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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핫뉴스

"부정선거 아닌 부실선거"

잠실로 몰린 2030, 극우 정치 집회와 선 긋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n 07 2026 12:02 PM

‘잠실 개표소 시위’ 사흘째 2만여 명 집결 정치권 거리두고 태극기에 "재선거" 구호만 2030 주도 평화 시위...강경파 방해 여전


사상 초유의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를 봉쇄한 시민 집회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는 '무능력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판하고 재선거를 요구하는 2030세대가 대거 몰렸다. 참가자들이 특정 정치세력이나 부정선거 음모론과 거리를 두면서 극우·보수진영 중심의 정치 집회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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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7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일대는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로 온종일 붐볐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올림픽공원 내 체류 인구는 최대 3만2,000명에 달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인원도 2만여 명(오후 6시 기준)이다.

시민들은 개표소 8개 출입구를 봉쇄한 채 “재선거를 실시하라” “선관위는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기장 내부에는 개표를 마친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과 계수기, 투표지 분류기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 현장에 모인 이들은 이를 부실 선거의 증거로 보고 외부 반출을 막아서고 있다. 개표소에 갇혔던 선관위 직원 20~30여 명은 전날 새벽 경기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2030' 중심 자발적 시위 운영

이번 시위의 전면엔 2030세대가 자리하고 있다. 개표소 일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는 20대(34.2%)였고 30대(24.1%)가 그 뒤를 이었다. 유모차를 끌고 오거나 초등학생 자녀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과거 보수단체나 정치 유튜버가 주도하고 60대 이상 ‘태극기 부대’가 주축이 됐던 기존 정치 집회와는 사뭇 결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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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매표소 부스에 재선거를 요구하는 문구 등이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4개월 된 자녀와 현장을 찾은 이정렬(37)씨는 “참정권을 침해당해 답답한 마음에 항의하러 나왔다”며 “시위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평화로워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6개 기동대 350여 명을 배치됐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번 시위를 ‘잠실 민주화 운동’으로 명명하며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잇따랐다. 현장에서는 청년들이 음료와 간식을 나누거나 쓰레기를 줍는 모습도 보였다. 자원봉사에 나선 김모(22)씨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 때도 20대가 중심이 됐다”며 “청년이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단적 시위 비화 경계 목소리

참가자들 대부분은 시위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거나 극단적 음모론에 오염되는 것을 경계했다. 극우 단체 집회에 성조기나 이스라엘 국기가 종종 등장하는 점을 의식한 듯 “태극기만 흔들어 달라”는 참가자가 다수 눈에 띄었다. 경기장 외벽에도 "정치 시위가 아니다" "선동당하지 말라"는 문구가 잔뜩 붙어있었다. 6일에 이어 이틀째 참석한 박모(27)씨는 “전날 일부 정치인과 인플루언서들이 나와 ‘USA’를 연호하는 것을 보고 집회의 본질이 망가질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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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시위 참석을 위해 거제도에서 왔다는 신정섭(32)씨는 “이번 사태는 부정선거라기보다 선관위의 행정 실패가 부른 부실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에 선관위가 시민들의 분노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대대적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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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 시위 참가자들에게 평화 시위를 당부하는 안내문이 적혀있다. 이재명 기자

 

기존 극우 세력이 ‘부정선거 프레임’을 씌우려는 움직임도 포착되면서 현장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전날 대표적인 부정선거론자인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는 현장을 찾아 이번 선거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음모론을 폈다. 이날도 일부 극우 인사들은 시위 구호에 미국 대선 불복 슬로건인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을 추가하자며 시위대를 설득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징하는 빨간색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김모(74)씨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피켓을 들거나 ‘윤 어게인’ 배지를 착용한 인사들이 시위대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참가자들의 문제 제기도 선관위를 넘어 경찰 대응으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날 보수성향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경찰이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함을 반출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을 과잉 진압했다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박정보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와 현장 경찰관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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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이송된 투표함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도착해 확성기를 이용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전문가들은 시위가 본래 문제의식을 유지하려면 정치적 극단주의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위대가 극단적 유튜버나 ‘사이버 레커’들과 과감하게 거리를 두어야만, 청년들의 순수한 목소리가 민주주의 과정 속에 온전히 반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화하는 대치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출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질이 퇴색되지 않고 갈등을 조기에 해결하려면 정치권과 합의된 시민사회 등 중립적인 인사를 뽑아 상호 타협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명·허유정·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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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reatimes.net/핫뉴스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캐나다 한국일보
  • 리쏘 (Lisso) 안마의자

전체 댓글

  • Brendon ( jpa**@newsver.com )
    Jun, 08, 11:25 AM Reply

    청년들의 요구는 반드시 반영되어야 합니다. 태극기 부대와, 극우단체들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스라엘기는 왜 흔들어대는지 이해 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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