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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바이두 따라잡자”
기업 DNA 바꾸고 자율주행 레이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pr 11 2026 12:51 PM
소프트웨어 역량이 자율주행 주도 현대차그룹, 기술 내재화 속도 높여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플랫폼 협력 “데이터 실증 관건, 예산 투입 늘려야”
자율주행 기술력만 놓고 보면 한국은 분명 후발 주자다.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있어도 자율주행 기술을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에 여러모로 뒤처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해 말 "중국과 테슬라에 비해 자율주행에 좀 늦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이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우버와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이용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개시한 가운데 한 승객이 로보택시에서 하차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자율주행 경쟁은 테슬라,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가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사지만 일찌감치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했다. 하드웨어 경쟁력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를 꾀하는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역량이 주도하는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분명 있다는 얘기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하드웨어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이 기술 개발에 대한 속도와 이해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제조업 기반의 기업 체질을 바꿔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들어 기술 기업 전환을 공표하며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와 협력을 통해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자율주행 플랫폼(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도입해 궁극적으로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 4' 기술까지 확장 가능한 통합 설계 구조를 새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일단 연내에 제네시스 G90 부분변경 모델부터 운전자가 손을 떼고도 주행이 가능한 '레벨 2+'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테슬라가 선보인 감독형 완전 자율주행(FSD) 시스템과 비슷한 수준이다.
인력 진용도 갖췄다. 지난해 말 연구개발(R&D) 본부장에 애플에서 '자율주행 프로젝트(애플 카)'를 지휘했던 만프레드 하러 사장을 승진·선임한 데 이어 올 1월 엔비디아와 테슬라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주도한 박민우 사장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및 포티투닷 대표에 앉혔다.
자율주행의 또 다른 축인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 경쟁력도 끌어올리려고 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있는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통해 레벨 4 단계의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차량 호출 플랫폼 우버와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활용한 시범 서비스도 시작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가 시범 운행하고 있다. 차내에는 엔지니어링 모니터와 함께 승객용 별도 모니터가 설치됐다. 연합뉴스
갈 길은 아직 멀다. 자율주행 경쟁력은 누가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쌓고 이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는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셔널이 달성한 자율주행 거리는 약 320만 ㎞. 테슬라(112억 ㎞)나 중국 바이두의 아폴로 고(2억4,000만 ㎞), 웨이모(1억6,000만 ㎞)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모셔널이 업계를 주도하는 웨이모나 바이두에 비해 무인 자율주행 이력과 개발 현황은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평가했다.
정책 측면에서도 풀어야 할 숙제가 적잖다. 중국만 해도 베이징, 상하이 등 17개 도시가 자율주행 테스트 시범구다. 우리 정부는 올해 초 광주를 국내 첫 '자율주행 실증 도시'로 지정하며 도시 전체를 실증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에는 예산 622억 원 투입을 예고했다.
경쟁 기업, 도시를 추격하는 상황에서 예산 부족 등 실증 규모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회장(중부대 교수)은 "한 기업의 연간 연구개발비에도 못 미치는 수백억 원 예산으로는 다양한 방식의 자율주행 실증 완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자율주행은 시간 싸움이자 자본 싸움인 만큼 예산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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