이 그려낸 이 소설은 발표 당시에는 논란의 대상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며 영문학의 대표적 고전으로 자리 잡았고,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피니언 - 이현수.png

이현수 (토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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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reatimes.net/오피니언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캐나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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