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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잇고 삶의 지혜로 완성하다
강익중 작가 '내가 아는 것', ROM 한국관에 결실
- 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
- Jul 21 2026 08:27 AM
한캐 수교 60주년을 맞아 시작된 시민참여형 한글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3년 반만에 결실을 보며 토론토 로열온타리오박물관(ROM) 한국관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지난 2023년 5월 8일, 에디스베일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워크숍으로 막을 올린 이 프로젝트는 권성연 ROM 한국문화예술 큐레이터가 기획하고 뉴욕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가 참여해 큰 주목을 받았다.

3년 반에 걸친 '내가 아는 것' 프로젝트로 ROM 한국관에 한글꽃이 활짝 피었다. 사진 ROM 한국관
이 프로젝트는 대중이 직접 참여하는 ‘커뮤니티 아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 작가는 과거 아들에게 자음과 모음을 각기 다른 색으로 칠해 한글을 가르쳤던 경험에서 착안해 외국인들도 쉽게 한글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을 적용했다.
참가자들은 3인치 크기의 정사각형 종이에 ‘내가 아는 것’이라는 주제로 나누고 싶은 삶의 지혜를 한글 한 문장으로 적고 크레파스로 색을 칠했다. 자음과 모음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한글처럼, 개개인의 메시지가 모여 하나의 커다란 화합의 미술품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 결실을 축하하는 설치기념 행사가 지난 7월18일(토) ROM 한국관에서 열렸다. 이번 프로젝트는 약 3년 반 동안 추진되어 왔다. 현장에는 캐나다한인미술가협회 회원, 토론토대·OCAD 학생, 자원봉사자 및 참가자 등 50여 명이 참석해 완성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강익중 작가
이날 행사에서 강 작가는 권 큐레이터의 진행으로 약 30분간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했다. 강 작가는 달항아리를 비롯한 조선 백자와 오방색을 작품에 접목해 화합과 음양의 조화를 담아냈으며,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캐나다에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공미술의 가치를 강조했다. 향후 실현하고 싶은 구상으로는 남북한 참가자들의 글과 그림을 모아 파주에 다리를 만드는 '꿈의 다리' 프로젝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에 새롭게 재단장한 ROM 한국관 입구는 중국관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동선에 맞추어, 한자 중심에서 한글 중심으로 발전해 온 한국의 문자문화를 보여주는 유물들을 함께 전시했다. 세종 시기의 금속활자부터 조선 후기 목활자, 20세기 중반의 한글 자모 체계까지 선보이며 한국관만의 명확한 정체성을 구현했다.

한국관 전시장 내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에 한 관객이 체험하고 있다. 사진 ROM 한국관
또한 박물관 측은 한글을 모르는 대다수의 관람객을 배려해 모든 문장을 영어와 프랑스어로 번역해 전시장 내 터치스크린으로 제공한다. 벽면에 설치된 타일 작품에 포함되지 못한 참여자들의 문장 역시 디지털 검색이 가능하도록 구성해 ‘모두의 참여’라는 의미를 극대화했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권성연 큐레이터는 “한국계 참가자뿐만 아니라 한글을 처음 접하는 다양한 이들이 한글을 익히고 삶의 지혜를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라며, “ROM 한국관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참여형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행사에 참여한 조은아 전 한인미술가협회 회장 역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순간이었고, 관객들이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보고 느끼며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가 인상적이었다”며 “다만 중국관의 규모에 압도되어 한국관이 위축되지 않도록, 앞으로 한국관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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