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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길거리서 '스토킹 살해'
전자발찌·접근금지·스마트워치도 못 막았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r 15 2026 12:27 PM
전자발찌 끊고, 흉기 살해 40대 남성 체포 국과수 감정 기다리다 강제구인 조치 못 해
경기 남양주시에서 각종 법상 보호 조치를 받던 스토킹 피해 여성이 대낮 길거리에서 살해돼 피해자 보호 체계의 허점이 도마에 올랐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폭력과 스토킹을 여러 차례 신고하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결국 참변을 피하지 못했다.
15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남양주북부경찰서는 40대 남성 A씨를 전날 오전 8시 58분쯤 남양주시 오남읍 길거리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검거했다. A씨는 피해자가 탄 차량의 창문을 깨고 범행을 저지른 뒤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으나 약 1시간 만에 양평군에서 검거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두 사람은 과거 사실혼 관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범행 직전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신고했지만, 범행이 순식간에 이뤄지면서 구조로 이어지지 않았다.
피해자는 지난해부터 가해자의 폭력과 스토킹 피해를 여러 차례 신고했다. 지난해 5월 A씨의 폭행 사건 이후 법원은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를 결정했고, 경찰은 스마트 워치 지급과 맞춤형 순찰 등 보호 조치를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A씨의 접근이 계속되자 피해자는 올해 1월 다시 경찰서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같은 달 피해자의 차량에서는 A씨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 장치까지 발견됐고, 피해자는 스토킹 및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법원은 A씨에게 접근 금지와 연락 금지 등 스토킹처벌법상 잠정 조치 1∼3호를 결정했지만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경찰은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 신청과 잠정 조치 4호(유치장·구치소 유치) 적용을 검토했으나, 위치추적 장치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강제 구인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장치 감정에는 한 달 이상이 걸려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스토킹·가정 폭력 사건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스토킹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할 경우 자동으로 경보가 울리는 '위치추적 전자장치 연동' 잠정조치가 신청되지 않았던 점도 논란이다. 해당 조치는 가해자의 전자장치를 피해자 휴대폰 등과 연동해 일정 거리 이내로 접근하면 피해자와 경찰에 자동 경보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이런 조치가 적용되지 않아 피해자가 직접 스마트워치를 눌러 신고해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검거 직전 차량에서 종류가 밝혀지지 않은 약을 복용해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의식이 또렷하지 않아 경찰 조사가 지연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의식은 있지만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상태가 회복되는 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그의 치료 상황을 지켜보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잇따른 스토킹 강력 범죄에 경찰 내부에서도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 측은 "관계성 범죄는 극단적 범행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만큼 중대한 사안에서는 강제 구인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재발 가능성이 있는 관계성 범죄에 전수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스마트워치 신고가 접수돼도 범행이 수분 내 이뤄지면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전자발찌 훼손 신호와 위치 정보가 경찰과 보호관찰 기관에 동시에 전달되는 대응 체계를 더 촘촘히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는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는 구속, 잠정조치 4호 등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수사 단계에서 이 절차가 채택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긴지,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종구·허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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