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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와 홍명보의 무능 이중창
한국 축구의 근간 흔들고 자멸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n 28 2026 11:02 AM
시작부터 예견된 참사였다. 선임 과정부터 절차적 하자를 안고 출범한 홍명보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참혹한 경기력 끝에 탈락하며 한국 축구에 또 한 번 깊은 상처를 남겼다. ‘황금 세대’를 품고도 역대 최악의 월드컵으로 만든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57) 감독의 무능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대통령까지 나서 한국 축구의 쇄신을 주문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몽규(가운데)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4일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패하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몬테레이=최주연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이 최종 무산됐다. 48개국 체제로 처음 열린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역대 월드컵 사상 최악의 성적인 34위에 머물렀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두 번의 월드컵을 지휘했다. 2014 브라질 대회에서 처참하게 조별리그 탈락했던 그는 축구협회로부터 명예 회복 기회를 다시 받았지만, 결국 같은 실패를 반복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선수 시절에는 레전드로 추앙받았지만, 지도자로서는 다시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은 이미 여러 차례 공정성과 절차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었다. 앞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감독 추천 권한이 있는 협회 전력강화위원회의 권한을 무력화하고 독단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추천한 사실이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로 드러났다. 홍 감독 선임 역시 권한이 없던 이임생 당시 기술총괄이사가 심야에 홍 감독과 만나 추천 절차를 진행한 사실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를 통해 확인됐다. 정 회장과 홍 감독, 이 이사는 모두 고려대 출신으로, 정 회장은 지난해 4연임에 성공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기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몬테레이=최주연 기자
클린스만 선임 논란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정 회장 체제의 축구협회가 별다른 제도적 변화 없이 다시 홍 감독을 발탁한 건 한국 축구 행정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아울러 홍 감독이 2014 브라질 대회 대참사를 반복했다는 점은 협회의 책임을 더욱 무겁게 한다.
홍 감독의 선수 기용과 전술 운영 역시 12년 전과 똑같이 답습됐다. 당시 '인맥 축구' '의리 축구'로 조롱받았던 선수 기용 오판이 재연됐고, '뻥 축구' '무전술'이라는 혹평을 들었던 전술적 빈곤도 반복됐다. 그는 12년 전처럼 "모든 책임은 감독인 내가 지겠다"고 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구체적인 설명이나 실패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정 회장과 사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는 홍 감독이 물러난다고 해서 한국 축구의 구조적 폐해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축구협회의 근본적인 개혁이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박지성과 이영표가 "왜 이런 상황이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축구의 위기는 경기장 안의 문제가 아닌, 축구 행정 전반을 다시 세워야 할 과제로 번지고 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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