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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와 인생(人生)
박형규(시인·토론토)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Mar 13 2026 03:29 PM
흔히들 야구(野球)를 인생에 비유하여 ‘야구는 9회말 2 아웃부터’라고 말한다. 또 미국 뉴욕 양키스를 포함한 메이저리그에서 19년간 활약하면서 10차례나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을 했던 요기 베라(Yogi Berra)가 주장한 ‘야구는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It is not over until it is over.’라는 말에서 야구는 인생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패색이 짙어가던 야구경기의 9회말 2 아웃 이후에 선수들이 홈런이나 안타로써 그 경기를 역전(逆轉)시키는 경우를 여러 차례 볼 수 있듯이 인생에도 실패와 좌절만을 거듭하던 사람들이 나중에 그 시련과 역경을 딛고 당당히 재기하거나 혹은 크게 성공하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와 인생은 상통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야구는 감독(Manager)의 지휘 아래 9명의 선수로 구성되는 운동경기로 9명의 위치와 역할이 각기 다르다. 따라서 서로 다른 특성과 역할을 가진 선수들이 상호협조 및 일치단결해야만 자기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그런 관점에서 선수 상호간의 유대감이 빚어내는 팀웍(team work)은 실로 중요하다.

언스플래쉬
지금 2026년 3월 중순 현재, 제6회 세계 야구 선수권대회(WBC: World Baseball Classic)가 1회전 경기를 모두 마치고 3월13일부터 3월17일까지 준준결승전, 준결승전과 결승전 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한국팀은 1회 대회(2006년) 3위, 2회 대회(2009년) 준우승 이후, 3회(2013년), 4회(2017년), 5회(2023년) 3연속 1회전 통과에 실패하다가 이번에는 일본(4승)에 이어 2위(2승 2패)로 1회전을 구사일생(九死一生)으로 통과하여 3월13일(금요일) 미국 마이애미 야구장에서 3회 대회 우승국이자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인 도미니카 공화국 팀과 준준결승을 벌이게 된다.
같은 날 미국과 캐나다는 미국 휴스턴에서 두 번째 준준결승 경기를 치른다. 그 다음 날인 3월14일(토요일)에는 푸에르토리코와 이탈리아가 미국 휴스턴에서 먼저 준준결승전을 갖고 이어 베네수엘라와 일본이 미국 마이애미에서 최종 준준결승전을 벌인다. 한국팀의 눈부신 선전과 불굴의 투혼을 기대한다.
1992년 토론토 블루제이스(Toronto Blue Jays)팀이 강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Atlanta Braves) 팀을 4승2패로 제압하고 창단 이래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여세를 몰아서 1993년에도 2회 연속 우승을 위해 분전하던 9월에 우연히 입장권을 구하게 되어 가족과 함께 토론토 야구팀 구장인 Skydome(현재 Rogers Centre)을 찾아 캘리포니아 앤젤스(California Angels; 현 LA Angels)와 블루 제이스간의 치열한 공방전을 직관하게 되었다. 그 후 그날의 감회를 시로 표현한 ‘가을 야구장’으로 1994년 봄에 캐나다 한인 문협에 입회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가을 야구장
박형규
호숫가
흐르는 물살에
점으로 쓸리다
닿은 언덕
숨 멈추고 눈 부릅떠
비웃음 눈속임 장난기마저 거부하며
당당한 기세로
지켜보는 이들
보라
텁석부리 죠 카터의
무쇠팔이 왜 선뜻
홈런을 쳐내는가를
애숭이 팻 헹겐의
낮은 공이 왜
독사처럼
살아 들어오는가를
오라 빗맞아 총알로 튀는 공잡아
두 손 맘껏 치켜들고
한 주먹씩 과자 나눠먹기
서슴지 않는 곳으로
장하다 캘리포니아 천사들의
날개 떼내고
CN 탑 높이 날아오른
토론토 파랑새들
손마다 피어나는
오색 부채춤
호수멀리 퍼져가는
“Go Jays Go!”
그 때 캐나다 문협이 주최한 신춘문예 시부문의 심사위원을 맡은 이석현과 김형주 시인은 이 시에 대하여 “2연은 북미야구 시합의 숨막히는 순간, 선수와 관중이 숨 죽이고 열중하는 긴박감을 서술투로 그러나 무난하게 소화해냈으며, 7연은 시적으로 여운있게 마무리지었으나 좀 더 긴박감나게 대담한 압축과 생략하는 묘미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심사평을 하였다.
마침내 1993년 10월23일, 캐나다 토론토 소재 스카이돔(Skydome)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시토 가스톤(Cito Gaston) 감독이 지휘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Toronto Blue Jays)와 짐 프레고시(jim Fregosi) 감독이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필리스(Philadelphia Phillies)간의 월드시리즈 6차전 경기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5차전까지의 전적은 토론토가 3승2패로 필라델피아를 1승차로 앞서고 있었다. 이날의 선발투수로 토론토는 우완 데이브 스튜어트(Dave Stewart)를 필라델피아는 좌완 멀홀랜드 (Mulholland)를 등판시킨 가운데 토론토는 1회말 볼넷 1개와 3안타를 집중시켜 3점을 선취했으며 4회는 양팀 모두 1점씩을 주고 받은 후 5회말에 토론토는 3번 폴 몰리터(Paul Molitor)가 1점 홈런을 작렬하여 5-1로 점수차를 크게 벌렸다. 그러나 반격에 나선 필라델피아는 7회초 볼넷 2개와 1번 다익스트라(Dykstra)의 3점 홈런을 포함한 5안타를 집중시켜 선발투수인 스튜어트를 강판시키면서 5점을 올려 6-5로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성공했다. 필라델피아가 8회초와 9회초를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치고 마침내 토론토의 9회말 마지막 공격이 시작되자 필라델피아는 마무리 투수인 좌완 미치 윌리엄스(Mitch Williams)를 등판시켰다.
윌리엄스는 1번 리키 핸더슨을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다음 타자를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여 1 아웃을 잡은 후 3번 몰리터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사후 주자 1, 20루의 상황에서 4번 타자인 조 카터(Joe Carter)를 맞이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볼카운트 2-2상황에서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를 던진다는 것이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를 범하여 카터에게 좌월 3점 홈런을 허용하여 순식간에 점수가 6-5에서 6-8로 바뀌면서 토론토의 우승이 확정되게 되었다. 역대 월드시리즈 사상 홈런 한 방으로 역전 우승이 결정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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