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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퍽철퍽 신발 벗기 두려운 ‘발 다한증’
로봇 수술로 해방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n 21 2026 01:51 PM
더위 탓 아닌 요추 교감신경 과활성 수면 중엔 땀 분비 멈추는 것이 특징 약물·보톡스 등 기존 치료법은 한계
여름은 발 다한증 환자들에게 유독 고통스러운 계절이다. 기온이 오르면 신발 속에 습기가 차고 곰팡이균이 번식해 심한 악취가 나기 때문이다. 다한증을 단순히 여름철에 땀이 많이 나는 증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진단 기준은 계절이 아니라 증상의 지속성, 수면 중에는 땀이 멎는 신경학적 특성에 있다.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방석환 비뇨의학과 교수가 단일공 로봇 수술로 발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방석환 비뇨의학과 교수는 “다한증은 기온 변화와 관계없이 6개월 이상 양쪽 발에서 과도한 땀이 지속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발 다한증은 요추 2~4번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해 발생한다.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수술이 필요하지만, 기존 복강경 수술은 기구를 삽입하기 위해 복부에 3, 4개의 구멍을 내야 해 흉터와 통증 부담이 있었다. 복막을 뚫고 복강 안으로 들어간 뒤 장기를 젖히며 교감신경에 접근해야 해 번거롭기도 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방 교수는 최근 국내 처음 다빈치 단일공 로봇으로 복막 뒤쪽인 후복막강을 통한 수술에 성공했다. 옆구리에 작은 구멍 하나만 내는 방식으로, 흉터를 최소화하면서 수술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수술을 받은 20대 여성 환자는 큰 통증 없이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했다고 한다. 방 교수는 “발 다한증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단일공 로봇수술이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발에 땀이 얼마나 나야 발 다한증입니까.
“발 다한증 진단에서 중요한 건 시간과 지속성이에요. 덥고 습한 여름에만 두세 달 땀이 많이 나는 것은 다한증으로 보지 않습니다. 계절과 기온 변화에 상관없이 6개월 이상 꾸준히 땀이 나야 합니다. 한쪽 발이 아니라 양쪽 발에서 모두 땀이 나야 하고요. 잠을 잘 때는 교감신경 활성화 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땀이 나지 않는 것도 주요 특징 중 하나입니다.”
-환자들이 일상에서 얼마만큼 고통을 겪습니까.
“긴장되는 면접을 보고 일어날 때 구두나 운동화 안에서 철퍽 소리가 날 정도로 땀이 차는 분들도 있습니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신발이 완전히 젖어 운동화가 여러 켤레 있어야 하고, 외출할 때 여벌 양말을 서너 개씩 챙겨 다니며 갈아 신어도 감당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아요. 특히 여름철에는 냄새까지 나니까 신발 벗는 곳에 가길 꺼리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기도 합니다.”
-기존 치료법은 어떤 한계가 있습니까.
“바르는 약(알루미늄 클로라이드)이 있어요. 땀샘 주변 단백질과 결합해 땀구멍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발은 손과 달리 각질이 두꺼워 약물이 땀샘 구멍을 제대로 막기 어렵습니다. 전류를 이용해 약물을 피부 장벽 안으로 침투시키는 이온영동 치료는 주 2, 3회 병원에 가야 하고, 치료를 멈추면 곧바로 다시 땀이 나요. 땀 분비를 촉진하는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차단하는 보톡스 치료 역시 효과가 6개월 남짓입니다.”
-이번에 성공한 로봇 수술은 어떤 방식입니까.
“척추뼈 3번 부근에 있는 요추 교감신경을 절제해 발로 내려가는 땀 분비 신호를 원천적으로 끊어내는 원리입니다. 기존 내시경 수술은 구멍을 3, 4개 내 복막을 뚫고 복강 안 장기를 밀어내며 요추에 접근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수술은 복막을 거치지 않고 옆구리 쪽의 후복막으로 직접 진입했어요. 특히 단일공 로봇수술은 속옷 라인을 따라 골반뼈 앞쪽에 약 2㎝ 크기의 작은 절개창 하나만 내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또한 고화질 3차원(3D) 카메라로 수술 부위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어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교감신경만 선택적으로 절제할 수 있어요.”
-발 다한증 수술을 비뇨의학과에서 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후복막 공간은 신장과 요관이 있는 곳으로, 비뇨의학과 의사들이 평소 자주 다루는 수술 부위예요. 비뇨의학과는 신장암 부분절제술과 전립선암 수술 등 단일공 로봇을 이용한 후복막 수술 경험이 많습니다. 발 다한증 치료를 위해 절제하는 요추 교감신경도 후복막 공간에 있기 때문에, 그동안 쌓아온 수술 경험을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었던 거죠.”
-신경을 끊으면 땀이 다른 곳에서 날(보상성 다한증) 가능성은 없습니까.
“수술을 고민하는 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점이죠. 흉부 교감신경을 끊는 손 다한증 수술은 다른 부위로 땀이 옮겨가는 보상성 다한증 발생률이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발 다한증은 그 확률이 5~10% 안팎으로 낮습니다. 로봇으로 좌우 요추 교감신경을 모두 절제하는 데는 1시간 남짓 걸립니다. 복막을 통과하지 않고 후복막 공간으로 직접 접근하기 때문에 장을 비롯해 복강 내 장기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해 회복이 빠른 것도 장점이에요.”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발 다한증은 보통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증상이 시작됩니다. 한창 밖에서 활동하고 사람을 만날 나이에 신발이 젖고 악취가 나서 겪는 심리적 위축과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커요. 보상성 다한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평생 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긴장 상태로 살아가기보단, 흉터를 최소화한 로봇 수술을 적극적인 치료 선택지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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