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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으로 사회의 가장 어두운 곳을 밝히다
【창간 55주년 특별기획: 캐나다 펜의 거장들과 소수계 언론의 미래】②
- 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
- Sep 04 2026 03:33 PM
대기자(大記者) 준 콜우드(June Callwood) 약자와 소수자의 곁을 지킨 ‘캐나다의 양심’ 이민자 사회를 보듬는 따뜻한 시선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동정심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캐나다인들에게 ‘캐나다의 양심(Canada's Conscience)’으로 추앙받는 여성 언론인 준 콜우드(June Callwood·1924~2007)가 평생 가슴에 품고 실천했던 저널리즘 철학이다.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펜과 말로 끊임없이 사회에 울림을 주었던 '캐나다의 양심'답게 단호함과 따뜻함을 보여준 준 콜우드. 출처: Ken Faught / Toronto Star via Getty Images
1940년대 여성 기자를 찾기 힘들던 시절, '글로브앤드메일'과 '매클레인스' 등 주요 매체에서 베테랑 취재기자이자 칼럼니스트로 활약한 그는 단순히 현장을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인종 차별, 빈곤, 인권 침해, 여성 폭력 등 당시 사회가 침묵하던 민감한 문제들을 폭로하며 펜 하나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언론이 세상을 바꾸는 강력한 도구임을 증명해 낸 그의 삶은, 캐나다라는 낯선 땅에서 소수자로서 살아가는 한인 이민자들과 그 곁을 지켜온 본보의 55년 여정과도 깊게 닿아 있다.
행동하는 저널리스트: 펜을 내려놓고 현장으로 뛰어들다
준 콜우드가 캐나다 국민들에게 성녀와 같은 존경을 받는 이유는 텍스트 너머의 ‘실천’에 있었다. 그는 취재를 통해 목격한 불평등과 소외를 외면하지 않고 직접 해결책을 만들어 나갔다.
- 가출 청소년의 안식처(Dufferin Mall Youth Services): 길거리를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직접 쉼터를 마련했다.
- 여성들을 위한 보호소(Nellie's): 가정폭력과 차별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구호하기 위한 전용 쉼터를 설립했다.
- 북미 최초의 에이즈 환자 호스피스(Casey House): 편견과 공포가 극에 달했던 1980년대, 에이즈 환자들이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세운 이 호스피스는 캐나다 사회의 편견을 깨부순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는 "기자는 단순히 비판하는 사람이 아니라, 비판을 통해 사회를 치유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증명해 보였다.

전화를 들고 취재에 집중하고 있는 젊은 시절의 준 콜우드(June Callwood). 사진 출처 Norman James / Toronto Star via Getty Images
준 콜우드의 일화
- 체포를 무릅쓴 인권 운동가 기자
1960년대 인권 및 반전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콜우드는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항의하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기자가 중립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는 비판에 대해 그는 "인권과 정의가 위협받는 순간에 중립이란 방관에 불과하다"고 당당히 응수해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 에이즈 환자의 손을 잡은 단 한 사람
1980년대 에이즈에 대한 전염 공포로 모두가 환자들을 피할 때, 콜우드는 직접 호스피스를 설립하고 맨손으로 환자들의 손을 잡고 안아주었다. 당대 최고의 언론인이 보여준 이 따뜻한 행동은 캐나다 사회의 혐오와 편견을 없애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 캐나다 최고 훈장 수훈과 'June Callwood Park'
사회에 기여한 공로로 캐나다 최고 영예인 '캐나다 국민훈장(Order of Canada)'을 받았으며, 토론토시는 그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다운타운 중심가에 그녀의 이름을 딴 '준 콜우드 공원(June Callwood Park)'을 조성했다. 기자 한 사람의 이름이 도심 한복판 공원에 영구히 남게 된 희귀한 사례다.
소수계 언론과 캐나다 한인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창간 55주년을 맞이한 본보가 준 콜우드의 삶을 조명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소수계 언론의 진짜 역할은 ‘사회적 약자와 이민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울타리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어의 장벽과 문화적 차이로 주류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든 한인 1세대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이민자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본보의 발자취는 준 콜우드가 걸어간 길과 궤를 같이한다.
“누군가 울고 있다면, 언론은 그 눈물을 닦아줄 의무가 있다”는 그의 가르침처럼, 본보는 앞으로도 캐나다 한인사회의 가장 작고 소외된 목소리까지 정성껏 담아내는 따뜻한 펜이 될 것을 다짐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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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