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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8년 8개월 만의 컴백
스무살 빅뱅, 다시 무대로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ug 29 2026 01:15 PM
빅뱅 20주년 월드투어 ‘XX : COSMOS’
"(오늘 공연은) 저희가 해온 것의 집대성입니다. 2006년부터 시작된 빅뱅이 2026년에 와 있습니다."(지드래곤)

그룹 빅뱅이 23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월드 투어 'XX : COSMOS' 공연을 하고 있다. YG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빅뱅의 데뷔 20주년 월드투어 'XX : COSMOS' 공연이 펼쳐진 23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지드래곤은 "오늘 진짜 기쁘다"며 소회를 밝혔다. 태양은 "(팬과)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라고, 대성은 "우리가 하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감사하며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한국에서 빅뱅이라는 이름으로 공연한 것은 2017년 12월 '라스트 댄스' 이후 8년 8개월 만이다. 사흘간의 국내 개막 공연을 마친 빅뱅은 다음 달 4일 미국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2월까지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각국을 찾는다.
개막 콘서트에서 빅뱅은 건재를 보여줬다. 공연장이 있는 일산서구 일대는 공연을 한참 앞둔 낮 시간부터 '우리는 여전히 빅뱅의 VIP(빅뱅 팬덤 이름)입니다'라고 적힌 응원 슬로건을 쥔 사람들로 북적였다. 관객에는 남성과 여성, 청년층과 중년층이 고루 섞였고 중국어와 일본어 등 외국어도 자주 들렸다.
공연에선 2007년 메가 히트곡 '거짓말'부터 2010년대 대표곡 '뱅뱅뱅' '판타스틱 베이비' '루저' 등에 이어 이번 달 발표된 'BiiiG'까지, 누구나 듣자마자 알 만한 곡이 줄줄이 이어졌다. 앙코르 무대 전, 반주도 없이 전 관객이 빅뱅의 2008년 발표곡 '천국'의 "너를 사랑해/ 너를 부르네/ 너를 기억해/ 너를 기다리네"를 반복해서 부른 장면은 세월을 극복한 연대감을 보여줬다. 중학생 시절부터 함께 빅뱅 팬이었던 친구와 공연장을 찾은 18년 차 VIP 조아라(31)씨는 "공연 초반에 눈물이 나오더라"면서 "추억마다 빅뱅이 있어서, (빅뱅은) 그냥 제 어린 시절 같은 존재다. 추억에 뭉클하고, 같이 나이 드는 기분도 좋다"고 말했다.

그룹 빅뱅의 월드 투어 공연 'XX : COSMOS'가 열린 23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팬덤 'VIP'가 응원봉을 흔들고 있다. YG 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된 시점에 빅뱅이 귀환했다는 건 상징적이다. 빅뱅이 오늘날 세계적 인기를 끌게 된 K팝의 문법을 만드는 중요한 분기점이었기 때문이다.
지드래곤을 중심으로 한 자체 프로듀싱 시스템이 대표적. 빅뱅은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그룹 멤버가 직접 곡을 만든다는 콘셉트로 대중을 설득시킨 선구적인 사례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H.O.T.처럼 활동 기간이 늘면서 멤버들의 곡 제작 참여가 많아진 사례는 있지만, 데뷔 때부터 자체적으로 곡을 만들어서 이 정도의 성공을 거둔 그룹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남성 아이돌 그룹이 내세우던 '꽃미남' 이미지를 탈피해 힙합과 개성을 강조한 점도 새로운 요소였다. 현재 방탄소년단(BTS), 스트레이키즈 등 많은 아이돌 그룹이 싱어송라이터 멤버를 두고 있고 블랙핑크 등이 개성과 카리스마, 자유분방함을 앞세우고 있는 흐름의 뿌리에 빅뱅이 있는 셈이다.
응원봉 문화를 선도한 것도, 샤넬 등 글로벌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와 협업 기반을 마련한 것도, 한국어 앨범으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 처음 진입한 것도 빅뱅이었다. 대규모 월드투어 역시 빅뱅이 선구자 격이다. 임 평론가는 "우리가 서구 음악 장르를 파고들다가 이전 세대 뮤지션의 팬이 되곤 했던 것처럼, 최근 글로벌 K팝 팬 중엔 동시대 그룹이 아닌 선배 그룹을 찾아보다가 '입덕'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번 월드투어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룹 빅뱅이 23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월드 투어 'XX : COSMOS' 공연을 하고 있다. YG 엔터테인먼트 제공
빅뱅의 특장점은 국내에서 전 세대에 걸쳐 압도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2000년대 '거짓말' 등 대중성 높은 신곡으로 인기를 얻고 '붉은 노을' 리메이크로 이전 세대의 눈길까지 끈 이들은 2010년대에도 새로움과 대중성을 겸비한 히트곡 행렬을 이어갔다. 2022년에도 싱글 '봄여름가을겨울'을 통해 여전한 폭발력을 보여줬다. 실제 빅뱅은 2000·2010·2020년대 멜론 연간 차트 톱10에 모두 이름을 올린 유일한 K팝 그룹이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다양한 세대와 플랫폼을 거쳤다는 점, 2000년대에 데뷔했는데도 여전히 대중적인 화제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세대를 관통하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높은 위상만큼이나 큰 추락을 겪은 팀이기도 하다. 특히 전 멤버 승리가 연루된 '버닝썬 사태'는 한국 현대 사회의 온갖 문제를 집약한 사건이었다. 대마초 흡연 사건으로 논란이 된 탑까지 팀을 떠나면서, 빅뱅의 귀환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대를 묶는 음악은 현재진행형이다. 4년 만에 발표한 'BiiiG'은 즉시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정상을 휩쓸었다. 빅뱅은 이번 공연에서 향후 신곡 발표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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