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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발발 10일 동안 원화 가치 3.9% 폭락
1500원 초읽기...금융위기 이후 최고
- 조휘빈 기자 (ms@koreatimes.net)
- Mar 09 2026 09:47 AM
유가 급등→주식 폭락→외국인 순매도 강화
미국·이란 전쟁 발발 10일 만에 원·달러 환율이 4% 가까이 급등하며 1,500원 초읽기에 들어갔다. 환율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최근 반도체 수출 호황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을 예상했던 정부의 경제 전망도 고환율·고유가 여파로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 사태로 국제유가가 폭등한 가운데 코스피가 6% 급락하며 5,200대로 마감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9일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에서 1,49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19.1원(1.3%) 급등했고, 장중 1,499.2원까지 치솟으며 1,500원 선을 위협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2일(종가 1,496원·고가 1,5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쟁 발발 직전 1,420원 선까지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은 전쟁 이후 5거래일 동안 55.8원(3.9%)이나 급등했다. 전쟁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인 데 더해 이날 국제유가가 장중 25% 넘게 급등하며 115달러 수준까지 치솟자, 원화 약세 압력이 더욱 커졌다.
무엇보다 주요국 통화 중 원화 약세가 유독 두드러진다. 지난달 27일 이후 이날까지 달러화 가치는 1.8% 상승한 반면, 원화 가치는 3.9% 하락해 낙폭이 두 배 이상 컸다. 같은 기간 엔화(-1.4%), 위안화(-0.8%) 등과 비교해도 원화 낙폭이 크다. 에너지 공급 차질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매로 달러 환전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는 17조3,000억 원에 달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유가 급등의 여파를 더 크게 받고 있다. 유가 상승이 국내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외국인 순매도 흐름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환율이 1,500원을 넘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96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당분간 글로벌 외환시장의 블랙홀이 될 전망"이라며 "정부의 시장개입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1,500원 선에서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환율 1,500원 돌파는 시간문제"라며 "고유가·고환율 변수로 물가는 더 오르고 성장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으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전쟁 여파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이날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중동 상황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국제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유 부총재는 "현재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중동 지역 리스크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괴리된 채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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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휘빈 기자 (ms@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