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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적군 탐색·교전...
“재래식 무기론 못 버틴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r 21 2026 03:07 PM
사무스 신지정학연구소장
“무인기(드론)는 군인이 싸우는 방식을 넘어 나라를 통째로 바꿔 놨습니다.”

미하일로 사무스 우크라이나 신지정학연구소(NGRN) 소장이 18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국제 군사 싱크탱크 신지정학연구소(New Geopolitics Research Network·NGRN)의 미하일로 사무스 소장은 우크라이나가 경험한 드론 전쟁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군 정보분석관으로 복무했던 12년 동안 그에게 드론은 정찰 보조 수단이었다. 하지만 '하찮던' 드론이 러시아 탱크를 잡자 전장 양상은 물론 정치·외교 지형을 뒤흔들었다.
사무스 소장은 드론에 의한 가장 큰 변화로 전술 체제 개편을 꼽았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선 참호나 교전선을 찾기 힘들어졌다. 대신 곳곳에 드론 집중 폭격 지대인 '킬존(kill zone)'이 등장했다. 전선 기준 10㎞ 내외를 드론이 감시하다 러시아군이 포착되면 타격하는 식이다. 인공지능(AI) 드론은 표적을 한번 인식하면 끝까지 쫓는다.
사무스 소장은 "군인은 5km 반경 안에 3명씩만 배치된다"며 "적군 탐색부터 교전까지 드론이 대신하니 부대가 전쟁터에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전문적인 드론 조종사는 3만 명으로 추산되며, 대다수 군인은 훈련을 통해 드론을 다룰 수 있다.
드론 때문에 군 보상 체계도 바뀌었다. 우크라이나군은 2024년부터 'FPV(1인칭 시점) 드론'을 통해 적을 타격한 영상을 제출하면 '포인트'를 지급한다. 러시아 보병과 드론 조종사 사살 시 각각 12점과 25점을 받을 수 있고, 포로 생포 시 120점이 떨어진다. 포인트는 군인 전용 온라인 무기 상점에서 현금처럼 쓰인다. 사무스 소장은 "비디오 게임처럼 군인들을 경쟁시켜 동기를 부여하고, 적군 타격에 대한 검증된 영상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군사 플랫폼인 브레이브1에 기업에서 올린 각종 군사 장비들이 올라와 있다. 러시아 군인을 사살 및 생포하거나 장비를 파괴할 때 주어지는 포인트로 구매가 가능하다. 브레이브1 캡처
우크라이나 드론 기업은 800곳 이상으로 불어났다. 대부분 스타트업이다. 사무스 소장도 AI 드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운영한다. 그는 "신기술·신산업 분야 기업을 위한 '샌드박스'(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 혹은 유예하는 제도) 방식을 차용해 안정적인 생태계가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기업, 군, 투자자, 정부를 한 플랫폼(브레이브1)에 모아 유망한 무기를 빠르게 골라 투자하고, 적중률 등 전장에서 수집된 시제품 데이터를 기업에 제공해 성능 개량을 돕는 식이다. 사무스 소장은 "부대가 원하는 상품을 골라 정부 승인 없이 기업과 직접 계약한다"며 "작은 기업도 문 닫지 않고 혁신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그는 미국·이란 전쟁 중 이란으로부터 2,000기 이상의 '샤헤드' 자폭 드론 폭격을 당한 걸프 국가들을 주목했다. "방공망이 일부 작동했지만, 저가에 물량으로 몰아붙이는 드론을 격추하려고 매번 고가의 방공 미사일을 쓸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엔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200여 명이 파견돼 드론 방어 기술을 조언하고 있다. 미국 역시 17일 요격용 기체 양산 계획을 발표하며 드론 전력을 확충하고 있다.

11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우크라이나 기업 제너럴 체리 관계자가 러시아 요격 드론을 시연하고 있다. 이 드론은 제너럴 체리가 러시아 공격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키이우=AP 뉴시스
사무스 소장은 "한국도 드론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경험을 통해 소형 전술 드론과 샤헤드와 같은 공격 드론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았고 이란 전쟁을 계기로 재고를 늘릴 수 있다. 그는 "재래식 무기로는 드론전을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도 이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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