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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러 보는, ‘오! 필승 코리아’
황현수의 들은 풍월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n 11 2026 12:14 PM
대한민국 축구의 뜨거운 심장이 다시 뛰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맞아, 한국인의 응원 문화를 되짚어 본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손뼉을 치게 되는,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응원 박수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이 4강 신화를 쓰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응원법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어, 길거리 응원 문화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박수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짝짝(2) + 짝(1) + 짝짝(2)'으로 총 5번의 박수가 이어진다. 이 리듬은 서구권 축구 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랩(Clap) 리듬', 그러니까 노래를 들으면서 박자에 맞춰 치는 박수를 한국적인 구호에 맞게 만든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유럽 축구 경기장을 직접 경험한 <붉은 악마> 서포터들이 현지의 뜨거운 응원 문화를 한국 정서에 맞게 변형하여 도입한 것이 오늘날의 형태가 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 외에도 월드컵 응원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는 가수 윤도현이 부른, ‘오~ 필승 코리아!’다. 이 노래가 으뜸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구호와 박자가 매우 단순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가사를 외울 필요 없이 리듬만 맞추면 되기에, 현장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도 즉석에서 하나가 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오! 필승 코리아'는 유럽 축구 현장에서 오랫동안 불리던 응원가 멜로디를 한국 정서에 맞춰 편곡한 것이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붉은 악마>는 이 멜로디에 "오! 필승 코리아"라는 가사를 붙여 작곡가에게 편곡을 의뢰했고, 이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월드컵 공식 응원가로서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
대중들은 이 노래가 윤도현이 작곡을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작곡가 이근상이 편곡을 해서 법적으로 그의 저작권이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는 저작권을 포기하고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부를 수 있게 했다.

2002년 6월 22일 <한일 월드컵> 한국과 스페인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응원하던 붉은 악마들이 환호하고 있다. 서울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도현은 이 노래를 녹음할 때 소속사로부터 "노래가 쉬우니 잠깐 가창 알바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래서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가창비만 받고 곡을 녹음했는데, 신혼여행을 떠났다가 몇 주 뒤에 돌아와 보니 온 대한민국이 자기 목소리로 뒤덮여 있어 당혹스러웠다고 전해진다.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오 오레오레/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오 오레오레
윤도현 밴드의 ‘오 필승 코리아’는 당시 과장 좀 보태, 온 국민이 한번 이상은 불렀을 정도로 국민송이 되었다.
‘오, 필승 코리아’가 나오기 전에도 월드컵 응원가는 있었다. <1998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MBC가 ‘히트 제조기’로 불리던 김창환 프로듀서에게 월드컵 공식 응원가를 의뢰했다. 김프로듀서는 클론을 데뷔시킨 제작사로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이 곡을 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클론의 ‘월드컵 송’이다.
한국의 전사들이 나간다 다 함께 야야야야/ 동방에 횃불들이 모였다 다 함께 야야야야/ 모두가 힘을 모아 하나로 뭉쳐서 야야야야/ 동방에 백의민족 기상을 높여라 야야야야
클론 특유의 강한 비트와 “야야야야”,”꼬레야”와 같은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특징이다. 당시 한국 대표팀의 기상을 높이고 국민적 자부심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안타깝게도 멤버 강원래가 2000년 오토바이 사고로 큰 부상을 입으면서 클론은 당시 활발한 활동을 하기 어려웠지만, 노래 자체는 대한민국 대표팀 응원의 상징이 된다.
<2002 한일 월드컵>에도 클론은 ‘발로차’라는 응원가를 만든다. 엄정화와 홍경민이 피처링을 맡았는데, 특유의 댄스 비트에 “발로 차, 버리고 가~”라는 반복적인 가사를 입혀, 축구의 역동성을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르게 만들었다.
발로차 (soccer) 발로차 (soccer)/ WE ARE THE CHAMPION/ 발로차 (soccer) 발로차 (soccer)/ WE ARE THE WORLD CUP
세계의 시선이 다 여기에/ 지구촌 축제를 시작하자/ 세계의 평화 우리는 하나가 되어/ 한마음 한뜻으로 외치자
‘발로차’는 신나는 댄스 리듬 덕분에 길거리 응원뿐 만 아니라 방송, 학교, 각종 행사에서 필수 응원곡으로 사용된다. 이 곡은 2002년 이후에도 한국 축구 응원가 하면 떠오르는 ‘전설’이 되었다.
거치른 벌판으로 달려가자! (으쌰라 으쌰! 으쌰라 으쌰!)/ 젊음의 태양을 마시자! (으쌰라 으쌰! 으쌰라 으쌰!)/ 보석보다 찬란한 무지개가 살고 있는 저 언덕너머/ 내일의 희망이 우리를 부른다!
(간주에 맞춰서) 대! 한! 민! 국! (또는) 하나! 둘! 하나! 둘! 셋! 넷!
1984년에 작곡한 김수철의 ‘젊은 그대’는 원래 응원가로 만들어진 곡은 아니다. 젊은이들의 도전 정신과 희망을 찬양하는 가사, 누구나 따라 부르기 쉬운 경쾌한 멜로디 덕분에 큰 인기를 끌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한인들이 토론토 한인회관에서 한국팀을 응원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러다가 고려대학교 등 주요 대학에서 응원 오리엔테이션이나 합동 응원전 때 이 노래를 개사해서 부르기 시작했다. 축구 응원가로 본격적으로 불리게 된 것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프랑스에게 동점골을 터뜨린 직후, 현장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며 응원 열기가 끓어올랐을 때부터다. 오늘날 ‘젊은 그대’는 특정 팀의 전유물이 아니라, 농구, 배구 등의 응원부터 축구의 열광적인 합창까지 시대를 넘어 젊음의 찬가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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