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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유머 코드가 이 작품의 힘
“코믹 리액션은 즉흥 연기”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n 14 2026 01:44 PM
‘취사병 전설이 되다’ 박지훈 인터뷰
미역을 엮은 드레스를 입은 박지훈이 구름 위에서 검지를 편 팔을 길게 뻗는다. 미켈란젤로의 명화 ‘천지창조’를 패러디한 ‘미역의 신’이다. 또 다른 장면에선 골키퍼 의상으로 그라운드에 서서 난데없이 돼지 등뼈로 피리를 부는가 하면, 희끗한 파마머리의 ‘훈머니(박지훈+할머니)’ 분장을 한 채 애절한 눈빛으로 손자를 바라보기도 한다. 천만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을 기억의 저편에 묻고 유쾌한 코미디 드라마로 돌아온 박지훈을 최근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만났다.
즉흥 연기로 완성한 코믹 리액션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한 장면. 티빙 제공
지난달 11일부터 tvN에서 방영 중인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탄띠 대신 앞치마를 두르게 된 이등병 강성재(박지훈)가 환상의 식단을 완성하는 전설의 취사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밀리터리 쿡방 판타지 드라마다. 케이블·종편 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하며 흥행 몰이 중이다. 원작 웹툰의 설정처럼 강성재의 눈앞에 갑자기 ‘가디언’이라는 게임창이 떠오르고, 지시에 따라 요리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중급, 고급 취사병으로 점점 레벨을 높여 나간다.
드라마의 백미는 단연 강성재의 요리를 먹은 이들의 리액션이다. 과장된 표현에 갖가지 패러디를 버무린 영상이 만화 ‘요리왕 비룡’을 떠올리게 한다. 박지훈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B급 유머 코드가 이 작품의 힘”이라며 “스스로 재미있는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아서 코믹 연기에 더 끌렸다”고 말했다. 화제가 된 장면들은 대부분 현장에서 즉흥 연기로 완성했다. ‘등뼈 피리 장면’도 마찬가지. 그는 “소품만 준비된 상태에서 노래 한 곡만 틀어 달라 부탁했더니 왈츠풍 노래가 나왔다”며 “러시아 민속춤도 추고 해볼 수 있는 춤은 다 해보자는 식이었다”고 촬영 비화를 전했다.
"백지 상태에서 현장 흡수하는 스타일"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주인공 강성재(박지훈). 티빙 제공
아역배우 출신인 박지훈은 2017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보이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했다. 이후에도 연기 활동을 병행했는데, 2022년 11월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1’을 기점으로 배우로서 존재감을 키우기 시작했다. 올 2월에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어린 선왕 단종 이홍위 역할을 맡아 인생작을 경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연함과 내면의 위엄을 모두 담아낸 눈빛으로 1,600만 관객을 완벽히 설득해내며 ‘단종 앓이’ 신드롬의 주인공이 됐다.
박지훈은 “일단 대본을 많이 보면서 인물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감정을 공부한다”며 “대사를 암기한 다음은 백지 상태에서 현장에 들어가 상대 배우를 보고 경청하며 흡수하는 게 제 연기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특유의 눈빛 연기는 몰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설명이다. “그래도 ‘왕사남’ 때보다는 눈빛에 더 힘이 있겠죠? 성재가 분노했을 때 잠깐씩 나오는 서늘한 눈빛은 ‘약한영웅’ 연시은이 생각날 법한, 아는 분은 아는 눈빛을 넣어보자고 생각했어요.”
올해 ‘천만 배우’ ‘백상 신인상’ 등 여러 타이틀을 얻었지만, 스스로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박지훈은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으스대는 모습은 생각하기도 싫다”며 “’들뜨지 말자’는 좌우명을 늘 새기고 있다”고 했다. 내년 군입대 계획도 밝혔다. “실제로는 취사병보다 해병 수색대에 지원하고 싶어요. 헬기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거나, 레펠 침투 훈련을 받아보는 게 제 로망입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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