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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체중 감량
지방은 빼고 근육은 지켜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Sep 26 2026 12:18 PM
“나이가 들어 배가 나오고 체중이 늘었는데, 치료하면 젊었을 때처럼 살이 빠질까요?”
최근 노인 환자 중에도 비만치료를 하겠다고 진료실을 찾는 분이 늘었다. 노인의 체중 감량은 젊은 사람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지방은 늘어나는 반면 근육과 골밀도는 감소한다. 특히 지방은 팔과 다리보다 배와 내장 주변에 더 많이 쌓인다. 관절이 아프면서 활동량까지 줄면 근육량과 함께 근력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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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체중계 숫자만 보고 무조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지방이 빠진 것인지, 근육과 뼈가 함께 줄어든 것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인은 허리둘레와 체성분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도 비만 노인의 체중 감량은 체질량지수(BMI)만 볼 것이 아니라 허리둘레와 근감소성 비만, 골다공증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치료 역시 약물보다 먼저 단백질을 충분히 포함한 저열량 식사와 신체활동 증가를 권한다.
특히 알아둬야 할 것이 ‘근감소성 비만’이다. 지방이 많은데 근육은 부족한 상태로, 비만과 근감소증이 동시에 나타난 경우다. 체격이 크고 체중도 많이 나가지만 다리 근육이 약해 의자에서 일어나거나 계단을 오르기 어렵고, 걷는 속도가 늦다.
약을 사용하지 않고 어떻게 비만을 치료할 수 있을까. ‘덜 먹는 것’보다 ‘잘 먹으면서 적당히 줄이는 것’이다. 노인은 체중을 너무 빨리 줄이면 지방뿐 아니라 근육과 뼈도 함께 줄 수 있다. 보통 하루 섭취 열량을 500~700㎉ 줄이고 초기 체중의 5~10%를 목표로 서서히 감량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영양소가 단백질이다. 65세 이상에서는 대체로 하루 체중 1㎏당 1g 정도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되며, 근감소성 비만이면 더 늘릴 수 있다. 다만 신장 기능에 따라 조절이 필요하다. 고기와 생선, 달걀, 두부, 콩, 유제품 등 양질의 단백질을 한꺼번에 먹기보다 식사 때마다 나누어 먹는 것이 좋다.
단백질만 많이 먹는다고 근육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근육에 자극을 주는 운동을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노인에게 운동의 목적은 칼로리를 많이 태우는 것만이 아니다. 근력을 유지하고 걷는 능력과 균형을 개선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기능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걷기, 수중 운동, 춤, 집안일, 손주와 놀기처럼 일상에서 움직이는 시간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여기에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함께 한다. 근력 운동은 주 2~3회 하고, 탄력밴드나 가벼운 물통을 이용해도 된다. 특히 다리 근육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 비만 치료의 목표는 ‘몇 ㎏을 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빼고 무엇을 지키느냐’에 있다. 줄여야 하는 것은 복부와 내장에 쌓인 불필요한 지방이고, 지켜야 하는 것은 근육과 뼈, 걷고 일어서며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체중이 줄었더라도 예전보다 걷기 힘들고 의자에서 일어나기 어려워졌다면 좋은 체중 감량이라고 할 수 없다. 반대로 체중 변화가 크지 않더라도 허리둘레가 줄고 근력이 좋아지며 더 잘 걷게 됐다면 훨씬 의미 있는 변화일 수 있다. 이것이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체중 관리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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