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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도 껌뻑한 솔푸드 ‘파페보두아’
마치 순대 먹는 듯한 식감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y 03 2026 11:09 AM
소시지는 독일어 문화권의 대표 음식이고 스위스에서도 독일어 문화권인 동부 지역에서 많이 소비된다. 그러나 프랑스어 문화권인 스위스 서부에도 ‘솔푸드’라고 할 만한 소시지가 있는데 ‘소시송 오 슈’다. 직역하면 ‘양배추 소시지’. 다진 돼지고기에 양배추를 섞은 소로 창자를 채운 소시지다.
스위스 보주의 전통 소시송 오 슈(양배추 소시지)로 만든 파페 보두아.
외형은 평범한 소시지와 별반 다를 바 없지만 썰거나 씹으면 차이가 확연하다. 고기를 거칠게 다지기 때문에 단면을 보면 큼직한 고기 입자 사이사이 흰 양배추 조각이 심긴 모양새다. 소에 채소가 포함된 데다 식탁에 올리기 전에 뭉근하게 삶기 때문에 수분감이 높다. 촉촉하고 육질이 느껴지는 식감, 마치 순대를 먹는 듯하다. 소시지계의 백암순대랄까. 양배추 소시지에 으깬 감자와 리크(대파와 비슷한 유럽 향신채)를 곁들이면 스위스 서부 보(Vaud) 지역의 솔푸드 ‘파페 보두아’가 완성된다.
오래된 전통 음식이 그렇듯 소시송 오 슈 또한 유래가 명확하지 않지만, 그럴듯하면서도 재미있는 탄생 비화가 전해진다. 프랑크왕국의 황제 카를 3세가 조카 두 명을 대동하고 보 주의 오르베라는 마을에 머물렀다. 카를 3세는 별명이 ‘비만왕’인 대식가. 황제 일행이 예정보다 오래 체류하며 마을 식량 창고를 축내자 마을 사람들은 위기감에 묘수를 냈다. 귀한 고기 대신 상대적으로 흔한 양배추를 소시지에 섞어 최대한 고기를 아낀 것. 황제를 기만했음에도 무사히 후대에 요리법이 전해진 점을 보면 비만왕도 비법 소시지에 만족한 모양이다.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양배추 소시지는 하나하나 일련번호를 매겨 관리할 정도로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 사육부터 생산의 전 과정이 규정돼 있다.
로잔=글·사진 이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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