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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엘니뇨, 캐나다 기후 위협 키운다
산불·폭염 이어 겨울철 홍수 가능성도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Aug 05 2026 11:55 AM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면서 캐나다를 비롯한 전 세계 곳곳에서 산불과 폭염 등 이상기후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이미 높아진 지구 기온에 엘니뇨가 겹치면서 올해 하반기에도 가뭄과 폭우, 홍수, 이례적으로 따뜻한 겨울 등 기후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강력한 엘니뇨가 예상보다 빠르게 발달하면서 캐나다의 산불·폭염 위험과 이상기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CP통신
연방환경부는 올해 초 2026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2026년 7월 전망에서도 태평양의 대기와 해양 순환이 강하게 결합하면서 엘니뇨가 2027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0월부터 12월 사이 매우 강한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은 81%로, 1950년 이후 관측된 대규모 엘니뇨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특정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장기 평균보다 일반적으로 0.5도 이상 높아지는 현상이다. 해수면 온도가 평균보다 2도 이상 높아지면 이른바 수퍼 엘니뇨로 분류된다. 엘니뇨는 대체로 2~7년에 한 번 발생하며 보통 12~18개월간 지속된다.
캐나다에서는 이미 엘니뇨의 영향으로 산불과 폭염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온타리오주 북부에서는 올해 산불로 불탄 산림 면적이 역대 어느 해보다 많은 것으로 초기 추산됐다. 온타리오주가 7월21일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산불로 7,250제곱킬로미터 이상의 산림이 불에 타 2021년 세워진 기존 기록을 넘어섰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8월1일 기준 약 110건의 산불이 진행 중이며 이 가운데 48건은 통제되지 않는 상태로 분류됐다. 30건 이상의 대피령도 내려진 상태다. 캐나다산불관리센터(CIFFC)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 전역에서 진행 중인 산불은 729건이며 올해 들어 발생한 산불은 모두 4,460건에 달한다.
연방정부 관계자들은 7월9일 올해 산불 시즌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2025년과 같은 규모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앤서니 파넬 기상전문가는 엘니뇨로 기온이 1~2도 높아지면서 증발량이 증가하고 산림이 더욱 건조해져 산불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7월 초에는 캐나다 여러 지역에서 이른바 열돔 현상도 나타났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열돔은 상층 대기의 넓은 고기압이 열과 습기를 가두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파넬 전문가는 엘니뇨가 강해지면서 열돔 현상이 가을로 접어들수록 지속되거나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9월로 접어들면 밤이 길어지면서 기온이 내려가고 특히 북방 침엽수림 지역의 습도가 높아져 산불 여건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은 6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지만 7월19일 기준 열대성 폭풍은 한 건에 그쳤다. 파넬 전문가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대서양 허리케인 활동이 약해지고 있으며 앞으로 한두 달 동안에도 크게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캐나다 대서양 연안과 유럽의 강수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대기 중 고도에 따른 바람의 속도와 방향 변화인 윈드시어가 강해져 허리케인 발달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파넬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이 허리케인 발달을 방해하면서 8월과 9월로 접어들수록 대서양 허리케인 활동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동부 캐나다와 매리타임 지역, 노바스코샤주, 뉴펀들랜드 등으로 향하는 허리케인 위험도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태평양 허리케인 시즌은 매우 활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태평양에서 명명된 폭풍 7건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건은 허리케인으로 분류됐다.
토론토대학교의 켄트 무어 대기물리학 교수는 허리케인이 따뜻한 해수면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응결하면서 방출하는 에너지를 통해 발달한다고 설명했다.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 더 많은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해양서비스에 따르면 6월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86도로 집계돼 2023년과 2024년에 기록된 기존 최고치를 넘어섰다.
엘니뇨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12월을 앞두고 캐나다의 가을과 겨울은 평년보다 따뜻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온화한 날씨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무어 교수는 겨울철 적설은 이듬해 봄까지 수분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지만 비로 내릴 경우 수분이 빠르게 빠져나가 그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넬 전문가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캐나다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보다 따뜻하고 건조한 겨울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앨버타주의 가뭄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겨울철 적설이 부족해지면 내년에도 산불이 활발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캐나다 전역에서 홍수가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온타리오주 세인트캐서린스는 최근 일주일간 상당한 규모의 홍수가 발생하면서 8월4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무어 교수는 기온이 높아지면서 대기 중 수증기가 늘어 강수량이 많아질 경우 더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으며, 겨울철 기온이 0도 안팎으로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얼음비가 더 자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례 없는 규모의 엘니뇨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넬 전문가는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는 예측을 할 수 있지만 실제 결과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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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