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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향군 동부지회 6.25전쟁 76주년 기념식
- 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
- Jun 26 2026 03:42 PM
캐나다 참전용사 위켄즈씨 등 참석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노래 1절에만 ‘원수’라는 단어가 네 번이나 등장한다.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는 불구대천의 원수는 과연 누구인가. 김일성이 소련 스탈린의 승인을 얻어 전쟁을 시작했고 중공군이 침략했으니 그들을 가리키는 것일까. 설령 그렇다 해도 전쟁이 끝난 지 70여 년이 지난 지금, 헐벗고 속박 속에 사는 북한 동포를 여전히 ‘원쑤’로 바라보는 것은 이 노래만큼이나 부적절해 보인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원수는 굶주리는 민족이 아니라 그들을 억압하는 독재 괴수들이 아니었던가. 수만 리 이역만리에서 여전히 이 노래를 불러야 하는 현실이 처량하게 다가온다.

재향군인회 캐나다동부지회가 한국전쟁 67주년 기념식을 25일 브램튼 메도우메일 묘지에서 주최했다. 오른쪽은 기념사를 하는 고희철 지회장, 바로 옆은 방윤준 사무총장. 이하 사진 한국일보
6.25 전쟁 76주년을 맞은 25일 오전 11시, 브램튼 소재 메도우베일 묘지 ‘위령의 벽’ 앞에서 재향군인회 캐나다동부지회(회장 고희철)가 주최한 기념식이 열렸다. 과거 공산 침략군에 비해 턱없이 빈약한 무기와 보급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조국을 지켜낸 참전용사 5명과 향군 회원 등이 자리를 지켰다. 방윤준 향군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고희철 회장의 기념사에 이어 내빈 기념사와 헌화 순으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한국전 76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캐나다 참전용사 테리 위켄즈(Terry Wickens)씨가 본보의 질문에 답하며 활짝 웃고 있다.
캐나다 참전용사 중에는 테리 위켄즈(Terry Wickens·94)씨 부부가 유일하게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국 태생인 그는 군에 징집돼 1952년부터 1953년까지 한국 전선에서 통신수리병(Signals)으로 복무했다. 현재는 휠체어에 의지해야 할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기념식장에서 만난 그는 당시의 고생과 위험을 모두 잊은 듯 밝고 환한 표정이었다. 위켄즈씨 부부는 “한국 정부로부터 정기적인 물질적 혜택을 받는 것은 없지만, 매년 잊지 않고 이런 행사에 초대해줘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캐나다 참전용사들 역시 고령화로 인해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수년 전 전국 조직마저 해체된 상태라 이들의 참석은 더욱 뜻깊었다.

재향군인회 캐니다동부지회 여성회 회원들.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정은희 회장.
이번 행사에는 올해 2월24일에 출범한 재향군인회 캐나다동부지회 여성회(회장 정은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지회 내에서 보훈과 안보 활동 및 봉사를 하던 여성들의 역할을 공식화한 것이다.
정은희 회장은 “고령의 6.25 참전 유공자 가족 위문, 보훈병원 방문, 한인 안보의식 고취 등 지역사회 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군 복무 여부와 관계없이 향군 활동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한인 여성들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기념식 특별 공연으로, 한인회 소속 시니어합창단(지휘 김성숙)이 ‘내 맘의 강물’ 등 두 곡을 선사해 군대식의 예식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녹여냈다. 다만 야외 묘역이 넓은 탓에 이들의 성량이 현장에 크게 울려 퍼지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합창단은 원래 한카시니어협회 소속이었으나 지난 5월 한인회 산하로 이적했다.
한편, 재향군인회 캐나다동부지회는 오는 7월27일 같은 장소에서 한국전 휴전협정 체결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6.25 76주년 기념식 후 참석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은 한인회 시니어합창단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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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