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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석박사 수준 과학기술 분석...
“AI 에이전트가 30분마다 소재 추천”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Sep 19 2026 02:26 PM
딥테크 유튜버에서 미디어 운영자로 도약한 권순용씨
인공지능(AI), 반도체, 휴머노이드,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기술 자체의 새로움은 물론이고 신기술 개발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당연히 정보 가치도 높다. 반도체 소재를 연구하던 공학도였던 권순용(34)씨는 이 점에 착안해 첨단기술 정보와 동향을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 '에스오디(SOD)'를 운영해 구독자 100만 명을 내다보는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말에는 전문 연구자들이 첨단기술 정보 등을 설명하고 그 경제적 가치까지 평가하는 온라인 매체 하이젠버그를 열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권 대표를 4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딥테크 유튜브 채널 에스오디를 운영하는 권순용씨는 4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취미가 아닌 일로써 유튜브 채널을 하려면 "자기가 다루려는 분야에서 영상 500개를 뽑아낼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장련성 기자
-유튜브 채널 운영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인천 송도에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반도체 패키지를 연구했다.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취업해 4, 5년 정도 근무했다."
-채널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연구원 다니던 중인 2019년에 취미 생활로 시작했다. 반도체 관련 내용을 좀 더 쉽게 알려보자는 목적이었다.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해 7월에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사건이 터졌다. 연구 중이던 반도체 소재 영상을 몇 개 올렸는데 조회수가 많이 나왔다. 이런 이야기도 사람들이 관심 갖는구나 알게 됐다."
-그래서 유튜브 할 생각으로 직장을 그만두었나.
"퇴사하고 미국 유학 가 반도체 패키지 공부를 더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마침 코로나19가 터져 유학길이 스톱되다시피했다. 기다려보면서 뭘 할까 하다 유튜브를 열심히 했는데 그게 하면 할수록 잘되더라. 2021년쯤이다."
-영상 주제는 어떻게 잡았나.
"당시에는 과학기술 다루는 영상 콘텐츠들이 대체로 책 요약 정도의 느낌이었다. 저는 논문 같은 걸 활용해 이공계 석∙박사 수준의 관심에 맞게 풀어주었는데 그게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일반적인 현상들에 대해서도 그게 왜 과학적인지 과학인용색인(SCI)급 논문을 바탕으로 얘기했는데 조회수가 좋았다. 그렇게 꾸준히 구독자수가 40만, 50만 정도까지 늘었다.
-채널의 본격적인 운영이 5년 정도인데 구독자 증가가 빨랐다.
"50만까지는 알고리즘도 잘 타서 순탄하게 성장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이상 올라가기 쉽지 않았다. 기술 콘텐츠의 한계가 느껴졌다. 그걸 넘어선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 과거에는 삼성전자가 이런 논문 냈다는 정도로 끝냈는데 그걸 경제와 엮어서 분석했더니 다시 구독자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기술력에 관심 있는 사람보다 삼성전자 주주이거나 주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 더 많지 않겠나."
-영상 소재 찾기는 어렵지 않나.
"초기에는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러는 사이 구독자나 조회수가 많이 늘어 전문적인 기술 이야기를 다루는 딥테크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생겼다. 기업 쪽에서 공식 발표 전에 먼저 정보를 주기도 한다. 그러면 그걸 바탕으로 인터뷰할 때도 있다. 글로벌 기술박람회인 CES나 MWC, IFA 같은 데도 초대받아 관련 취재를 한다.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인터뷰했다.
지금 운영 중인 하이젠버그에 올라오는 리포트를 바탕으로 만들기도 한다. 또 한 가지는 AI 에이전트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채널의 성공적인 데이터를 학습한 AI 에이전트가 주요 논문이나 연구 성과를 30분마다 탐색해 쓸 만하다 싶은 내용을 알람으로 바로 알려준다."
-AI 에이전트를 영상 제작에도 활용하나.
"저희 채널 중심으로 성공한 스크립트와 실패한 스크립트를 분류해놨다. 그걸 바탕으로 여러 에이전트들이 실시간으로 국내외 기사나 정보를 계속 확인하면서 분류된 성공 데이터와 비교해 성공 확률이 높게 나오면 추천을 해준다. 그걸 보고 괜찮을 것 같으면 영상을 만드는 거다. 편집과 자막 제작에도 AI를 쓴다."
-콘텐츠 제작팀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데이터팀과 미디어팀이 있는데 데이터 쪽은 하이젠버그로 통합되어 있다. 미디어 쪽은 에스오디 영상을 만드는 팀이다. 저까지 5명이다. 자료 검수, 편집∙촬영, 이메일 응대, 회계 등으로 분담해서 하고 있다. 촬영은 중요 인사 인터뷰처럼 공들여야 할 때는 외주를 주기도 한다."

에스오디 채널 인기 동영상.
-하이젠버그는 어떻게 하게 됐나.
"유튜브 채널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사이트 사업을 했다가 망했다. 그때 다른 스타트업 대표들과 얘기 나누다 과학기술을 쉽게 잘 설명하니 그쪽으로 해보는 게 어떠냐는 얘기를 들었다. 시장 조사를 해보니 일반 언론들은 기술 뉴스를 속보 위주로 다루는 경향이 있더라. 기업 총수나 연구자들은 자기 의도가 정확하고 좀 더 깊이 있게 전달되기 바란다. 속도가 아니라 통찰 경쟁을 해보고 싶었다. 솔직히 국내에는 기술 동향을 제대로 알리는 언론사가 없다고 본다. 기자들이 보통 문과 출신이지 않나. 그래서 어려움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기자들이 보고 배울 이공계 과학기술 싱크탱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있다."
-어떻게 운영하나.
"카이스트, 포스텍, 서울대, 해외 대학의 석∙박사 필진 60명이 최신 과학 기술을 소개하고 그 기술의 투자 가치를 전달한다. 회원 구독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지난해 말 출범 이후 구독자가 1만 명을 훌쩍 넘어 유튜브 채널보다 매출이 커졌다."
-리포트 작성과 출고는 어떤 방식으로 하나.
"리포트는 필자가 쓰고 싶은 주제를 제시하고 저희한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집필 허가가 나면 그쪽에서 리포트를 제출하는데 검토한 뒤 못 썼으면 다시 써오라고 한다. 상세하게 피드백을 준다. 그렇게 해서 통과된 리포트를 게재한다. 글을 쓰는 연구자들도 등급이 있다. 제일 높은 등급인 시니어 연구자는 15명 정도이다. 나이가 많아 시니어가 아니라 오로지 실력으로 시니어다. 이분들의 글은 바로 실릴 때가 많다. 일반 연구자들은 절반 정도가 한 번 이상 수정을 거친다."
-하이젠버그는 어떻게 만들어가려 하나.
"일단 유료 구독의 규모를 더 키워가고 싶다. 그 다음으로는 기술 분야 영향력에서 국내 주요 언론사들을 제치고 싶다. 그리고 한국 기업에 관심 많은 미국인을 타깃으로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고 싶다. 그렇게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데이터 인텔리전스를 만들어보려 한다. 미국의 데이터 분석업체 알파센스 같은 곳은 대형언어모델 AI에서 나타나는 환각(할루시네이션)을 검증된 데이터 활용으로 극복하는데 이처럼 환각 없는 기술, 경제 데이터를 제공하고 싶다."
-유튜브 채널에서 수익은 어떻게 만드나.
"조회수 수익보다 광고 수익이 훨씬 크다. 네이버, SK텔레콤 같은 대기업 광고를 한다. 이런 기업들의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 같은 걸 알리는 건데 광고라고 무조건 장점만 말하지 않는다. 장단점 모두 말한다는 걸 미리 알려주고 그게 싫다고 하면 안 받는다. 광고 의뢰는 많이 오지만 실제 광고로 나가는 건 한 달에 두세 건 정도인 것 같다. 그 외에 책 쓰고 강연해서 들어오는 수익도 있다."
-정보 채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강연하러 가면 유튜브 채널 어떻게 시작하면 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냥 하면 된다고 말씀드린다. 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 일단 해보라고 한다. 솔직히 여기도 어느 정도 재능이 필요하니까 카메라 켜서 몇 번 말해보고 사람들이 좋아한다 싶으면 계속 올리고 아니다 싶으면 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지도 봐야 한다. 저희 채널은 논문이 계속 나오니까 콘텐츠를 얼마든지 뽑아낼 수 있다. 자신이 콘텐츠로 다루려는 분야에서 영상 500개를 뽑아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고 한다. 돈이 안 되면 중간에 지쳐서 포기하게 마련이다. 500개 영상 뽑아낼 주제가 있다면 그만한 시장이 있다는 거니까 그걸 가늠해서 시작하라는 거다. 그리고 절대 본업 그만두고 해서는 안 된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을 때 이걸로 1년 정도 수익이 꾸준히 나오네라는 게 느껴지면 그때 그만둬도 늦지 않다."
김범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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