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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복초(壽福草)
권천학 | 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토론토)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Mar 07 2026 03:56 PM

사진 출처 권천학 작가
시담(詩談)
*나는 ‘복수초(福壽草)’를 수복초(壽福草)로 개명하여 부른다.
이유:
1, 수복초(壽福草)가 일본식 한자명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2, 수복초(壽福草)는 ‘수복강녕(壽福康寧)’의 의미를 포함한 자연스러운 한국식 이름이다.
3, 수복초가 복수초보다 어감이 좋고, 한자를 모르는 차세대들의 오해를 없앨 수 있다.
<수복초의 전설>:
먼 옛날, 자연의 섭리에 따르면 살고 있는 아이누족이 있었다.
왕의 외동딸인 크노멘 공주의 혼기가 되자, 왕은 딸의 신랑감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꽃의 신(神)은 마음씨가 곱긴 하지만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냇물의 신(神)은 좋아 보이긴 하지만 툭하면 제 맘대로 떠나고, 떠나면 돌아올 줄 몰라 딸의 속을 태울 것이고,
원숭이 신은 똑똑하지만 버릇이 없고, 좀 경망스러운 데가 있고,
새(bird, 鳥)의 신은 날쌔고 날렵하긴 하지만 수다스럽게 말이 많고,
산의 신(山神)은 덩치만 클 뿐, 실제로 자기 소유는 없어 실속이 없고, ... ...
왕은 이리저리 돌아보았지만 선뜻 마음에 드는 사위감이 없었다.
고심 중에 여기저기 땅굴을 파놓고 들락거리는 두더지를 발견하였다.
옳거니!
외모는 좀 세련되지 않지만 ‘땅 부자(富者)’인 두더지가 가장 적당하다는 생각에, 두더지를 공주의 신랑감으로 결정했다.
이 소식을 들은 두더지는 생각하지도 바라지도 않고 있은 횡재(橫財)에 마음이 들뜨고 기뻤다. 그러나 공주는 두더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두더지는 왕의 마음이 변하기 전에 약속을 받아 놓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간직해온 검(劍)을 증표로 내걸고 왕에게 서약식 거행을 요청했다.
그의 요청대로 서약식이 거행되었다.
"하늘나라법에 따라 서로 소중히 여기는 검을 증표로 받았으므로 두더지와 크노멘 공주의 결혼을 명하노니 겨울이 오기 전에 결혼을 하도록 하라!“
왕은 11월까지는 결혼식을 치르도록 명한다.
크노멘 공주는 두더지와의 결혼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두더지는 하루 빨리 결혼하자고 공주를 졸라대었다.
공주는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에 봄 지나고, 여름도 지나고 가을도 지나 결혼식을 치러야 할 11월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버지의 독촉도 더욱 심해졌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게 된 공주는 도망칠 결심을 했다.
어느 추운 초겨울 밤에 아무도 몰래 궁을 빠져나왔다.
맨 처음 만난 소나무에게 도움을 청했다.
“소나무야, 나를 좀 숨겨주렴”
소나무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
실망한 공주는 마침 그곳을 지나는 바람에게 도움을 청했다.
"어디든 좋으니 나를 먼 곳으로 데리고 도망쳐주세요. 두더지가 없는 곳으로"
하지만 바람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두더지의 땅은 세상 끝까지 걸쳐있습니다. 이 세상에 두더지가 없는 곳이 없답니다."
오히려 공주를 설득했다.
"두더지가 당신을 목숨 걸고 사랑하고 있어요. 왜 그것을 모르시나요?"
공주는 뒤 쫒아 온 아버지의 병사들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결혼은 거부하는 딸에게 분노한 아버지는 공주를 어둡고 찬 땅 속 감옥에 가두어버렸다.
겨우내(겨울동안), 공주는 도망칠 궁리만 했다.
어두운 땅속에서 추위를 견디며 있는 힘을 다하여 탈출을 시도했지만 이룰 수가 없었다.
드디어, 이듬 해, 이른 봄,
눈밭이 들썩이더니 어느 바위 곁에서 노랑꽃이 솟아올랐다.
주변엔 발자국들만 널려있었다.
누구의 발자국일까!♣
수복초의 꽃말:
동양에서는 ‘영원한 행복’(수복강녕의 의미)
서양 에서는 ‘슬픈 추억’(이루지 못한 아도니스의 신화)
한국에서는 설날에 핀다고 원일초(元日草),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설연화(雪蓮花), 또는 눈밭에서 피어나 강렬하게 눈에 새겨지는 꽃이라는 의미로 ‘눈새기꽃’(순우리말)이라고도 한다.
서양이름은 아도니스(Adonis-그리스 신화에서 전래) 또는 측금잔화(側金盞花-꽃모양이 황금잔 모양)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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