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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의 여성·어린이·노인 삶도 파괴
전쟁 아닌 복지에 돈 써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pr 18 2026 11:16 AM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7주째 계속이다. 며칠 전 종전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을 역봉쇄하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채로 하루하루가 흐르고 있다. 전쟁 40일째인 8일 기준 이미 사망자가 3,750명, 사상자는 4만2,000명이 넘는다는데 전쟁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사상자가 나올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

2월 28일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에서 구조대와 주민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으로 파괴된 여자 초등학교에서 희생자를 수색하고 있다. 미나브=AP 뉴시스
미국이 투입한 전쟁 비용만도 65조 원(8일 기준)에 달한다. 1시간에 약 612억 원, 1초당 1,700만 원을 전쟁에 쓴 셈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미국 전쟁부는 작전 비용으로 약 295조 원(약 2,000억 달러)의 추가 예산을 의회에 더 요청한 상태다. 우리나라의 올해 국가 예산이 약 727조9,0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금액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를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엄청난 돈을 미국은 삶과 복지가 아니라 죽음과 파괴에 쏟아붓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군사 시설뿐만 아니라 학교, 병원 및 아파트 단지 등을 비롯한 민간 시설로 폭격이 확대되면서 이란 내 민간인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쟁은 A나라와 B나라의 남성 군인들이 ‘전방’에서 벌이는 전투로 보통 이해되곤 한다. 하지만 실상은 ‘후방’에 있는 여성과 어린이, 노인 등을 비롯한 민간인 또한 전쟁의 비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전쟁 첫날 이란 미나브 지역 여자 초등학교에 대한 폭격으로 7~12세의 여학생 160여 명이 폭사한 건 이처럼 다수의 민간인 사망으로 이어지는 전쟁의 무자비한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무엇을 위해 천문학적 숫자의 전쟁 비용을 치르고 있는지를 젠더 관점에서 질문한다. 앞으로 전 세계에는 평화밖에 대안이 없다는 점을 기억하며 이런 비용을 복지 비용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영국의 외교 분야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1월 발표한 ‘2026년 군사력 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이 지출한 국방비 총액은 약 3,793조8,000억 원(약 2조6,300억 달러)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중 미국은 약 1,328조5,000억 원(약 9,210억 달러)을 지출하여 변함없이 가장 많은 국방비를 썼다. 우리나라 국방비도 약 63조 원(약 438억 달 러)으로, 11번째로 국방비가 많은 나라였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가별로 다르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국방비의 약 30~50%가 무기 구매에 사용된다고 한다. 무기의 용도는 적의 살상과 무력화다. 우리가 먹을 수도 없다. 즉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아무런 사용 가치도 없는 고철에 불과할 뿐이다.
인류가 아직 생각할 힘을 갖고 있다면 죽음을 향한 전쟁이 아니라 삶을 향한 평화만이 모두가 살길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군사 비용을 복지 비용으로 전환해, 학교와 병원, 돌봄 시설을 지어 여성과 어린이, 노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게 삶의 기회를 더 풍부하게 제공해야 한다.
안숙영 계명대 여성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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