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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인의 삶과 문학
친구의 시선으로 포착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r 01 2026 01:09 PM
소설 ‘주피터 초상’ 낸 권영민 교수 “결여·억압·금제 세 가지 키워드로 오해 많은 이상 새로운 초상 그려”
“일반 독자들이 문학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이상이라고 하는 특이한 존재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가 서울 종로구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상의 삶과 문학을 소설체로 풀어쓴 '주피터 초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재 시인 이상(본명 김해경·1910~ 1937) 문학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권영민(78)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상의 삶과 문학을 소설체로 풀어 쓰기로 했다. 국문학 연구자이자 문학평론가로서 4권짜리 ‘이상 전집’(2009), ‘이상 연구’(2019) 등을 펴냈던 그가 처음 선보이는 소설 ‘주피터 초상’이다.
권 교수는 서울 종로구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뿐 아니라 외국 연구자들에게서도 여러 차례 이상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서 여전히 이상에 대한 의문, 오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출간 계기를 밝혔다. 미국 하버드대 객원교수, 캘리포니아 버클리 한국문학 초빙교수, 도쿄대 한국문학 객원교수 등을 지낸 그는 2023년부터 중국 산둥대 외국인 석좌교수로 있다.
소설은 이상의 막역한 친구이자 예술적 동지였던 서양화가 구본웅(1906∼1953)의 시점에서 펼쳐진다. 권 교수는 “이상의 소학교 시절부터 죽기 직전까지 함께했던 구본웅은 인간 이상의 고뇌와 선택의 과정에서 늘 옆을 지켰다”고 했다. 이상이라는 필명도 사실상 구본웅에게서 왔다는 게 권 교수 얘기다. 1926년 경성고등공업학교에 입학한 김해경에게 구본웅은 오얏나무로 만들어진 자신의 화구 상자를 선물했고, 김해경은 이를 영원히 간직하고자 ‘李箱(오얏나무 리, 상자 상)’을 필명으로 삼았다는 것.
권 교수는 “소설 속 주요 사건은 전부 사실이고, 그 사이사이 비어 있는 내용들은 허구로 채웠다”고 했다. 결여, 억압, 금제(禁制)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에 놓고서다. 그는 “사랑이 결여돼 있고 경제적으로 결핍됐으며, 제도적으로 억압됐고 일제 식민 치하 시대적 금제가 많았던 이상이 앓던 문제를 염두에 두고 빈칸을 채워나갔다”며 “이상과 동떨어진 불필요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 초고를 마무리한 후 1년간 7번을 고치고 다듬으며 평론가 권영민의 목소리를 덜어냈다고.
제목은 구본웅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친구의 초상’에서 가져왔다. 여기다 시인 김기림이 이상을 두고 한국문학의 가장 빛나는 별, ‘주피터’라고 한 찬사를 더했다.
권 교수는 “그간 내가 생각했던 이상, 이상이라는 인간, 이상의 문학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한 기회였다”며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이상의 초상을 그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죽은 이상이 ‘권 형, 이 대목은 잘못됐어’라고 할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게 고마워할 겁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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