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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불완전 절제 땐 재발 위험
“‘암 완전 제거’ 원칙 아래 정상 폐 보존을”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Sep 06 2026 12:52 PM
다발성 전이 땐 재수술 어려울 수도 종양 특성·위치 등 고려한 절제 필요 고령·기능 저하 경우 ‘쐐기절제’ 가능
"폐를 적게 잘라내는 게 능사가 아니에요. 폐암 수술은 '얼마나 적게 잘라냈느냐'보다 암을 완전히 제거하면서도 필요한 만큼의 정상 폐를 보존했느냐가 중요합니다."
8월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전재현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초기 폐암에서는 폐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쐐기절제술이나 구역절제술 같은 제한절제가 늘고 있지만, 단순히 폐를 적게 잘라내는 것이 좋은 수술을 뜻하진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8월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전재현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폐암 수술법을 설명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종양의 특성과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절제 범위를 지나치게 줄이면 국소 재발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불완전하게 절제된 폐암이 재발할 때는 다발성 전이가 일어나기도 해 재수술이 어려울 수도 있다. 다만 전 교수는 “폐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어 폐엽절제술을 하기 어려운 환자에겐 쐐기절제술이 적절한 치료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흉강경 수술 전문가인 전 교수는 "폐암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50세 이상의 고위험 흡연자라면 정기적인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진을 적극 권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고위험 흡연자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시행된 대규모 연구에선 저선량 흉부 CT 검진으로 폐암 사망률을 약 2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검진에서 흔히 발견되는 폐결절에 대해 전 교수는 "작은 폐결절의 상당수는 암이 아닌 양성(비암성) 병변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연간 수술하는 원발성 폐암 환자 수는 1,000명 이상으로, 국내 세 번째 규모다. 다음은 일문일답.
-폐를 적게 잘라낼수록 좋은 수술입니까.
“폐암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고, 그 원칙을 지키면서 정상 폐를 가능한 한 많이 보존하는 게 중요합니다. 폐를 적게 자르는 데만 집중해 절제 범위를 지나치게 줄이면 종양 주변의 안전거리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재발 위험이 높아져요. 반대로 폐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거나 고령 또는 여러 동반 질환 때문에 표준수술인 폐엽절제술을 받기 어려운 경우에는 쐐기절제술이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할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폐암 수술은 '얼마나 적게 잘라냈느냐'로만 판단할 게 아니라, 환자의 폐기능과 전신 상태까지 종합해 고려해야 해요.”
-폐를 잘라내면 생활에 지장이 커지지 않습니까.
“단순한 산술적 계산으로 접근하면 안 돼요. 가령 폐의 25%를 잘라냈다고 해서 폐기능이 종전 100에서 75로 떨어지는 게 아니에요. 폐는 상당한 여유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수술 후 초기에는 폐기능이 어느 정도 감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남아 있는 폐가 팽창하고 적응하기 때문에 수술 전 폐기능이 좋았던 환자라면 폐엽절제술을 받더라도 큰 지장 없이 지낼 수 있어요. 하지만 수술 전부터 폐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거나 만성 폐질환이 심한 환자는 수술 후 호흡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수술 전 폐기능을 평가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선량 흉부 CT 검사가 왜 중요합니까.
“일반 엑스(X)선은 3차원적인 몸을 한 장의 2차원 사진으로 압축해 찍습니다. 큰 병변은 보이지만, 심장이나 갈비뼈에 가려진 부위나 아주 작은 병변은 놓치기 쉬워요. 반면 저선량 흉부 CT는 일반 CT보다 방사선 피폭량을 크게 낮추면서도 폐를 훨씬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50세 이상 고위험 흡연자라면 정기적인 저선량 CT 검진을 적극 권하는 편입니다. 우리나라엔 비흡연자 폐암도 적지 않기 때문에 50대 이후라면 가족력이나 간접흡연, 환경·직업적 노출을 비롯한 위험요인을 살펴 저선량 CT 검사를 고려해봐야 합니다.”
-폐결절이 발견되면 폐암을 걱정해야 합니까.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작은 폐결절의 상당수는 암이 아닌 양성 병변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결절이 크거나 추적 CT에서 점점 커지는 경우, 경계가 불규칙하고 가시처럼 뻗어 있는 경우에는 폐암 가능성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흉부 CT에서 폐의 특정 부위가 유리를 갈아 놓은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 간유리 결절도 지속적으로 커지거나, 내부에 고형 성분이 새로 생기거나 증가한다면 폐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해요.”
-조직 검사 없이 폐암 수술을 결정하는 게 불안하다는 환자도 있습니다.
“식도암이나 위암, 대장암 등은 내시경으로 병변을 직접 보면서 조직을 채취할 수 있지만, 폐에 생긴 작은 결절은 조직검사가 쉽지 않아요. 특히 결절이 폐의 말초에 있으면 더 어렵습니다. 바늘로 조직을 채취하는 방법이 있지만, 병변이 작거나 간유리 결절처럼 종양세포 밀도가 낮으면 채취를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조직검사에서 암세포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폐암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뜻이에요. 조직검사 과정에서 기흉이나 출혈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CT로도 폐암 가능성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폐암 환자에게 수술 전 조직검사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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