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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갑자기 사물 두 개로 보이면?
"뇌신경계 질환 의심해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l 25 2026 02:16 PM
성인 사시·복시, 노안으로 오해 많아 뇌신경 12개 중 4개가 눈과 연결 뇌출혈, 뇌종양 등 뇌질환 연관성
"갑자기 사물이 두 개로 보이거나 사시가 생겼을 때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면 안 됩니다. 성인이라면 눈 문제가 아니라 뇌신경계 질환일 수도 있어요."

15일 경기 안산시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만난 하석규 안과 교수가 성인 사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15일 경기 안산시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만난 하석규 안과 교수는 "어린이에게만 생기는 질환이란 인식이 사시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많은 성인들은 눈이 돌아가거나(사시) 한 물체가 두 개로 보이면(복시) 노안이나 백내장, 황반변성 같은 안질환을 먼저 의심한다. 그러나 하 교수는 "뇌에서 뻗어 나오는 뇌신경 12개 가운데 4개가 눈과 연결돼 있다"며 "이 신경들이 지나가는 경로에 뇌출혈이나 뇌종양, 염증이 생기면 눈을 움직이는 근육에도 이상이 생겨 사시와 복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하 교수는 신경계 질환으로 생긴 복시와 안질환 때문에 생긴 복시를 구별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한쪽 눈을 가려도 한 물체가 둘로 보인다면 시력 저하나 안질환이 원인인 '단안 복시'일 가능성이 높아요. 반면 두 눈을 떴을 때 물체가 두 개로 보이다가 한쪽 눈을 가렸을 때 정상으로 보인다면 신경계 질환과 연관된 '진성 양안 복시'일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성인 사시 환자가 많습니까.
"최근 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증가, 안과 진단 기술의 발달, 어린 시절 발견하지 못했던 사시가 성인이 돼 겉으로 드러나는 사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예요. 특히 장시간 이어지는 근거리 작업은 '급성 후천 일치성 내사시'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보려면 눈을 안쪽으로 모아야 하는데, 이런 반복적인 근거리 작업이 눈을 모으는 기능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복시는 시력 저하나 노안 때문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성인 사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야 할 증상이 하나의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를 시력 저하나 노안으로 생각해요. 성인에게 갑자기 발생한 사시나 복시를 가볍게 넘기면 안 되는 이유는 뇌질환과 연관돼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눈을 움직이는 근육은 3번, 4번, 6번 뇌신경과 관련 있는데, 이들 신경이 지나는 경로 어딘가에 이상이 생기면 갑자기 눈이 돌아가거나 복시가 나타날 수 있어요.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는 고령층에서는 혈관 이상으로 신경마비가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사시·복시가 뇌질환 신호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까.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뇌동맥류는 뇌혈관 일부가 약해져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인데, 이 뇌동맥류가 3번 뇌신경을 압박하면서 복시가 나타날 수 있어요. 이를 방치하면 부풀어 오른 혈관이 파열되면서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갑자기 발생한 복시나 사시가 있다면 뇌 영상검사도 함께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시·복시가 또 어떤 병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까.
"중증 근무력증은 신경과 근육 사이의 신호 전달이 원활하지 않아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고 힘이 빠지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에요. 초기에는 눈 근육만 침범하는 '안구형 중증 근무력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괜찮다가 피로가 쌓이는 오후가 되면 눈꺼풀이 처지고 복시가 심해져요. 이를 단순 피로로 여겨 치료하지 않으면 환자의 절반가량이 전신형으로 진행합니다. 전신형 중증 근무력증으로 발전하면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삼킴장애가 생기고, 심한 경우에는 호흡부전까지 올 수 있어요."
-성인 사시는 어떻게 치료합니까.
"소아 사시는 시각 발달을 돕는 게 치료 목적이지만, 성인 사시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기저 질환을 감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눈을 움직이는 근육과 관련한 뇌신경 이상으로 발생하는 일시적인 마비성 사시는 한쪽 눈을 가리는 가림치료나 프리즘 안경으로 증상을 줄일 수 있어요. 눈을 움직이는 근육에 보톡스 주사를 놓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지속되거나 사시 각도가 크면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성인 사시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시 각도가 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곧바로 수술하기보다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충분히 경과를 관찰한 뒤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성인 사시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시를 예방하려면 스마트폰 과다 사용 같은 과도한 근거리 작업을 줄이고 1~2년마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요. 또 눈을 좌우로 움직이거나 초점을 모으는 눈 운동을 알려주는 곳도 있다는데, 이런 눈 운동의 사시 치료 효과는 의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권하지 않습니다. 성인 사시와 복시는 황반변성이나 망막질환 같은 일반적인 안과 질환과는 완전히 다른 신경계 질환의 범주로 봐야 합니다. 특히 갑자기 복시가 나타났다면 뇌질환의 신호일 수 있는 만큼 안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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