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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식품 버려진다
유통기한(best before) 조금 지나도 안전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May 13 2026 04:23 PM
소비기한(expiry date)과는 다른 의미 연 120억 불 넘는 음식 폐기돼
캐나다 전역의 푸드뱅크 이용 수요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유통기한(best before) 표기를 둘러싼 소비자 혼란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버려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캐나다에서 유통기한(best before)과 소비기한(expiry date)에 대한 혼란으로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대량 폐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언스플래쉬 이미지
토론토 기반 식품 구호 단체 세컨드하베스트(Second Harvest)는 보고서를 통해 캐나다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음식물 쓰레기 중 약 23%가 날짜 표기 방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른 손실 규모는 12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세컨드하베스트의 로리 니켈 CEO는 많은 사람들이 유통기한이 지나면 음식이 안전하지 않다고 오해해 멀쩡한 식품을 버리고 있다며, 캐나다의 음식물 쓰레기 대응 전략이 크게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이 유통기한과 소비기한(expiry date)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약 16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연방보건부 규정에 따르면 보존기간(shelf life)이 90일 이하인 포장식품은 연방식품검사국의 감독 아래 유통기한 표기를 해야 한다. 다만 보존기간이 긴 제품은 표기 의무가 없지만, 많은 제조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이를 표기하고 있다.
니켈 CEO는 캐나다에서 실제 소비기한이 적용되는 식품은 영유아 분유와 식사대용품, 단백질 바, 처방식 식품 등 5종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통기한은 식품의 신선도와 맛, 영양 상태가 가장 좋은 시점을 의미할 뿐 안전성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연방보건부 역시 유통기한은 제품의 품질 저하 시점을 의미하며, 소비기한은 특정 식품을 더 이상 섭취해서는 안 되는 시점을 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는 캐나다가 음식물 쓰레기 감축 정책에서 주요 국가들보다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올해 7월부터 ‘expires on’ 표기를 금지하고 ‘best if used by’와 ‘use by’로 표기를 표준화할 예정이다. 호주, 영국, 일본, 한국 등도 식품 안전성과 품질 관련 표기를 구분하고 있다.
토론토 최대 푸드뱅크인 데일리브레드푸드뱅크(Daily Bread Food Bank)의 닐 헤더링턴 CEO도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캐나다가 세계에서 음식물 낭비가 가장 심한 국가 중 하나라며, 식품 안전 기준과 음식물 낭비 문제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일리브레드푸드뱅크는 현재 토론토 주민 10명 중 1명꼴로 식품난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헤더링턴 CEO는 팬데믹 이전 월 6만 명 수준이던 이용자가 지난달에는 33만 명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헐튼과 해밀턴에서 활동하는 식품 구조 단체 푸드포라이프(Food for Life) 역시 저소득층 가정들이 날짜 표기를 오해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버리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푸드포라이프의 미건 리처드슨 개발·마케팅 책임자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초콜릿 우유 한 트럭 분량을 배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표기 날짜가 지나면 우유가 즉시 상한다고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리처드슨은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운 표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버리게 되는 상황 자체가 사회적 문제라고 주장했다.
세 단체는 날짜 표기 방식에 대한 대중 인식 개선과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컨드하베스트는 현재 캐나다에서 버려지는 음식의 41% 이상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1,700만 명에게 1년 동안 하루 세 끼를 제공할 수 있는 양이라고 추산했다.
단체는 불필요한 유통기한 표기 삭제와 라벨 명확화, 대국민 교육 확대, 국가 식량안보 전략에 음식물 쓰레기 감축 정책 포함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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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