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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쏟아부은 돈만큼 수익 낼 수 있나”
메타 쇼크가 던진 질문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l 11 2026 02:31 PM
메타 쇼크發 AI 시장 관점 변화
'메타 쇼크'. 1일(현지시간) 시장을 강타한 이 현상은 하루의 뉴스로 끝나지 않았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의 '큰손'이던 메타가 수요자에서 공급자로 입장을 바꾸려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그동안 AI 반도체의 공급보다 수요가 더 크다는 전제에서 쌓인 투자 기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뒤따른 건 AI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다.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 '정작 수익은 내고 있는가'로 말이다.

새 수익모델을 제시한 메타의 발표로 미국 반도체 섹터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급락한 코스피는 9일 현재까지도 메타 쇼크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라마'까지 개발한 메타가 AI 인프라 대량 구매자에서 남는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빌려주는 클라우드 플레이어로 포지션을 바꾸겠다는 것은 AI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반도체 등의 수요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공포를 불렀다.
막대한 자본, 언제 어떻게 회수될 수 있나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오픈AI는 2025년 한 해 130억7,000만 달러(약 19조6,960억 원)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이 209억2,000만 달러(약 31조5,256억 달러)에 달한다. 매출 1달러를 벌기 위해 2.6달러를 쓰는 구조로, 매출 1달러당 1.6달러의 손실을 내고 있는 셈이다. 업계가 추정하는 오픈AP의 매출 구조는 챗GPT 플러스 같은 구독이 55~60%, *API 종량제가 15~20% 수준을 차지하는 전형적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이지만, 수익의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AI 도입 현장에서도 비슷한 모순이 보인다. 미국 CBS는 고용정보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를 인용해 "1~4월 기술 업계에서 총 8만5,411명이 감원됐다"고 전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AI·자동화·머신러닝 도입과 직접 연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전문매체 포천은 연매출 10억 달러 이상 기업 350곳 가운데 80%가 AI 도입 이후 인력 감축에 나섰다는 리서치 기업 가트너의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하지만 이런 감원이 투자수익률(ROI) 개선과는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가트너는 "인건비 절감만을 목표로 AI를 도입할 경우 대부분 기업이 제한적인 성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선두권 AI 플레이어도 돈을 벌지 못하고, AI를 도입한 기업들 감원이 곧바로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은 시장의 불안을 키운다. 모든 것이 AI로 해결된다는 부푼 기대를 품고 있지만, 실은 AI가 버블 영역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AI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본이 언제, 어떤 형태로 회수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는 대목이다.
닷컴버블' 시스코-통신사 구조, AI에서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7일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선밸리 콘퍼런스'에 도착하고 있다. 선밸리=AFP 연합뉴스
엔비디아와 오픈AI를 둘러싼 투자 구조는 이런 우려를 증폭시킨다. 엔비디아는 오픈AI의 대규모 펀딩 라운드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하고, 오픈AI는 엔비디아의 GPU와 시스템을 대규모로 구매하는 구조다. 칩 공급 업체와 AI 서비스 기업이 서로에게 투자하며 수요와 가치를 동시에 키우는 패턴인데, 과거 '닷컴버블' 당시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와 통신사가 서로 장비를 맞구매하면서 버블을 키웠던 구조와 닮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엔비디아의 AI 투자 400억 달러 중 300억 달러가 오픈AI에 집중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물론 지금의 AI 산업이 2000년대 초 닷컴 버블과 똑같다고 단언하긴 힘들다. 당시에는 통신망과 장비가 과잉 구축되면서 상당 부분이 쓸모 없게 됐지만, AI 인프라는 곧바로 클라우드 서비스·소프트웨어·에이전트로 연결되며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처럼 이미 막대한 이익과 현금 흐름을 실현한 플레이어가 존재한다는 점도 다르다. 정부와 대기업의 AI 관련 예산이 계속 증가하는 점을 볼 때 장기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시각도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박5일 방한을 마친 6월 9일 출국 직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AI가 버블인지, 아니면 막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것인지 당장 단정짓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수익모델이 결국 지표가 될 거란 견해가 설득력을 얻는다. AI 인프라와 모델 경쟁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지가 더 관건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단기 효율에서 벗어난 정교한 수익모델과 신시장 창출이 AI 버블론을 뛰어넘는 계기가 될 거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API 종량제: 소프트웨어나 AI모델을 월정액으로 구독하는 게 아니라 사용한 횟수나 데이터 처리량에 비례해 비용을 지불하는 과금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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