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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영화의 힘은 '자유'”
전주국제영화제 문성경 프로그래머
- 이레 인턴기자 (media3@koreatimes.net)
- Jun 03 2026 10:32 PM
지난달, TIFF 라이트박스서 ‘전주 프로젝트’ “새로운 감독 찾는 해외 요청 늘어… 한국 영화 향한 관심 달라졌다”
한국 독립영화가 북미 영화 관객과 만나는 접점을 넓히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토론토국제영화제(TIFF)와 협력해 지난달 26일까지 TIFF 라이트박스에서 ‘전주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전주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한국 영화, 그리고 한국이 공동 제작으로 참여한 다른 나라의 영화까지 다양성의 상징 같은 곳에서 상영할 수 있다는 것은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문 프로그래머는 지난달 2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TIFF와의 협력 배경, 한국 독립영화의 경쟁력, 전주국제영화제의 제작·투자 철학을 설명했다. 그는 “한 편의 영화를 선택하고 본다는 것이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평소 보지 못했던 방식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은 내 안의 세계를 확장하거나 깨부수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전주국제영화제 문성경 프로그래머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TIFF와의 협력 배경, 한국 독립영화의 경쟁력, 전주국제영화제의 제작·투자 철학을 설명했다. 이하 사진 조휘빈 기자
전주국제영화제와 TIFF의 인연은 약 4년 전 시작됐다. 문 프로그래머에 따르면 전주국제영화제는 아니타 리 TIFF 프로그래밍 오피서를 심사위원으로 초청했고, 당시 전 세계에 공개되지 않은 한국 영화를 소개했다. 이후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에도 심사위원으로 초청하며 관계를 이어왔다. 문 프로그래머는 “그 과정을 통해 아니타씨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를 발굴할 수 있고, 또 인더스트리 기능에 대한 것들을 보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만 보여주는 영화제가 아니라 영화를 제작하고 투자하고 배급 지원을 하는 영화제”라며 “TIFF와 같은 큰 영화제가 품을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한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주 프로젝트의 큐레이션 과정에서는 현지 관객의 반응도 중요한 기준이 됐다. 문 프로그래머는 “TIFF 시네마테크 프로그래머들의 의견을 구했고, 현지에서 관객들이 반응할 수 있을 만한 영화들 중에서 큐레이팅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상영작 중 김대환 감독의 ‘초행’과 문소리 배우가 출연하고 제작 총괄을 맡은 ‘세 자매’를 추천했다. 문 프로그래머는 두 작품에 대해 “한국의 젊은 사람들, 혹은 한국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면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봉준호·홍상수 감독의 초기 단편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관객과 만났다. 문 프로그래머는 전주국제영화제가 과거 운영한 ‘디지털 3인 3색’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관객이 이 감독을 제일 잘 알고 싶으면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궁금해할 때, 가감 없이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응축된 자신만의 스타일, 자신만의 비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들”이라며 “진정한 작가, 감독들은 자신의 스타일이 꾸준히 같이 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국 상업영화와 독립·예술영화의 차이에 대해서는 제작 방식과 관심사의 차이를 짚었다. 문 프로그래머는 “상업적으로 멀티플렉스에서 걸리는 영화들은 조금 더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부분이 있고, 관객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서사 구조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 예술영화는 현재 지금, 우리 일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 혹은 시대정신에 더 가까운 이야기들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독립영화의 경쟁력으로 ‘자유’를 꼽았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투자·제작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제작의 독립성”이라고 했다. 문 프로그래머는 “감독들이나 제작사들에게 어떤 터치도 하지 않는다”며 “예술적인 부분에서는 온전한 자유를 드리고, 그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작업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식이 국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감독들이 본인이 할 수 있는 예술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 같고, 결과적으로 베를린영화제에서 수상한다든가 로카르노영화제에서도 수상하는 결과들을 도출해 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프로그래머는 “(외국) 현업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한국과 연결되고 싶다는 바람을 느낄 때가 많다”고 전했다.
K콘텐츠 열풍 이후 해외 영화계가 한국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문 프로그래머는 “현업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한국과 연결되고 싶다는 바람을 느낄 때가 많다”며 공동 제작, 해외 상영 요청 등을 예로 들었다. 특히 과거에는 “유명한 감독님들 작품을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면, 이제는 “새로운 감독 없을까요”, “저희가 잘 모르는 감독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거대 자본이 없는 독립영화가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이유에 대해 “제작 방식의 접근법”을 들었다. 민간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강하게 작동하는 경우 창작자가 투자자의 요구를 의식할 수밖에 없지만, 공적 자금이나 재단, 영화제의 지원은 창작자에게 더 큰 자유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문 프로그래머는 “돈으로 모든 것을 환산할 수 없는 문화적 가치를 보고 투자하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멈추지 않는 환경이라면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문 프로그래머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산업으로서의 기능이 강조된 영화제”라고 표현했다. 다양한 영화를 선보이고, 이후 관객과 시장을 만나는 쇼케이스 형태의 비즈니스가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것이다. 반면 전주국제영화제는 “관객들이 평소 거의 볼 수 없는 예술영화, 독립영화, 실험영화, 혹은 한국에서 상업적으로 개봉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영화들을 소개하는 데 주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영화의 다양성에 집중하는 지점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매년 전 세계에서 약 230~250편의 영화를 초청한다. 한국 영화의 경우 경쟁 부문은 공모를 통해 선정하기도 하고, 감독이나 제작진을 직접 만나 섭외하기도 한다. 외국 영화는 토론토국제영화제처럼 세계 최초 상영작이 많은 영화제를 찾아 한국에 소개할 작품을 검토한다. 문 프로그래머는 “좋은 작품, 새로운 작품은 항상 찾고 있으니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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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 인턴기자 (media3@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