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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반대편 차 빨리 오자 우회전 멈칫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 타보니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pr 12 2026 02:12 PM

카카오모빌리티...신호 준수도 철저


지난달 31일 밤 11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매봉역 2번 출구 인근.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에서 택시 아이콘을 눌러 목적지를 지정하고 '서울 자율차'를 호출했다. 차체 지붕에 센서 꾸러미를 실은 기아 전기차(EV6)가 나타났다. 서울시의 자율주행차량 여객 운송사업자로 후속 선정돼 지난달 16일부터 강남 일부 구간에서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 사이 운행을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다. 차에 올라 3.5㎞ 구간을 15분 남짓 이동하는 동안 인공지능(AI)과 센서 체계가 주변 360도 상황을 실시간 인지하는 게 느껴졌다.
 


센서 무장에 차량 두뇌 AI 달고 강남 주행
 

261d5e53-f6fd-4bda-b42c-18edcff432d2.jpg31일 오후 11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매봉역 인근에서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으로 호출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가 정차해 있다. 손현성 기자

 

차량이 양재역 방면으로 가던 중 방향 표시등이 자동으로 켜지더니 운전대가 사람 손을 전혀 타지 않고 돌아가며 차선을 능숙하게 변경했다. 양재전화국 사거리에선 우회전을 매끄럽게 했다. 운전대가 시계 방향으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였다.

다음 사거리(도곡1동 주민센터)에선 차량이 우회전하려다 멈칫했다. 반대편에서 좌회전하던 차량이 속도를 내 자율주행 택시와 거리가 가까워지자 먼저 보내려 정차한 것이다. 사람 눈 기능을 하는 여러 센서로 주행 상황을 인지한 차량의 두뇌 'AI 플래너'의 실시간 판단이었다.

차량 루프에는 빛이 되돌아오는 시간을 감지해 거리를 정밀하게 재는 라이다(LiDAR) 5대와 주변 물체 속도 파악에 특화한 레이더 5대, 카메라 7대로 구성된 센서들이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체 개발한 센서 구조물(AV-Kit)에 탑재됐다. 상호 보완하는 각 센서 기능을 효과적으로 조합하는 통합 인지 시스템을 구축해 차량 주변을 360도로 빈틈없이 인지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우회전 대기 중 다른 차량들이 지나갈 때 운전자처럼 슬금슬금 차량을 진입하는 밀어넣기식 주행은 없었다. 보조석에 탄 김종민 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개발팀 책임연구원은 "고난도인 강남 주행 환경에서 안전을 우선한 설정"이라 설명했다. 차량 주행 중 빨간색 신호등이 켜질 때마다 일정한 감속을 거쳐 멈췄다. 신호 준수는 사람이 미리 교통 법규대로 짜놓은 '규칙 기반 플래너'로 이뤄진다.
 


강남 한복판서 돌발상황 대처 학습 중
 

640b7e25-fd90-4a01-b308-4477fbe52193.jpg카카오모빌리티의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 내부. 주행 계획을 실시간 보여주는 시각화 장치(AVV)가 보조석 뒤에 달려 탑승자가 주행 경로를 미리 알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운전석에 앉은 직원이 개입하는 변수도 있었다. 택시가 강남세브란스 사거리 인근에서 유턴하려는데 연석을 피할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직원이 차량을 뒤로 뺀 뒤 유턴했다. 회사 관계자는 "강남 한복판에서 여러 에지 케이스(돌발 상황)를 학습하며 계속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영 지역이라 자율주행이 까다로운 매봉터널 구간은 무사 통과했다. 센서와 자체 구축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 융합 기술로 위성항법장치(GPS) 역할을 대신한다고 회사 측은 부연했다.

목적지로 가는 동안 차선 변경이나 유턴 등 차량의 주행 계획(의도)을 탑승자용 시각화 장치(AVV)로 알 수 있었다. 차량이 도로에서 유턴해 반대편 3차로로 주행할 거란 걸 3차원(3D) 이미지로 경로를 그려주는 식이다. 경로를 예측할 수 있어 승객의 불안을 덜어줄 걸로 보인다.
 


"지금은 하이브리드, 종착지는 '엔드 투 엔드'"

글로벌 기업들에 맞서 국내 환경에 맞는 독보적 기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카카오모빌리티는 AI가 모든 상황에 대처하는 완전 자율주행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회사는 기술력의 현주소를 "AI 기반으로 인지부터 제어까지 다 수행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핵심 기술을 내재화(자체 개발)하는 중이며, 규칙 기반 기술을 함께 운용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안전성에 방점을 찍고 구글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처럼 규칙 기반 기술을 활용하지만, 결국 인간의 자연스러운 운행에 가까워지는 완전한 엔드 투 엔드 방식 모델로 넘어가겠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업계에선 테슬라처럼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운전자처럼 모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엔드 투 엔드 방식이 대세가 될 거라 보고 있다.

관건은 도로에서 나오는 풍부한 실전 데이터 확보다. 자체 구축한 고정밀 지도와 2,200만여 명이 쓰는 카카오 내비게이션 이동 데이터처럼 주행 안정성을 위한 소스 데이터는 보유하고 있지만, 자율주행 차량 운행 대수와 운행 구간 확대로 실주행 데이터 축적량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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