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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결승 무대는 ‘거대한 쇼핑몰’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 가보니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l 05 2026 02:31 PM
수익극대화 위해 미식축구장 개조 8만2000명 수용... 3번째 큰 규모
역시 자본주의의 맹주다웠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예정된 미국 뉴저지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 일대는 말 그대로 '미국식 소비문화'를 함축한 공간이었다. 축구는 거대한 소비를 이끌어내는 하나의 콘텐츠였고, 경기장을 둘러싼 모든 공간은 그 소비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돼 있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 프랑스-스웨덴의 경기가 열린 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에 위치한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을 찾았다. 20일 이곳에서 대회 결승전이 열린다. 이스트 러더퍼드=박주희 기자
프랑스와 스웨덴의 대회 32강전이 열린 1일(한국시간) 찾은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은 차량으로 10여 분 떨어진 곳에서도 한눈에 들어올 만큼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8만2,000여 명을 수용하는 이 경기장은 이번 대회 16개 경기장 중 댈러스 스타디움(약 9만 명),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약 8만 7,000석)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그리고 20일 월드컵 결승전이 이곳에서 열린다.
흥미로운 점은 이곳이 원래 축구장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미식프로풋볼(NFL) 뉴욕 자이언츠와 뉴욕 제츠의 홈구장인 미식축구 전용 경기장이다. 지척에 미국프로축구(MLS) 뉴욕 레드불스의 홈구장인 레드불 아레나(약 2만5,000석)가 있음에도, 미국과 국제축구연맹(FIFA)은 입장권, 식음료 판매 등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형 미식축구장을 개조해 월드컵 경기장으로 활용 중이다. 이곳에서 치러지는 경기 수 역시 8경기로, 댈러스 스타디움(9경기) 다음으로 많다.
스타디움과 구름다리로 연결된 초대형 쇼핑몰 ‘아메리칸 드림’에 들어서자, 미국식 소비문화의 진면목이 펼쳐졌다. 경기장과 사실상 하나의 상권으로 묶인 이 쇼핑몰은 월드컵 기간 거대한 소비 허브로 변신했다.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과 '아메리칸 드림' 쇼핑몰을 이어주는 구름다리. 상당수의 관중들이 쇼핑몰 주차장에 차를 댄 후 이 다리를 통과해 스타디움에 입장한다. 이스트 러더퍼드=박주희 기자
경기 당일엔 일반 관중이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어, 상당수 축구 팬은 자연스럽게 쇼핑몰 주차장(수용 차량 약 1만2,000대)에 차를 대고 경기장으로 넘어온다. 하지만 여기에도 미국식 계산법이 숨어 있다. 쇼핑몰 이용객의 주차 요금은 6달러. 반면,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주차할 땐 무려 225달러를 내야 했다. 같은 주차장, 같은 공간이지만 목적지에 따라 요금은 37배 넘게 차이가 났다.
실제로 이날 오전 쇼핑몰 주차장 입구에는 형광색 조끼를 입은 직원들이 차량을 일일이 세운 후 방문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요금을 부과했다. 기자가 “쇼핑하러 왔다고 말한 뒤 축구 경기를 보면 어떻게 되냐”고 묻자, 직원은 씩 웃으며 "정확한 시스템을 알려줄 순 없지만, 사후에 모두 확인해 요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쇼핑몰 내부 역시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이날 혼잡을 피해 일찌감치 도착한 이들은 경기 시작 전까지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특히 소비는 식사와 쇼핑에서 끝나지 않았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연면적 약 28만㎡·3층)의 이 쇼핑몰 안에는 놀이공원, 워터파크, 실내 스키장이 들어서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은 축구 외에 다양한 놀이 문화도 함께 소비했다.
총 6개의 롤러코스터를 갖춘 놀이공원의 자유이용권 가격은 현장 결제 기준 1인당 69달러.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긴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놀이기구를 즐기는 이들도 가격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딸 두 명과 놀이공원 기구를 즐기던 스티브 레이먼(46)은 "미국에서 월드컵을 직접 볼 기회는 평생 딱 한 번뿐"이라며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기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칸 드림' 쇼핑몰 내부의 놀이공원.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 프랑스-스웨덴의 경기가 시작하기 5시간 전이었음에도, 손님들이 하나둘 놀이동산에 들어서고 있다. 이스트 러더퍼드=박주희 기자
경기장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이들 역시 이 거대한 소비 생태계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다. 이들은 푸드코트에서 음식과 음료를 구입한 뒤, 1층 중앙에 마련한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프랑스가 스웨덴을 3-0으로 꺾자 자리가 잠시 비었지만, 곧이어 멕시코-에콰도르 전 중계를 보려는 팬들이 순식간에 스크린 앞을 점령했다.
경기장은 90분 승부를 위해 존재했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그보다 훨씬 긴 소비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었다. 푸드코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데이비드(40)는 연신 주문을 받으며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은 평소보다 매출이 4배 정도 뛴다”며 "축제 분위기다 보니 사람들이 평소보다 쉽게 지갑을 여는 것 같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스트 러더퍼드=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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