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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접전, 애플도 참전
19년 만에 첫 접는 아이폰 ‘듀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Sep 12 2026 09:02 AM
화면 접으면 5.4인치 여권 사이즈 삼성 갤럭시Z 폴드8과 유사한 형태 멀티 태스킹과 애플펜슬 필기 지원
'아이폰 듀오'가 삼성이 장악해온 폴더블폰 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까.

애플은 9일 아이폰 듀오와 아이폰 18 프로 시리즈를 공개했다. 아이폰 듀오는 23일 출시된다.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이 아이폰 출시 19년 만에 처음으로 '접는 아이폰'을 내놓으며 폴더블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삼성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내놓은 지 약 7년 만이다. 존 터너스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폴더블폰의 사용 경험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애플의 차별화 전략을 강조했다. 늦은 만큼 다르게 공략하겠다는 야심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 행사를 열고 첫 폴더블 아이폰 '아이폰 듀오'와 아이폰18 프로·프로맥스를 공개했다. 애플이 접는 아이폰을 내놓은 것은 2007년 첫 아이폰 출시 이후 처음이다.
CEO 취임 후 이날 첫 공식 무대에 오른 터너스는 기존 폴더블폰을 겨냥해 "그저 두 개의 스마트폰을 어색하게 이어붙인 듯했다"고 비판하며 "세로형 콘텐츠를 스크롤할 때는 답답하고, 영화를 볼 때는 주위 검은 화면이 너무 커서 큰 화면이 오히려 작게 느껴졌다. (아이폰 듀오는) 우리가 원하는 경험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애플이 9일 접는 아이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 최초의 폴더블 아이폰인 '아이폰 듀오'에 대해 "아이패드처럼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더 큰 디스플레이"라고 소개하며 "이 혁신이 폴더블폰의 사용 경험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폴더블 아이폰 공개를 앞두고 신제품의 이름은 '아이폰 듀오'와 '아이폰 울트라'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아이폰 듀오는 접으면 5.4인치, 펼치면 7.6인치로 화면이 커진다. 슈퍼 레티나 XDR 내부 디스플레이를 결합했다. 접었을 때 여권과 비슷한 크기로, 삼성전자가 7월 선보인 '갤럭시 Z 폴드8'과 유사한 크기와 형태다. 펼쳤을 땐 양쪽 화면에서 각기 다른 앱을 실행하는 멀티 태스킹도 지원한다. 아이패드에서만 쓸 수 있었던 애플펜슬 필기도 가능하다.
아이폰 듀오는 '스타 화이트'와 짙은 파란색의 '나이트 스카이'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256기가바이트(GB) 모델 기준 1,999달러(약 268만 원)부터다. 저장용량은 최대 2테라바이트(TB)까지 제공된다. 다음 달 16일부터 사전 주문할 수 있으며 같은 달 23일 정식 출시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듀오는 오랫동안 삼성이 장악해 온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출이 촉매제가 돼 폴더블폰을 스마트폰 시장의 주류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시장 분석가들을 인용해 전망했다.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 미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 애플파크에서 열린 애플의 신제품 발표 행사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에서 아이폰 듀오를 들어 보이고 있다. 쿠퍼티노=AFP 연합뉴스
애플은 이날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도 함께 공개했다. 두 모델에는 2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작된 애플의 새로운 칩 'A20 프로'가 장착됐다. 이는 고도화된 AI 모델을 구동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A20 프로의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 성능 개선과 함께 듀얼 신경망 엔진을 강화해 애플 인텔리전스와 시리 AI 성능 향상을 겨냥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CPU 성능이 20%, 그래픽 성능이 40%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카메라에는 빛의 양에 따라 조리개가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가변 조리개 기능이 처음 적용됐다.
배터리 수명도 크게 향상됐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 18 프로는 동영상 재생 시간 기준, 전작인 아이폰 17 프로맥스와 동일한 36시간을 제공하며, 아이폰 18 프로맥스는 최대 45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18 프로는 256GB 기준 1,199달러, 프로맥스는 1,299달러로 전작보다 각각 100달러 올랐다.
애플은 무선 이어폰 신제품 '에어팟5'도 공개했다. 무선충전 케이스가 없는 기본 모델은 129달러, 무선충전 케이스 포함 모델은 149달러다. 소음 차단(ANC) 성능은 전작보다 50% 향상됐으며 실시간 통역 기능인 '라이브 트랜스레이션'과 시리 AI도 지원한다. 18일부터 순차 판매된다.

9일 미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 애플파크에서 애플의 최초 폴더블 폰인 '아이폰 듀오'가 전시돼 있다. 쿠퍼티노=AFP 연합뉴스
애플은 애플 워치 시리즈 12와 애플 워치 울트라 4를 통해 웨어러블 라인업도 새롭게 단장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기능은 '시리 리캡(Siri Recaps)'이다. 애플 워치가 사용자에게 하루 내내 들려오는 소리를 항상 듣고 있는(always-listening) 새로운 오디오 인텔리전스 기능이다.
시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작동하는 이 기능은 애플 워치의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가 나눈 대화를 포함해 하루의 요약본을 제공한다. 스마트 스택 상단에서 켜고 끄거나, 특정 일정에 맞춰 작동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다만 사생활 침해 우려도 나온다. 미 정보기술(IT) 전문 테크레이더는 "스마트 밴드에 마이크를 부착해 대화를 녹음하고 요약하는 '아마존 비(Amazon Bee)'와 비슷한 기능"이라며 "하루종일 백그라운드에서 가상 비서가 회의록을 작성해 주는 것은 매우 유용하겠지만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팀 쿡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터너스가 아이폰의 미래를 어떻게 그릴지 관심이 모였다. 하드웨어 출신인 터너스가 변화를 준 건 단순히 폼팩터(기기 형태)뿐만이 아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애플은 이날 '애플 인텔리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아이폰을 단순한 AI 기능을 탑재한 기기가 아니라 개인 정보를 중심으로 작동하는 '개인형 AI 허브'로 강조했다. 터너스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가능한 경우 기기 자체에서 실행된다"며 "(다른 플랫폼에) 개인정보를 공유할 경우 그 회사에 개인정보가 귀속되지만, 아이폰에 보관하면 애플조차 접근할 수 없다"며 개인정보 보호를 차별점으로 제시했다.
시리 기능도 대폭 확대된다. 기기 내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만큼, 사생활 침해 우려 없이 방대한 외부 앱과 안전하게 연동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애플의 AI 제품을 총괄하는 릴리안 린콘은 새로운 시리가 출시 시점에 30만 개 앱과 연동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크크런치는 "터너스는 향후 수년간 애플의 미래를 정의할 비전인 '지능형 개인 비서' 전략의 중심에 아이폰을 내세웠다"며 "스티브 잡스 역시 아이팟을 발표하기 채 10개월도 남지 않았던 시점인 2001년 맥을 통해 이와 유사한 행보를 보인 바 있다"고 짚었다.
실리콘밸리=박지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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