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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4기도 유전자 변이에 맞는 치료제 쓰면 일상생활”
비소세포폐암, 비흡연자 걸릴 수 있어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Sep 26 2026 12:19 PM
치료제 선택 위한 유전자 검사 필수
“과거에는 폐암 4기라고 하면 치료가 쉽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유전자 변이에 맞는 표적치료제를 쓰면 병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면서 일상생활도 무리 없이 할 수 있습니다.”

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에서 김순자(왼쪽)씨가 주치의 임선민 종양내과 교수와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제공
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에서 만난 임선민 종양내과 교수는 “3세대 표적치료제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를 같이 쓰는 병용요법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 중요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표적치료제는 암세포의 분열과 증식, 전이를 일으키는 특정 신호에 작용하는 약을 말한다.
폐암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흡연 외에도 가족력이나 대기오염, 석면‧라돈 노출, 유전자 변이 등으로 발병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폐암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동양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40~50%에서 특정 유전자(EGFR) 돌연변이가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교수는 “두 약제(렉라자, 리브리반트)를 함께 쓰면 암세포의 성장을 여러 경로에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약을 쓰다 보면 일부 환자에게 내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두 경로를 모두 겨냥한 병용요법은 치료 효과를 높이면서 내성에 따른 암 진행은 억제할 수 있다고 임 교수는 부연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2019년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은 김순자(67)씨가 그런 경우다. 이날 인터뷰에 동석한 김씨는 병용요법을 하며 해외여행을 다니고 등산도 즐기고 있다고 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약을 챙겨 먹는 것 외엔 보통 사람들과 다름없이 생활하고, 주변에선 제가 환자인지 모를 정도로 건강하게 지낸다”고 그는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소세포폐암은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임선민 교수(이하 임): “폐암은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되는데, 세포가 작지 않은 비소세포폐암은 여성이나 비흡연자에게도 선암 형태로 흔히 발생합니다. 특히 동양인 여성 비흡연자에게서 암 발생과 관련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요. 비소세포폐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가 10가지 이상 알려졌는데, 그중 하나가 EGFR 유전자입니다. 때문에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되면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가 필수예요.”
-병용요법은 어떤 장점이 있습니까.
임: “3세대 표적치료제를 단독으로 쓸 경우 18~20개월 동안 치료 효과가 나타나다가 내성이 생길 수 있어요. 새로운 유전자 변이가 생기거나 암세포가 변화하면서 효과가 덜해지는 겁니다. 특히 MET 유전자가 내성 발생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그래서 치료 효과는 높이면서 내성 발생은 억제하기 위해 암이 진행되는 여러 경로를 동시에 공략하는 병용요법이 나오게 된 겁니다.”
-여러 가지 병용요법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임: “EGFR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에선 3세대 표적치료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병용요법 전략이 활용되고 있어요.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화학항암제 병용요법,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대표적이에요. 저는 렉라자 병용요법의 장기 생존 데이터에 좀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시머티닙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이 47.5개월로 보고된 반면, 렉라자 병용요법은 현재까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어요. 2020년경 시작한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생존해 있기 때문입니다. 내성과 관련해서도 오시머티닙 병용요법은 내성 기전이 여전히 관찰되지만, 렉라자 병용요법은 치료 후 내성이 발생하더라도 그 기전이 단순할 가능성이 높아요. 암세포의 추가 변형이 복잡하지 않아 좀 더 수월하게 후속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7년째 치료받고 있는 김순자씨 상태는 어떻습니까.
임: “현재는 완전관해(검사에서 암이 발견되지 않음) 상태로, 거의 완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질환이 잘 조절되고 있어요. 처음에는 렉라자 병용요법으로 치료하다 효과가 좋아서 1년 6개월 전에 렉라자만 쓰는 단독요법으로 전환했습니다.”
김순자씨(이하 김): “7년 전 건강검진에서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았을 때 막막했죠. 연세암병원 의료진 권유로 렉라자 병용요법 임상시험에 참여했습니다. 병용요법을 하면서 두피와 손‧발톱 주변에 붉은 염증이 생기고 진물이 나는 부작용도 있었어요. 겨울에도 슬리퍼를 신어야 할 정도로 발톱 통증이 심했지만 지금은 그런 증상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폐암 진단받았던 것을 아는 지인들이 놀랄 정도로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김: “처음 진단을 받으면 걱정이 크겠지만, 의료진 설명을 잘 듣고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하면서 부작용이 생기면 증상을 참기보다 의료진에게 바로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으면 해요. 신약을 개발하고 더 나은 치료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참여를 주저하는 환자들이 있어요. 특히 기존 치료만으로 충분한 선택지가 없는 환자뿐 아니라, 더 나은 치료법을 찾는 과정에서 임상시험은 또 하나의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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