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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효과(Catfish Effect)

권천학(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Updated -- Apr 20 2026 04:23 PM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Apr 20 2026 04:19 PM


한동안 뜸했다가 요즘 다시 보게 된 트롯 프로그램에 등장한 색다른 존재가 있다. 메기(catfish)였다. 
가수들이 금(gold, 金)트로피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사이의 예상하지 않은 어느 부분에서 느닷없이 메기가 등장한다. 
예상하지 못한 메기의 등장, 그때마다 경악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프로그램의 인기를 끌기 위한 제작진의 기지(機智)일 것이다.
어떻든 그 순간이 되면 화면 중앙에 AI로 만든 메기가 무서운 얼굴로 나오게 된다.  
메기가 왜 나올까?

메기효과(Catfish Effect)라는 것이 있다.
한국에 살 때, 어느 날, 한 또래친구가 퀴즈를 내었다.
청량리에서 식당을 하는 외삼촌이 있는데 그 외삼촌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그 외삼촌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사다가 자신의 가게에 있는 수족관에 넣어두고 생선회로 팔기 때문에 생선의 신선도가 아주 중요한데,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청량리의 식당까지 가지고 가는 동안 생선들이 죽어버린다고 했다. 
살려서 가는 방법은? 
우리 또래들은 아무도 정답을 대지 못했다. 
생선을 담은 양철통을 꽝! 친다가 답이었다.
꽝 치면 성질이 급한 생선들은 기절해 버리는데, 가게에 도착할 때쯤 깨어난다고 했다. 
외삼촌에게서 들은 이야기라고 하며 의기양양했다.
신기했다. 그러나 뭔가 궁금했다. 
나는 그 궁금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 후에 어찌어찌해서 나는 그 정답을 노르웨이 어부들에게서 찾았다.

노르웨이 어부들은 잡아온 정어리를 가공공장이나 주문한 생선가게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정어리가 죽어버려 싱싱함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제값을 다 받기가 어려웠다. 싱싱하게 배달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청량리에서 식당을 하는 내 또래친구의 외삼촌과 같은 고민이다. 
노르웨이 어부들이 드디어 찾아낸 방법이 생선 운반 통에 메기를 한 마리를 함께 넣어두는 것이었다. 
포식자인 메기가 생선을 잡아먹기 때문에 정어리들은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잠들 틈도 없이 이리저리 도망치게 되고, 그러다보니 주문받은 도착지까지 생생하게 살아있는 상태로 운반할 수 있게 되었다. 말하자면 물고기들에게 살아남기 위하여 도망다니는 것은 대단한 스트레스였고, 그 스트레스가 물고기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셈이다. 
그것이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메기효과(Catfish Effect)였다.

 

laura-espana-aoq4hx4kcyk-unsplash.jpg

언스플래쉬

 

트롯 프로그램에서 예상하지 못한 중간중간에 메기를 등장시킨다. AI로 만든 커다란 메기다.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날카로운 이빨과 칼날 같은 지느러미로 무대의 중앙을 가르듯 헤엄쳐 솟아오르며 무대를 장악한다. 가수들의 자지러지는 소리와 관중의 함성과 박수소리가 뒤섞여 쏟아지고 공연장은 열기로 더욱 달아오른다.  
트롯무대에서 메기를 등장시키는 것은 출전 가수들을 긴장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을 지켜보는 관중들을 더욱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이중효과를 가져온다. 프로그램의 인기를 끌기 위한 제작진의 기지(機智)가 적중한 셈이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도 그런 효과가 필요하지 않은가.
경쟁이 심한 사회,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무엇인가로 끊임없이 대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느슨해지고 자만해져서 경쟁에 질 수밖에 없다. 경쟁에서 지는 것은 곧 실패를 의미한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경쟁에서 지지 않아야 하고, 지지 않으려면 멈추지 않고 꾸준히 해내야하고 꾸준히 해내려면 자극이 필요하다. 외부의 자극에 긴장해야하고 그 결과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 그것이 현대인들의 살아남는 방법이 된다. 

개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성장기(成長期)에는 부모형제가 있어 보살핌과 도움을 받지만, 일단 성인(成人)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사회에 던져져 자기 스스로가 살아가야 한다.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극심한 경쟁을 해야 한다. 타인과의 경쟁만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더구나 생애(生涯)의 길이가 길어졌다.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갈고닦는 일을 계속해서 성장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외부의 자극만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의 자극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공부하는 일밖에 없다. 그 공부가 자신을 살아있게 하고, 성장시키는 일이다.♥     

 

권천학(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www.koreatimes.net/오피니언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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