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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스핀 도는 강동원 “제가 하면 진짜 웃기겠다 싶었죠”
영화 ‘와일드 씽’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y 24 2026 12:02 PM
‘댄스 머신’ 역할 맞춰 매일 4시간 연습 래퍼 엄태구·발라더 오정세 ‘의외 조합’ 한물간 3인조 혼성그룹의 재기 그려
2000년대 초반,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데뷔 앨범부터 1위를 휩쓴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뜻밖의 사건으로 한순간에 고꾸라진다. 20년 후 생계형 방송인으로 살고 있는 현우(강동원)와 솔로 앨범 실패로 빚더미에 앉은 래퍼 상구(엄태구), 재벌가 며느리가 된 도미(박지현)에게 기적 같은 재결합 기회가 찾아온다. 이들은 단 한 번의 마지막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까?
영화 '와일드 씽'에서 비보이 출신 '댄스머신' 현우(강동원)가 바닥에 머리를 대고 도는 헤드스핀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와일드 씽’은 왕년의 아이돌이 재기 무대에 오르기 위해 다시 뭉치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뻔하지 않은 캐스팅 조합과 과감한 이미지 반전을 결합한 의외성이 일단 웃음을 유발한다. 내향인으로 잘 알려진 세 배우가 신화, H.O.T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비주얼의 세기말 아이돌로 완벽 변신하고, 오정세는 이들에 밀려 ‘39주 연속 2위’를 기록했던 비운의 발라더 최성곤 역할을 능청스럽게 소화한다.
가장 먼저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 건 트라이앵글의 리더 현우를 연기한 배우 강동원(45)의 노란 단발머리와 화려한 비보잉 기술이다. 19일 서울 종로구의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내가 댄스가수 역할을 맡아 헤드스핀(머리를 바닥에 댄 물구나무 자세로 몸을 돌리는 동작)을 하면 진짜 웃기겠다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제대로 춤을 춰본 적 없는 40대 배우가 ‘댄스 머신’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험난했다. 촬영 전 미국에 체류 중이던 그는 미국의 브레이크 댄스 단체 ‘주스(JUiCE)’를 찾아 연습에 착수했고, 한국에선 매일 4시간씩 현우 역 스턴트를 맡은 배우에게 춤을 배웠다.
영화 '와일드 씽'의 주인공인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의 도미(박지현), 현우(강동원), 상구(엄태구).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제작진은 덜 힘든 윈드밀(팔과 상반신을 바닥에 대고 몸을 돌리는 동작)로 대체할 것을 제안했지만 강동원이 끝까지 헤드스핀을 고집했다. 그는 “헤드스핀은 어렸을 때 열정과 꿈을 시각적으로 표현해주는 요소로 결국 모든 인물의 이야기를 대변한다”며 “이 영화는 결국 헤드스핀을 도는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연습과 무대 경험이 쌓이면서 마지막 촬영 땐 말 그대로 몸에 밴, 완성된 퍼포먼스를 해낼 수 있었다고. 전성기 시절 현우의 칼 단발머리 역시 고교 시절 머리를 길렀던 기억을 되짚어 강동원이 직접 고른 스타일이다.
영화는 피날레 공연을 향해 가는 익숙한 로드무비 구조 속 저항 없이 터지는 B급 유머를 촘촘히 배치해 유쾌한 리듬을 완성했다. 억지 신파나 인위적인 메시지 부각이 없는데도 다시 무대에 오르려는 인물들의 간절함이 차곡차곡 쌓여 후반부에는 묘한 뭉클함을 주기도 한다. 강동원이 “가장 탐났던 캐릭터”로 콕 집은 최성곤 역의 오정세는 단연 이 영화의 치트키다. 야생동물을 쫓는 포수로 거칠게 살아온 그가 ‘고막 남친’ 시절로 회귀해 촉촉한 미성으로 부르는 대표곡 ‘니가 좋아’는 진지한데 웃기고, 이상하게 애달프다.
영화 '와일드 씽'에서 성곤(오정세)은 여심을 저격하던 감성 발라더에서 멧돼지를 사냥하는 포수가 된다. 사진은 성곤의 차를 타고 공연장으로 향하던 트라이앵글 멤버들이 경찰의 오해를 받아 대치하는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강동원의 필모그래피엔 ‘그녀를 믿지 마세요’(2004), ‘전우치’(2009), ‘검사외전’(2016)을 잇는 또 한 편의 강렬한 코미디 영화가 새겨지게 됐다. “원래 가장 자신 있고 재밌어하는 연기가 코미디”라는 게 그의 설명. 배우를 넘어 제작자로 활동 반경을 넓힌 만큼 다양한 도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센 액션도 하고 싶어요. 인간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는 진짜 어두운 이야기도 해보고 싶고요. 콘텐츠 기획과 제작도 계속 열심히 하겠습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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