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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찾는 솔로 캠퍼 “깡으로 버티고, 새로움 찾고”

“디자이너 일과 닮았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ug 01 2026 01:55 PM

의류 디자이너 출신 ‘백패커’ 김이랑씨


여성 혼자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높은 산과 오지를 찾아다니는 고생스러운 캠핑을 하는 유튜버들이 늘고 있다. 여행, 캠핑이 원래 인기 콘텐츠인 데다 '여성의 모험'이라는 이채로움까지 더해 주목받기 쉽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 '리랑온에어(Rirang OnAir)'를 운영해온 김이랑(39)씨는 이 장르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크리에이터 중 한 사람이다. 구독자 146만 명으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지만 여전히 혼자 여행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김씨를 지난달 16일 경기 용인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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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커 김이랑씨는 지난달 16일 경기 용인시의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하고 싶은 유튜브 채널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조그맣게라도 시작해 6개월 정도라도 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다빈 기자


-유튜브 채널 운영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의상 전공을 해서 의류 디자이너로 일했다. 여러 의류 회사를 다녔는데 그중에서는 여성복 브랜드인 올리비아 로렌을 제일 길게 했던 것 같다."


-백패커 유튜버가 의류 디자이너라니 의외다.
"회사 일 하면서 거의 매주 주말에 캠핑을 다녔다. 그때는 같이 다니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세상 구경도 하고 새로운 것도 보고 자연과 같이하는 게 재밌더라. 그때쯤 유튜버 1세대 하면서 막 TV에 나오기 시작할 때였고 다들 유튜브 해볼까 이런 분위기들이 있었다. 진입 장벽이 없으니까 주위에서 나도 유튜브 해볼까 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나도 어차피 매주 캠핑 다니니까 기록 보관한다는 느낌으로 해볼까 하고 2018년쯤 가볍게 시작했던 것 같다."


-오지 캠핑이 많은데 힘들지 않나.
"의류 디자이너 일이 야근도 잦고 해서 열정이라든지 악이나 깡이 있어야 버틸 수 있다. 게다가 늘 새로운 것을 갈구한다는 방향성도 오지 캠핑과 닮은 점이 있다. 캠핑도 하다 보니 살짝 지루해지면서 좀 더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지더라."


-지금은 회사를 그만두었나.
"코로나19 팬데믹 때 다들 외출 안 하니까 의류 시장이 많이 죽었다. 다니던 회사에서 자연스레 인원 감축 이야기가 나왔다. 마침 그때 회사를 그만두고 유튜브 더 열심히 하고 의류 쇼핑몰 운영 같은 것도 해보고, 디자이너일을 프리랜서로 하는 것도 고민하던 참이어서 2021년을 끝으로 퇴직하게 되었다. 게다가 그 얼마 전 회사에서 먼 곳으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왕복 4시간 걸리는 출퇴근을 6개월 정도 하면서 몸도 지쳐 있는 상태였다."


-퇴직 후 유튜브에 전념하면서 채널에 변화가 있었나.
"회사 다니면서 주말에 백패킹 갈 만한 데를 가면 다들 사람이 있었다. 사람 없는 조용한 곳에 가서 여유를 즐긴다든지, 좀 와일드한 느낌을 갖는 그런 캠핑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회사 그만두고 한 달쯤 뒤 1월 평일에 경기도 어느 야산의 눈 쌓인 숲 속으로 백패킹을 갔다. 그런데 그 영상이 조회수가 많이 나왔다."


-지금까지 어떤 영상들을 만들었나.
"와일드한 느낌의 야생 캠핑이 있고 오토 캠핑으로 차박하는 영상, 그리고 여행하는 콘텐츠가 있다. 여행은 해외여행도 있고 기차 타고 가는 국내여행도 있다. 이런 서너 가지 유형의 영상을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번갈아 가며 매주 한 편씩 올렸다. 최근엔 바빠서 건너 뛰기도 했지만 시작하고 5년 정도 거르지 않고 매주 영상을 올렸던 것 같다."


-여행 아이디어는 어떻게 찾나.
"처음에는 어디 갈까 위주로 생각했는데 그다음에는 가는 것뿐 아니라 뭘 해야 되나를 중심으로 하다가 이제는 뭘 먹어야 되나도 고민하는 식으로 계속 새로운 것을 찾는 편이다. 원래 꼼꼼히 계획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여행지는 미리 예정지를 짜놓는다거나 하지는 않고 그때그때 인터넷으로 찾거나 오다가다 느낌이 좋았던 곳이나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있으면 그곳을 메모해두었다 다시 꺼내보고 정하는 식이다."
 

-가서 뭘 할까, 뭘 먹을까 하는 아이디어는.
"의류 디자이너를 하다 보면 시장 조사하는 일이 많다. 퇴사 후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 운영하면서 바로 조회수가 잘 나온 뒤 좋은 섬네일 만들기 위해 시장 조사를 많이 했다. 어떤 식으로 해야 느낌이 좋고 눈에 잘 띄나 이런 궁리를 많이 했다. 마찬가지로 음식도 제철 음식을 검색해본다든지 조사를 한다. 비슷한 채널도 참고로 본다. 구독자가 많지 않은데 조회수가 많은 영상들 위주로 본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 과정에서 도움을 받나.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혼자서 다 한다. 기획은 물론이고 혼자 캠핑 가서 촬영도 카메라 세워 놓고 그 앞에서 텐트 치고 요리하는 거고, 편집도 직접 다 한다. 한 번 캠핑 가면 5~8시간 분량을 찍어 오는데 그걸 30, 40분짜리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 남한테 맡기기에는 부끄러운 장면도 많고 해서 안 되겠더라. 채널 운영 외에 다른 일도 이것저것 하다 보니 쉽지는 않다."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계속 새로운 느낌을 찾는 게 어려운 것 같다. 남들이 보기에도 지루하지 않고 내가 캠핑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아이템을 늘 고민한다. 보는 사람들이 재미있는 것 하고 내가 즐거운 것이 다를 수도 있지 않나. 솔로 캠핑을 하고 있지만 사실 나는 사람들이랑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어서 그런 콘텐츠도 해보고 싶은데 그건 선호하지 않는 분이 많은 것 같아 그 중간쯤의 콘텐츠로 뭐가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한다."


-혼자 캠핑 다니는데 안전 문제는 없었나.
"좀 겁이 없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그게 문제라는 생각은 늘 한다. 위험한 절벽에서 떨어질 뻔한 적이 한 번 있었다. 하지만 늘 안전을 생각하면서 움직이는 데다 사람이 없고 조용한 데를 가다 보니 지금까지 그렇게 크게 위험한 상황은 없었다. 적어도 국내 여행은 어디를 가도 안전한 편이다."


-구독자나 조회수가 확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던 영상들은 어떤 것이 있나. 인기의 이유는.
"2022년 1월 눈 속에서 캠핑한 '나홀로 1박' 영상이나 그와 비슷한 영상들의 조회수가 높았다. 여자 혼자서 배낭 짊어지고 가서 눈 속에 텐트 친 장면을 섬네일로 뽑았는데 그런 와일드한 느낌의 영상들이 눈길을 끌었던 것 같다. 영하 20도에 텐트도 없이 타프 치고 1박했던 영상도 비슷한 경우다. 경차 캐스퍼를 사서 차박하는 영상도 조회수가 많이 나왔고, 캠핑 가서 우연히 만난 고양이와 힐링하는 영상들의 반응이 좋았다"


-고양이 등장하는 영상들이 제법 있는데 모두 우연히 만난 건가.
"가끔씩 그렇게 나타날 때가 있다. 고양이를 좋아하고 키우다 보니 캠핑지에서 고양이를 만나면 먼저 눈도 맞추고 다정하게 불러주면서 친해지려고 한다. 그러면 자기한테 호의적인 사람이구나 하고 다가오더라. 최종 편집에 그런 부분까지 담지는 않지만 그렇게 친해져서 나오는 영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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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리랑온에어' 인기 동영상.


-채널 수익은 어떻게 만들고, 어느 정도인가.
"조회수 수익과 광고 수익인데 요즘은 편당 조회수가 20만~30만 정도로 생각만큼 많지는 않다. 광고 의뢰는 많이 들어오지만 그렇게 적극적으로 하는 편은 아니다. 편집이라든지 제작 스태프를 두지 않는 것도 그렇게 하면 비용 충당을 위해 다소 무리하게 광고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이유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오는 지역 홍보 영상 같은 건 되도록 하는 편이다. 최근에도 여수 섬 홍보 영상을 만들었다. 100만 유튜버 하면 엄청 벌 것 같지만 그건 광고를 아주 적극적으로 할 경우다. 그래도 회사 다닐 때보다 수입이 많긴 하다."


-채널 운영 외에 다른 일도 하나.
"'누크피터'라는 의류 브랜드를 2024년 만들어 제품을 내놓고 있다. 남녀 공용의 아웃도어 느낌이 가미된 캐주얼 브랜드다. 디자인을 내가 하고 기획, 영업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식이다. 아직은 적자라서 유튜브로 벌어 충당하는 형편이다."


-유튜브 채널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이런저런 재능이 뛰어난 스타일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늘 실행력 하나는 장점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뭔가를 갖춘 뒤 행동하려고 하지 말고 작게라도 먼저 한 번 시도해 보고 그걸 조금씩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하고 싶은 채널이 있다면 조그맣게라도 일단 시작해서 꾸준히 해봤으면 좋겠다. 6개월만이라도 해보라는 말을 주변에 많이 한다."

김범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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