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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815, 그 씁쓸함과 일제 35년!
권천학(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Aug 13 2026 03:02 PM
올해로 광복 81주년이 되었다. 짓밟힌 태극기를 다시 찾아 하늘에 내걸 수 있게 된지 81년이 되었다는 뜻이다. 81년,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그런데 아직도 잘못 그려진 태극기가 등장하고 있다니,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우리 스스로 채찍을 들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항간에 잘못 그려진 태극기 때문에 일어난 적잖은 소란을 보며 마음 한 구석에 생기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8월6일자의 중앙일보 김현동기자의 기사에 의하면,
‘광복절을 앞두고 국내 유명 전통시장에서 태극 문양의 색깔이 뒤바뀐 이른바 ‘엉터리 태극기’ 상품이 판매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액세서리나 생활용 소비품, 캐주얼로 입는 티셔츠 등에서 자주 잘못 그려진 태극기가 눈에 띈다고 하고, 모 광역시(市)에서 내건 현수막에 애매하게 그려진 태극기가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는 등...
그 현수막에 태극기가 잘못된 것을 보고 불쾌하다는 반응에 대하여 태극기 전문가라는 사람이 ‘잘못된 것이 아니고 보는 각도가 달라서 그렇다’는 애매한 동조발언에 힘입어 그 시(市)의 궁색한 해명이 씁쓸했는데, 더 어이없는 것은 불쾌한 말을 내뱉었다는 젊은 연예인이 주위의 시선 때문에 곧바로 사과를 했다는 연속 보도를 보며 착잡했다. 그렇게 무마해야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씁쓸함에 더욱 쓴맛을 보탤 뿐이었다.


중앙일보 포토타임 기사에서 다룬 잘못된 태극기의 사진들. 중앙일보
개인만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태극기를 허술하게 다루는 경우를 간간이 보아왔다. 외교부 청사에 내걸린 ‘구겨진 태극기 사건’ (2019년 4월 4일)도 있었고, 정부 행사장에 게양된 태극기가 파란색이 위로 가서 뒤집혔다는 지적에 현장에서 급히 수정하는 일도 있었고, 외국인사와 회담장에 배치된 태극기가 건곤감리의 괘 방향이 좌우로 바뀌어 있었던 일도 있었다. 우리들이 학교 다닐 때 태극기의 네 모서리에 그리는 건곤감리의 정확한 위치를 몰라 틀리기도 했었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상징이고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독립운동을 해야 할 당시, 우리의 조상들은 목숨같이 아끼고 간직했던 태극기다. 식민지 국민이었다는 쓰라린 오명(汚名)의 역사를 가진 우리로선 태극기의 소중함을 더욱 각별하게 새겼으면 한다.
지난 7월의 북중미 올림픽에서 휘날리는 태극기가 얼마나 자랑스럽던가.
캐나다 국기와 나란히 게양된 태극기를 볼 때 몸도 마음도 여며지지 않던가!
이참에 한 가지 제안을 한다. 거대담론이나 이념이야기가 아닌, 그저 작은 제안이고 알림이다.
우리는 흔히 ‘일제36년’이라고 말들을 한다. 나도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써왔다. 그런데 몇 해 전에 어느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이야기하는 도중에 ‘일제35년’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나는 그때 번쩍, 나 나름대로 계산을 해 보았다.
총 한 방 쏴보지도 않고 당한 한일합방으로 나라가 사라진 1910년 8월29일, 경술국치일로부터 갖은 고초를 겪다가 1945년에 8월15일에 해방이 되기까지 34년 11개월 17일이다. 일상에서 거론할 때마다 개월 수 날짜 수까지 일일이 말하기 복잡해서 짧게 말한다면 ‘일제치하 35년’이라고 해야 맞다.
그때부터 나는 ‘일제치하 35년’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 후로 간혹 ‘일제 35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제발 그 말이 퍼져나갔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었다.
나의 말에서 그 말은 듣거나 혹은 나의 글에서 그 말을 읽은 사람들 중에는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있고, 나의 실수쯤으로 생각하고 넘기는 분위기였다. 별거 아니라고 튕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별거 아닌 것이 아니다.
36년이라는 표현은 관습적으로 우리식 햇수를 세는 연호(年號)계산법으로 시작 연도와 끝 연도를 모두 포함하는 한국식 나이 셈법으로, 관습적으로 쓰여 왔다. 지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애맨살’이라는 말도 있다. 만 나이로 계산하는 서양식에 비하여 한두 살 또는 두세 살이 더 많게 친다. 더구나 음력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하다. 생일이 음력 섣달(12월)인 사람은 3살을 더 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25년 12월1일생이면(음력의 경우 11월 언저리도 포함), 서양식으로는 2026년12월 1일이 되어야 한 살인데, 한국 사람들은 2살이 된다. 낳은 해를 치기 때문이다. 음력으로 계산하면 낳은 해 한 살, 얼마 되지 않아 설을 맞이하게 되어 또 한 살, 2026년의 생일이 되면 다시 한 살, 그래서 3살의 애맨살로 치기도 한다. 애매하다. 그래서 ‘애맨나이’, 혹은 ‘애맨살’ 이라고 한다. 실제나이보다 많게 셈하는 한국사람 식(式) 나이 셈법 때문에 외국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잠시 웃어야 하는 헤프닝도 일어난다.
한국정부에서는 2023년 6월 28일부터 개정된 행정기본법과 민법에 '만 나이'를 법률적·행정적 공식 기준으로 통일, 시행되고 있다. 따라서 역사학계와 최신 역사 교과서 등에 ‘일제치하 36년’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정확한 기간을 전달하는 의도에서 ‘일제 35년’ 또는 ‘35년간의 식민통치’로 수정하여 표기하는 추세다.
해방81년이나 되었는데도 잘못 그려진 태극기를 대단한 이슈로 몰아세우지 않는다 해도 소소한 습관이나 실수로, 무관심 탓으로 그냥 넘길 수는 없다.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무관심(無關心)은 무식(無識)하고도 통한다.
아직도 잘못 그려진 태극기들을 바로 잡아야하듯이, 생각 없이 따라하는 ‘일제치하 36년’이란 말도 되풀이 하지 말고 ‘일제치하 35년’으로 바로 알아 바로 잡았으면 한다.

권천학(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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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