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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주간한국

내 특기와 공익성 교집합 찾아 글로벌화

“여행·DIY 유튜버 된 이유죠”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r 14 2026 11:55 AM

유튜브 채널 ‘빼빼가족’ 운영하는 최동익씨


10여 년 전 미니버스 캠핑카를 몰고 울산 간절곶을 출발해 시베리아와 동유럽, 북유럽을 거쳐 포르투갈 호카곶을 찍고 다시 울산으로 돌아온 5인 가족이 있었다. 가족들이 다 마른 체형이라 만든 별명 '빼빼가족'의 1년에 걸친 여행은 신문과 방송에서 화제가 됐다. '빼빼가족, 버스 몰고 세계여행'이라는 책도 내 인기를 끌었다. 그 가족의 아버지 최동익(62)씨는 그 뒤 '빼빼가족' 채널을 운영하며 여행과 DIY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버가 됐다. 그의 콘텐츠는 정성스럽게 찍은 영상, 남다른 손재주가 눈길을 끈다. 지난달 울산 자택에서 최씨를 만나 크리에이터 활동에 대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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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최동익씨는 지난달 12일 울산 자택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유튜브 채널을 새로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 '사회에 도움 될 만한 것'을 종합해서 아이템을 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계기는.
"시작은 2013년인데 그때 여행을 떠나 시베리아라든가 연락이 안 되는 곳에 가다 보니까 우리가 여기 지나가고 있다라는 것을 알려야 될 것 같아서 만들었다. 그런데 여행을 해보니까 촬영은 했지만 그런 거 올릴 여건이 전혀 안 됐다."


-유라시아 가족 여행 떠나기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박물관이나 엑스포 전시를 하는 디자이너였다. 2010년 울산에서 열렸던 세계 옹기문화 엑스포 전시팀장 했던 게 마지막이다. 그 일 하면서 3년 정도 여행 갈 기획을 했다."


-여행 갔다 온 뒤 그 일을 이어서 했나.
"여행 떠날 때 더 그 일을 하지 않겠다라는 생각으로 떠났다. 당시는 나이나 경력으로 기득권화됐을 때였다. 전시 일을 시작했을 때보다 손 하나 움직이면 10배를 더 벌 수 있을 만큼 경력도 쌓았다. 그런데 이 업계의 일이 감각이 무뎌지면서 지휘자가 돼 그냥 윗사람으로 폼 잡으려는 경우가 있다. 그게 싫어서 이 세계에는 다시 안 들어오기로 마음먹었다. 여행 후 전시 관련 연락이 와도 안 했다."


-그 뒤에 새로 찾은 일은 무엇인가.
"뜻하지 않게 생긴 직업이 책을 내는 작가였다. 베스트셀러가 되자 강의를 해달라고 해서 여행 인문학 강의도 했다. 사보나 월간지 같은 데서 원고 청탁도 왔다. 그러다가 그 에너지가 유튜브로 전환됐다. 책이나 강의, 청탁 원고 작성 이런 에너지가 식을 때쯤 여행에서 찍어 온 기록을 보관해야겠다고 아이들 셋이서 편집 배워가며 55화로 만들어냈다. 그걸 보면서 사실 우리나라 경치보다 못한데 괜히 유명세 탄다는 느낌도 들더라. 그래서 국내를 찍어 해외에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해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DIY 콘텐츠를 시작한 계기는.
"국내 여행 영상 반응이 생각만큼 좋지는 않았다. 그래서 방향을 바꿔 DIY, 특히 캠핑카 DIY를 올렸더니 조회수가 100만 가까이 나오고 너무 좋아하더라. 그때 채널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사회에 도움 될 만한 것의 교집합에 있는 무엇을 찾아내 그것을 글로벌화해야 된다는 의미에서 DIY와 여행을 택했다. 죽을 때까지 직업으로 괜찮겠다라는 인생의 큰 터닝 포인트를 맞은 기분이었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 업로드까지 과정을 설명해 달라.
"DIY 경우는 우선 전원 생활, 시골 생활에 필요로 한 것 중심으로 기획을 한다. 만들기이다 보니 일반 유튜버들의 기획서에 해당하는 설계도가 있어야 한다. 설계도를 만들면 그 설계도에서 적정한 금액이 나오고 자재를 수급해 아내와 둘이서 작업을 한다. 촬영은 내가 직접 한다. 기획할 때 이미 장면에 대한 시나리오를 갖고 한다. 그런 다음 편집에 맞도록 효율적으로 촬영을 한다. 용량이 너무 길어지면 정리하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런 다음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13개국 언어로 올린다."


-작업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은.
"첫째는 영상미이고 둘째는 소리고 셋째는 음악이다. 유튜브 채널을 나는 직장으로 생각하는데 그 직장을 폼나게 만들고 싶다. 음악 고르는 데 하루 종일 가버린다. 시청자가 와 음악 좋네 그렇게 반응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 가게에서 울려퍼지는 이 음악이 2, 3년 뒤에 누가 들었을 때 이 집 맛집이네 하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30, 40대 한창인 유튜버들에게는 감각으로나 속도로 따라갈 수 없을뿐더러 그렇게 해도 안 된다. 내 나이에 맞게 내 경험에 맞게 내 상황에 맞게 가자는 거다."


-유튜브에 자막 기능이 있는데 굳이 10여 개 언어로 따로 올리는 이유는.
"우리 채널에 들어오는 외국인 중 52%가 TV로 영상을 본다. TV로 유튜브를 본다는 건 연령이 높은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영어 하나 올려놓고 당신 나라 언어로 바꿔 보라고 하면 기능 선택을 한 번 더 해야 한다. 젊은이들에게는 쉬운 일이지만 번거롭게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영상 눌렀는데 자국어가 뜨면 신뢰가 생긴다. 우리 집에 온 외국 손님인데 할 수 있는 한 따뜻하게 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해 제목도 설명란도 다 바꾼다."


-영상을 몇 달 간격으로 드문드문 올리는데.
"유튜브 영상 대행사가 많다. 거기서 연락이 많이 온다. 자기들이 시키는 대로 하고 자기들이 편집도 해주고 수익을 나누자는 거다. 나는 꿈의 직장을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 올려야 된다라는 강박을 하면 안 된다고 본다. 최선을 다해 좋은 영상을 올리려고 한다. 기획이 잘 안 되고 망가진 영상이 나올 경우 안 올린다. 그런 영상 올려 봤자 어차피 10% 조회 나오고 끝날 뿐이다. 내 채널 한 모퉁이에 그런 찌그러진 그림이 들어 있는 게 싫다."


-조회수가 다소 적더라도 자주 영상 올리는 게 수익은 낫지 않나.
"수입을 충당하기 위해 근처 울산과학기술원에 새벽 청소하러 간다. 1년 계약직이다. 한 달에 한두 번 연수원이나 학교 등으로 여행인문학 강의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튜브 영상 자주 올리면 웬만한 직장인 수입 가까이는 갈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그러다가 채널을 망칠 수는 없다. 20만 구독에 매회 20만 조회 나오는 걸 목표로 삼는다."


-채널을 통한 수익은 어떻게 얻고 있나.
"채널 조회수와 협업 수익으로 생활에 문제는 없다. 그런데 좋은 직장이란 일에 만족도 해야겠지만 돈벌이도 잘돼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1년 반쯤 준비해서 지난해 말 유튜브 쇼핑 채널을 개설했다. 국내 업체와 유튜브가 손잡고 개설한 사이트인데 채널 화면에 링크가 나오고 거길 누르면 나의 상점으로 가서 물건을 살 수 있다. 거기에 상품을 진열해서 파는 거다. 그리고 멤버십 채널을 곧 개설한다. 비하인드 영상 같은 것을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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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빼빼가족' 인기 동영상.


-유튜브 쇼핑 채널에서는 무엇을 파나.
"큰 나무의 나이테를 찍어서 팔려고 한다. 자른 나무의 단면을 갈아내면 나이테가 나오는데 거기에 잉크를 묻혀 판화처럼 한지로 찍어내는 거다. 아내와 여행 다니면서 나무를 구하고, 그걸 가져와서 섬세하게 갈아내야 한다. 그리고 무슨 색으로 찍어낼지 정해야 하는데 모두 작가적 안목이 필요하다. 바닷가에 가면 떠밀려온 나무들 많지 않나. 그걸 주워서 손질해 아트 상품으로 팔아보겠다는 생각도 있다. 이 숍을 열어서 제작 과정도 영상에 담고 물건은 전 세계로 팔아보려고 한다."


-유튜브 채널에 관심 가진 사람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새로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선 3가지 교차점, 그러니까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 '사회에 도움 될 만한 것'을 종합해서 아이템을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일류 요리사도 설거지만 하던 시절이 있는데 이상하게 유튜브는 무슨 로또도 아닌데 시작하면서부터 왜 구독자가 안 늘지 걱정부터 한다. 실패라는 중간 과정이 있기 마련이니 무조건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시니어층에게 이만한 직장이 있을까 하는 거다. 창작자가 되고 작가가 되는 길이다. 기록 남기기 위해서나 재미 삼아서만 할 게 아니라 내 생각을, 내 철학을 영상에 담아내면 좋겠다. 인생 전환기에 있는 분들에게는 좋은 노후 대책이다."

김범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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