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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려고 인터넷 방송 시작

“크리에이터는 클래식 연주자의 또 다른 미래”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r 28 2026 07:10 PM

치지직 방송과 유튜브 ‘요룰레히’ 운영하는 첼리스트 전희조씨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플랫폼 중 실시간 방송은 게임,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강점을 갖는다. 이런 방송은 콘텐츠 분량이나 수익 구조가 일반 동영상 플랫폼과 전혀 다르다. '요룰레히'라는 이름으로 네이버 실시간 방송 '치지직'에서 활동하며 구독자 37만의 유튜브 채널도 갖고 있는 첼리스트 전희조(36)씨를 13일 서울 방배동 사무실에서 만나 크리에이터 활동에 대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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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며 유튜버로도 활동하는 첼리스트 전희조씨는 13일 서울 방배동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음악 관련 크리에이터를 하려면 "자기 음악만 대단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이 하는 음악을 얕잡아 보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안 하면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말했다. 박지연 인턴기자

 

-인터넷 방송은 어떻게 하게 됐나
"원래 게임을 좋아했는데 주변에 다 음악하고 공부만 하는 사람들이어서 같이 게임할 사람이 없었다. 2019년쯤 남동생에게 같이 게임할 사람 없냐고 물었더니 인터넷 방송 쪽에 게임하는 사람 많으니 방송을 해보라고 하더라. 동생이 그전에 재미 삼아 방송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썼던 카메라, 마이크 장비가 있어서 그걸로 다른 사람들과 같이 게임을 했다. '디시트'라는 술래잡기 좀비 게임을 많이 했다."


-음악 방송으로 바꾼 계기는.
"게임 방송을 첫날 4시간 하고 후원으로 11만1,000원을 벌었다. '열심히 하세요' 이러면서 쏜 건데 당시 1시간 첼로 레슨비로 버는 돈보다 많았다. 이거 해볼 만한가 하는 생각이 들어 동생과 의논했더니 게임보다 잘하는 악기 연주 같은 걸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어떠냐고 하더라. 그래서 첼로 연주 방송으로 전환하고 유튜브 채널까지 만들게 됐다."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기 위해 연주자의 길은 접은 건가.
"연주도 꾸준히 하고 있다. 오프라인 연주회를 1년에 두세 번 정도 여는데 크리에이터 하기 전보다 많다. 연주의 꿈을 접은 게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잘된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렇게 하기 전에는 무난하게 대학원 나와 학생들 가르치고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취업도 하고 그럴 생각이었다. 그런데 크리에이터를 해보니 적성에 잘 맞더라. 대학원 수료하고 미국 보스턴음악원 연주자과정 마치고 와서 졸업하려고 했는데 이게 잘돼서 졸업은 그냥 포기했다."


-가족 반대는 없었나.
"부모님이 싫어하셨다. 그걸 왜 하냐, 평범하게 남들 하는 거 하면 안 되냐, 희한한 거 하려고 한다고 특히 아버지가 반대했다. 그래도 해보고 싶다, 이게 연주자의 또 다른 미래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많이 보니까 나를 홍보하기에 너무 좋을 거 같았다. 크리에이터 활동하고 2년쯤 지나 코로나19 시기에 연주회를 열었는데 표가 매진되는 걸 보고 부모님 생각이 바뀌었다. 그 전까지는 표를 주면서 와 달라고 해도 연주회장이 절반도 안 찼는데 유료표가 매진됐으니 놀라신 거다. 그때 요룰레히 캐릭터 넣어 만든 키링, 공책 같은 굿즈도 잘 팔렸다."


-연주 방송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나.
"처음에는 사람들이 많이 안 보니까 곡을 테마별로 정리해서 오늘은 게임 음악, 다음 날은 어떤 가수의 음악 연주해 드릴게요 하는 식으로 운영했다. 사람이 좀 모이고 나니 연주해 달라고 곡을 신청하더라. 지금은 그런 신청곡 연주를 주로 한다."


-유튜브 채널은 어떻게 시작했나.
"인터넷 방송 시작하고 반년쯤 뒤 채널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연주한 영상들 모아 아카이브처럼 올렸는데 좀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서 주위의 음악하는 친구, 악기 장인 등에게 출연을 부탁해서 이야기 나누고 연주도 들려주는 형태로 했는데 반응이 좋더라."


-유튜브 채널에는 연주 영상을 많이 올리지 않는 것 같은데.
"인터넷 방송에서는 연주를 계속하고 있지만 유튜브에 그걸 모아 올려도 저작권 문제 때문에 수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유튜브에는 연주 영상을 반년에 한 번 정도 올린다. 대신 음악 관련 이야기 영상 위주로 올린다. 인터넷 방송에서는 토크와 연주를 1, 2부로 나누어 하기 때문에 그중 토크 영상 중심으로 유튜브에 공개하는 거다."


-지금까지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에서 다룬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있나.
"처음에는 연주만 했는데 첼로만이 아니라 다른 악기들도 보여주고 싶어서 친구들한테 와 달라고 해서 이야기 나누고 악기 소개하는 콘텐츠를 진행했었다. 기타 치는 거 보여줄 때도 있었고, 바이올린 하는 것도 보여주고 했다. 이제는 인맥을 다 써버려 더 소개할 악기가 없다. 쿠팡이나 테무나 이런 인터넷 쇼핑몰에서 값싼 악기 사서 테스트해 보는 영상도 찍었다. 지금은 음대 진학 고민 상담이라든지 내가 음악하면서 힘들었던 이야기 영상 위주로 하고 있다. 제일 반응이 좋았던 건 초대석 진행이었고 그다음이 연주 영상이다."


-인터넷 방송은 얼마나 자주 하나.
"일주일에 4, 5회 정도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한다."


-인터넷 방송의 경우 인기도를 어떻게 가늠하나.
"동시 접속자 숫자 같은 것이 지표가 된다. 내 경우는 동접자가 400, 500명 정도 된다. 많지도 적지도 않고 중간 정도 수준이다.”


-유튜브 구독자 숫자는 어떻게 늘어났나.
"중간중간 쇼츠 같은 게 한 번 터지면 확 오르고, 초대석 같은 게 반응 좋으면 또 늘어나고 하는 식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유튜브 채널에 올릴 영상은 어떻게 만드나.
"연주는 먼저 쇼츠로 만들어서 반응을 보고 괜찮으면 긴 영상으로 편집한다. 토크 콘텐츠는 저장된 방송 영상을 편집자에게 몇 분 정도 길이로 줄여달라고 요청한다. 그렇게 편집된 영상이 오면 체크해서 빼거나 다시 넣을 부분을 부탁한 뒤 완성되면 내가 업로드한다. 편집자 한 명과 방송 연주 때 악보 찾아준다든가 하는 매니저 한 명이 콘텐츠 제작을 도와준다."


-유튜브 채널에서 인기 있었던 콘텐츠는.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악기 하지 말라던 영상이다. 돈 들인 만큼 돌아오지 않으니 잘 고민해서 선택하라는 내용이었는데 알고리즘을 잘 타서 반응이 좋았다. 음악하는 사람들도 많이 공감해주었던 것 같다. 음악 안 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왜 그렇게 얘기하냐, 꿈을 짓밟느냐 이런 반응도 있었다. 그다음은 클래식 기타 잘 치는 친구가 출연한 영상인데 그 친구가 재미있게 잘 해줘서 조회수가 높았다. 연주도 잘했고 진행을 웃기게 했다. 그 덕분에 초대석 코너로 밀고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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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요룰레히' 인기 동영상.


-인기 영상을 통해 알게 된 콘텐츠 제작의 노하우가 있다면.
"'악기 하지 마라' 영상에서는 어그로 끄는 게 어느 정도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초대 손님 콘텐츠는 조금 화려해 보이는 연주를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초대할 때 간단한 거라도 좋으니 화려해 보일 만한 거 준비 좀 해오라고 요청도 했다. 처음에는 초대 손님들이 잘 이해를 못 해 '왕벌의 비행' '치고이너바이젠' 같은 곡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방송이나 유튜브 하면서 어려운 점은.
"시청자들이 내 말을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일 때가 힘들다. 예를 들어 공연장에서 박수 예절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는데 댓글에서 왜 내 돈 주고 연주회장 가는데 네가 박수 치라 마라 하느냐고 따지는 사람이 있었다. 나쁜 의도로 얘기한 게 아닌데 잘못 받아들일 때 어렵더라. 극히 일부지만 왜 연주를 그렇게 하냐, 연주할 때 표정이 왜 그러냐는 댓글도 있다. 댓글 관리는 매니저가 하는데 너무 심하면 차단할 경우도 있지만 방송은 실시간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댓글 좋게 좀 달아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런 식으로 대응한다."


-인터넷 방송과 유튜브 수익은 각각 어떻게 만들어지고 얼마를 버나.
"유튜브는 조회수 따라서 수익이 들어오고 가끔 공연장 소개나 게임 음악 연주 같은 협찬 광고를 할 때도 있다. 방송은 대부분 후원을 통해 수익이 생긴다. 그전에 음악 레슨하고 오케스트라 객원 연주자로 활동해 버는 수익보다 훨씬 많다."


-음악 관련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클래식 하는 사람들 중에는 클래식 말고 다른 음악을 좀 아래로 보는 경우가 있다. 자기 음악만 대단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이 하는 음악을 얕잡아 보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안 하면 할 수 있는 게 많다. 특정 음악에 갇히면 유튜버로 성공하기는 힘들 거 같다."

김범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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