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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해외서 길을 찾다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l 04 2026 12:18 PM
지난달 17일 개봉한 공포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한일 합작이다. 한일 문화교류 프로젝트로 일본 고베에 갔던 한국 대학생들이 폐신사에서 실종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재중과 공성하 등 주요 배우들은 한국인이다. 일본 감독 구마키리 가즈요시가 메가폰을 잡았다. 고베에서 대부분 촬영된 이 영화는 2일까지 4만7,000명가량이 봤다. 제작비는 10억 원 정도이니 극장 기준 손익분기점(20만 명 이상)에 한참 못 미친다. 흥행에 참패했다고 울상 지을 만하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일본에 열성 팬을 많이 거느린 배우 김재중이 주연 역할을 맡았다. 미스터리픽처스 제공
‘신사’는 2월 6일 일본에서 먼저 개봉했다. 3만 명 넘는 관객이 봤고, 아직 상영 중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10억 원 규모 (저예산) 외국 영화로는 (흥행이) 잘된 경우”다. 국내 영화사 미스터리픽처스는 DVD와 주문형비디오(VOD) 등 일본 2차시장에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출신 김재중 팬덤이 적지 않은 힘을 발휘할 거란 전망이다. ‘신사’는 한국을 넘어 일본 시장까지 겨냥해 흥행 위험도를 낮춘 사례다.
지난달 23일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공포영화 ‘화씨저택’ 뒤에는 한국이 있다. 한국 영화사 런업컴퍼니의 베트남 자회사 런업베트남이 제작했다. ‘화씨저택’은 개봉한 지 6일 만에 누적 관객 수 50만 명을 넘으며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한국 영화는 오래전부터 해외시장 개척을 시도했다. 합작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판을 키우려는 노력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지속성이 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필사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불어닥친 극장가 불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신사’와 ‘화씨저택’은 그런 각고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들 중 일부다.
해외 밖 여건은 오히려 좋다. 영화를 비롯한 K콘텐츠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기생충’(2019)의 성공 이후 한국 영화 몸값은 올라갔다. 해외에 팬이 적지 않은 감독의 영화는 예전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다.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150개 국가에 팔린 덕분에 손익분기점을 대폭 낮췄다. 제작비 170억 원을 감안하면 국내 관객 500만 명을 넘어야 했으나 300만 명을 넘어도 돈을 벌게 됐다. ‘군체’는 2일까지 577만 명이 봤다. 15일 개봉하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 역시 해외 선판매로 제작비의 많은 부분을 이미 회수했다.
해외시장 개척은 이제 초기에 불과하다. 합작과 선판매를 넘어 지식재산(IP) 판매와 이에 따른 공동 제작 등 다양한 해외 진출 유형이 늘어나게 될 듯하다. 불황이 만든 아이러니한 기회가 한국 영화의 새 전환점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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